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3. 8. 22. 선고 2022가단36846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2. 22.부터 2023. 8.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4. 10. 7.부터 2022. 10. 31.경까지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근무하였던 자이고, 피고는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자이다.

나.

원고는 2021. 4. 5. 이 사건 회사에서 징계해고되었다. 원고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전북 D), 2021. 6. 3. 원고가 2021. 6. 1.자로 이 사건 회사에 원직 복직하는 내용으로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화해(이하 ‘이 사건 화해’라 한다)가 이루어졌다.

다.

피고는 2021. 8. 3. 원고를 ‘리스크대응팀장’으로 인사 발령하였다.

라.

피고는 2021. 11. 23.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내 컴퓨터를 포맷하여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고소하였고, 전북정읍경찰서는 2022. 3. 14. 불송치결정(혐의없음)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22. 1. 13. 피고와 이 사건 회사, 소외 E, F(이하 ‘피고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청은 2022. 5. 17. 피고 등의 행위가 원고에게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원고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후,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3에 근거하여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바.

원고는 2021. 11. 8.경부터 불안 및 우울장애를 이유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5, 9, 12, 13,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생명, 건강 등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회사인 피고는 이를 위반하여 원고에게 업무, 업무환경을 부여하지 않고 위법한 인사발령을 하는 등 장기간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한바, 이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전보처분 등의 인사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인사명령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형량하고,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불이익 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로 고의로 명목상의 불이익 처분 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 처분을 한 경우나, 불이익 처분의 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불이익 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불이익 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불이익 처분에 나아간 경우와 같이 불이익 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불이익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갑 제3, 4, 7, 8, 10,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피고의 행위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는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피고는 이 사건 화해에서 원고를 원직복직하기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직원이 원고의 이전 업무<각주1>를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2021. 6. 1. 복직한 원고에게 아무런 업무 및 업무환경을 부여하지 않았다. 이는 원고의 복직 일자에 맞추어 조직 개편을 한 피고의 지시였고,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는 2021. 8. 3. ‘리스크대응팀장’이라는 보직을 부여하였으나, 이 또한 형식적인 것에 그칠 뿐, 사무실, 내선번호 등도 제공되지 않았다. 피고는 위 발령 이후에도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업무를 부여한 바 없고, 피고 또한 위 ‘리스크대응팀’의 업무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③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업무 회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서 배제되었다[피고는 이 사건 회사 운영은 E가 하였고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조직개편 및 업무 보직이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사실은 인정되고, 위와 같은 구체적 업무 배제 또한 피고의 승인 내지 묵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 또한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였다고 한바, 원고가 스스로 이 사건 회사를 사직하게 할 목적으로 위와 같이 원고에게 업무 등을 부여하지 않고 이 사건 회사의 업무에서 배제했던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 2, 9호증, 을 제3부터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원고와의 형사 고소 등 여러 사건으로 인해 관계가 악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오해와 불신이 생겨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주장하는 기타 세세한 사건들에 피고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은 점, 원고의 ‘우울장애’가 오로지 전적으로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과 그 밖에 불법행위의 경위 및 방법과 정도, 기간, 이후의 경과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는 8,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2. 12. 2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8.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민

각주1) 관리본부장에서 공장장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소외 F가 위 보직을 맡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