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3. 10. 24. 선고 2022가단16316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41,428,571원, 원고 B, C에게 각 100,364,582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 7. 15.부터 2023. 10.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G는 2021. 2. 1.경 피고 E(H회사)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다.

나.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이라고만 한다)은 I 주식회사로부터 2021년 한국도로공사 J본부 관내 구조물개량공사 중 포장공사를 하수급하였고, 피고 E은 피고 D로부터 위 공사 중 롤러포장공사를 재하수급하였다.

다.

피고 F공제조합은 피고 D과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사업자이다.

라.

G는 2021. 7. 14. 02:00 경부고속도로 K방향 291.1km 지점 L교 M 2, 3차로로 절삭 덧씌우기 공사 중 마지막 다짐작업을 끝내고 다른 구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짐장비 탠덤 롤러를 트레일러에 상차하고 시동을 끄고 하차하면서 위 롤러 차량의 발판에서 헛디며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마.

G는 2021. 7. 13. 04:23경 N병원 도착하여 입원치료를 받고, 2021. 7. 16. '우측 골반 후방주 및 비구후방벽 골절에 대한 관혈적 정복술 및 내고정술'을 받다가 같은 날 17:04경 사망하였다(이하 G를 '망인'이라고 한다).

바.

망인의 사망진단서에는 직접 사인은 폐색전증 의증이라고 기재되었다.

사.

원고 A은 망인의 배우자,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가.

피고 E, D의 안전배려의무의 존재와 그 내용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로 인한 침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소극적인 의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노무 제공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하여 노무자가 생명, 신체, 건강 등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작업 시설, 기구를 설치하고 예상되는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하는 등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위험이 수반되는 작업에 관하여는 충분한 자격 · 경험을 가진 근로자를 배치하고, 필요한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작업방식이나 행동에 대하여 엄중히 조치하여 이를 방지하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작업관리를 하여 인적 환경에 있어서도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등 근로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무까지 포함한다.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서 살펴본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상시 작업하는 장소의 작업면 조도를 75럭스 이상으로 유지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앞서 본 각 증거, 갑 제9호증, 을 제3, 4, 7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업주인 피고 D과 사용자인 피고 E은 망인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할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하차하던 탠덤 롤러 차량에 설치된 승, 하차 발판은 2단으로 첫 번째 발판에서 두 번째 발판까지의 높이 차이는 약 50cm이고 발판의 깊이는 총 14.2cm이지만 차량 밖으로 돌출된 깊이는 5.2cm여서 근로자들은 발판의 위치를 즉각 식별하기 어려워 발판을 더듬어 상하차하곤 하였다.

②

이 사건 사고 당시(새벽 2시경) 현장은 고속도로의 갓길에 설치된 가로등, 별도의 조명기구(써치라이트), 트레일러 후면 라이트를 조명으로 사용하였는데 탠덤 롤러운전석 손잡이를 잡고 내려오게 되면 발판에 그림자가 생겨 조도가 극히 낮아지고(0.1럭스, 달빛 정도의 조도) 이 때문에 근로자로서는 발판의 위치를 더 식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③

당시 탠덤 롤러 운전석 바닥과 발판 표면에 묻은 아스팔트 계열 물질로 인해발판이 미끄러웠고, 발판의 논슬립 테이프가 훼손되어 미끄럼방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다.

④

승하차 발판을 비출 수 있는 국부 조명은 별도로 설치되지 않았다.

⑤

피고 D과 그 현장대리인 O은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작업면 조도를 75럭스 이상으로 유지하지 아니하고, 작업을 할 때에는 사전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작업하도록 지시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유죄판결(대전지방법원 2022고단2302호)을 선고받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앞서 본 각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러 보면, 피고 E은 사용자로서, 피고 D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자인 망인의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설비 · 작업환경상 조치를 취할 안전배려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피고들 및 피고 D과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을 체결한 피고 F공제조합은 공동하여 망인과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인지, 즉 이 사건 사고와 망인의 사망간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골반이 골절되어 같은 날 오전 4시경 N 병원으로 내원하였고, 그로부터 이틀 후인 2021. 7. 16. '우측 골반 후방주 및 비구후방벽 골절에 대한 관혈적 정복술 및 내고정술'을 시행받은 사실, 골반골절 등의 수술 시 심부정맥혈전증은 2.8%, 폐동맥색전증은 1.5% 정도의 비율로 발생하는 사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의 양쪽 다리에서 생성된 혈전이 수술 중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폐동맥으로 들어가 폐동맥색전증을 일으킨 사실, 현대의학에서도 수술 중 발생하는 폐동맥색전증을 완전히 예측하거나 예방하기 어려운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이후 발생한 망인의 상해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이 시행되었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와 사망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다.

책임의 제한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새벽이고, 그곳은 조명이 충분하지 못한 고속도로였으며 롤러운전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롤러 운전원으로 여러 해 근무한 숙련된 근로자이므로 탠덤 롤러에 설치된 발판의 위치나 깊이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주의 깊게 하차하여 함에도 만연히 그대로 하차하다가 추락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 직후 망인이 차량에서 그냥 휴식을 취하였고, 이후 함께 근무하던 동료가 가까운 병원인 P병원으로 내원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망인이 집에서 가까운 전주 N병원으로 가겠다고 의견을 제시하면서 병원 치료가 늦어지기도 한 과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사정을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참작하기로 하되,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가.

망인의 일실수입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이하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모두 배척한 것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 경험칙,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1)

인적사항: Q생, 남자, 사고 당시 51세 11개월 25일

2)

직업 및 소득: 건설기계운전사, 월 가동일수 22일

3)

가동연한: 65세가 되는 2034. 7. 18.까지

4)

생계비 공제: 소득의 1/3

5)

계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443,793,400원이다.

나.

유족급여 공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함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를 수급권자에게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수급권자가 아닌 공동상속인들이 상속한 손해배상채권과 그 유족급여의 수급권은 그 귀속주체가 서로 상이하여 상호보완적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수급권자에 대한 유족급여의 지급으로 인해 다른 공동상속인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까지 소멸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은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상속되고, 근로복지공단이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 A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연금)를 수령하고 있는데, 위 유족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았을 때의 금액은 273,684,216원이다.

원고 A이 망인으로부터 상속한 재산상 손해액 190,197,171원(= 443,793,400원 × 3/7,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중에서 수령한 유족급여 273,684,216원을 공제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음이 계산상 명백하다.

다.

책임제한 후 망인으로부터 상속한 재산상 손해액

원고 B, C: 각 76,078,868원{= 126,798,114원(= 443,793,400원 × 2/7) × 60%}

라.

위자료

망인의 나이 및 직업,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한다.

망인: 50,000,000원

원고 A: 20,000,000원

원고 B, C: 각 10,000,000원

마.

소결

그렇다면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41,428,571원{= 위자료 상속분 21,428,571원(50,000,000원 × 3/7) + 원고 A의 위자료 20,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100,364,582원{= 재산상 손해액 상속분 76,078,868원 + 위자료 상속분 14,285,714원(=50,000,000원 × 2/7) + 위 각 원고의 위자료 1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 이후로 원고들이 구하는 2021. 7. 15.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0.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경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