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별지 표 '입사일'란 기재 각 일자에 콜센터, 텔레마케팅 서비스 및 자동차 관련 서비스업, 제3보험 손해사정업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인 피고와 각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표 '퇴사일'란 기재 각 일자에 위 각 용역계약이 종료되었다.
원고들은 피고의 재택 상담사로서 용역계약 기간 동안 초기에는 'W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다가, 위 업무가 폐지된 이후에는 '대출상담', '긴급출동/사고접수(이하 ' 긴급출동'이라 한다)'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0,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과 피고는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고는 시스템과 매뉴얼을 통해 원고들의 업무 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실시하였고, 근무일정과 업무시간을 통보하였으며,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단말기·전화기·헤드셋 등을 제공하였다. 원고들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거나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었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근로의 대가성이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저임금과 지급받은 수수료와의 차액, 연차수당,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37117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1 내지 5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들은 피고가 운영하는 전산시스템을 통해 배정받은 전화를 통해 상담 업무를 한 점, 피고가 업무매뉴얼을 통해 업무 표준화를 진행하였고 평가(QA, LMS)를 통해 어느 정도 원고들의 업무 수행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약속된 업무수행 시간이 존재하는 점, 단말기·전화기·헤드셋 등의 장비를 피고가 제공한 점,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점 등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사업자로 보기는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3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모아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원고들은 'W 모니터링', '대출상담', '긴급출동' 중 자신이 수행하고자 하는 업무를 선택하여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용역계약 기간 중에 피고와 협의를 거쳐 수행하는 업무를 변경하기도 하였다. 즉, 원고들은 자신의 업무 내용을 스스로 선택하였다.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정보보호 서약서와 윤리·준법 서약서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의 취업규칙은 그 적용대상을 일반직·계약직·임시직에 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은 그 적용대상이 아니고, 원고들에게 인사·승진·근무시간·휴가·징계 등에 관한 취업규칙이 적용되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일부 관여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상담 용역업무의 위탁자로서 수탁자인 원고들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기한 업무수행을 촉구한 정도를 넘어 원고들의 업무수행 과정에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뉴얼과 고객 응대 스크립트 등을 작성하여 배포하였고 이를 활용하게 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피고가 대출상담 및 긴급출동 상담서비스 품질의 표준화를 위하여 제작·배포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이 매뉴얼과 고객 응대 스크립트 등을 숙지한 이후에는 독립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들은 스스로 자신만의 스크립트를 작성하여 업무에 활용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약속된 업무수행 시간 중에도(업무수행 중에는 '콜수신 대기'로 자신의 상태를 표시한다) 이석, 휴식, 식사 등으로 상태 표시를 변경하여 업무수행을 중단할 수 있었다. 원고들이 업무를 중단할 때 피고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피고는 원고들에게 '콜수신 대기' 중 이석의 자제를 요청하였으나 이는 사전에 합의한 바에 따라 이석할 때 상태 표시를 변경해달라는 요청일 뿐(피고로서는 고객들의 상담 요청에 대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응답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이석을 금지하거나 자제하는 요청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QA 평가(피고의 직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상담품질 확인제도) 및 LMS 평가(고객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평가)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수수료 지급기준이 차등 적용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담품질 기준 상위 20%와 하위 20% 구간의 재택 상담사들에게만 수수료 지급률이 차등 적용되고 기본수수료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에 한정하여 수수료 지급률이 차등 적용되기 때문에 수수료 지급기준 차등 적용으로 인한 불이익은 미미한 것으로 보이는 점(수수료 지급액수는 원고들의 업무수행 시간과 업무수행 시간 중 처리하는 상담처리 건수에 훨씬 큰 영향을 받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상위 20% 재택 상담사들에게는 인센티브 형식으로 추가로 지급되는 점에 비추어 위 평가가 용역계약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검수조치라는 피고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위 평가에서 하위 10% 구간에 있는 재택 상담사들은 '상담사 연결 스킬제외'(고객이 ARS 연결 시 상담할 정보에 대한 입력 없이 0번을 누르고 곧바로 상담사 연결을 원하는 경우 하위 10% 구간에 있는 재택 상담사를 수신자에게 제외시키는 제도) 적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가 '상담사 연결 스킬제외' 조치를 상시적으로 시행한 것이 아니고(외부 평가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재택 상담사로서도 상대적으로 더 쉬운 전화 상담을 수신하여 더 많은 상담 건수를 처리할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원고들은 매월 업무수행에 관련된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석하고 교육받은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월 정보 공유회'는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된 것이 아니고, 원고들의 참석 내역에 비추어 참석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월 정보 공유회'에 참석하지 않은 재택 상담사들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원고들이 이에 구속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도의 근무장소를 지정하지 않았고, 원고들은 지정된 근무장소 없이 자택이나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하였다.
약속된 업무수행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원고들이 스스로 업무수행 시간을 선택하였고 원고들은 필요에 따라 용역계약 중에 약속된 업무수행 시간을 변경(추가 또는 단축)하기도 하였다.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수행 시간을 임의로 지정하거나 강제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한편, 고객들의 전화상담 요청이 많을 경우 피고가 원고들에게 약속된 업무수행 시간 이외에 추가 업무수행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추가 업무수행을 강제하지 않았고, 원고들 중 일부는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추가 업무수행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업무를 중단해야 할 사유가 있으면 당일 피고에게 이를 통보하고 업무를 중단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를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단말기·전화기·헤드셋 등의 장비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이 책상이나 업무공간을 스스로 마련하였고, 전기요금과 인터넷 비용 등은 원고들이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원고들은 피고가 이행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전기요금 등을 지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행수당은 재탁 상담사가 월 용역 이행일 80% 이상 이행할 경우 지급되는 것이므로 피고가 전기요금 등을 지원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단말기·전화기·헤드셋 등의 장비를 임대 형식으로 제공하여 원고들은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으나, 이는 관련 법령상 개인정보보호(상담 업무의 특성상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수적이다)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발생한 제한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지급받는 보수(수수료)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상담처리 건수 × 업무·스킬별 단가' 방식으로 보수 금액이 결정되었다. 업무수행 내역이나 업무시간 연장신청 여부 등에 따라 원고들이 월별 지급받은 보수 금액에 큰 차이가 있었고, 같은 업무시간을 근무한 재택 상담사라고 하더라도 업무시간 중에 처리한 상담처리 건수에 따라 보수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은 보수는 주로 성과만을 기준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일 뿐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의 겸직은 금지되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들의 겸직 행위를 통제하려 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하는 국민연금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이른바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