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6. 4. 28. 선고 2022가단455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아래와 같은 재해로 부상을 입은 근로자이다.

2)

피고 B는 'E'라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원고를 고용한 사용자이고, 피고 유한회사 C(이하 '피고 C'이라 한다)은 전북 완주군 F지구 조경공사를 담당하고 있던 회사이며, 피고 D은 위 조경공사 현장에서 피고 C을 위하여 일을 한 사람이다.

나.

재해의 발생

1)

원고는 2020. 10. 17. 전북 완주군 F지구 조경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펌프카 관련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하다가 경추 5번의 골절로 인한 척수손상과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등 부상을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2)

원고는 2021. 9. 17. G병원에서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경수 손상으로 인한 일상생활 및 보행장애' 등 장해진단을 받았다.

다.

관련규정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B는 원고의 사용자이고, 피고 C, D은 이 사건 재해 현장에 관한 관리책임이 있는 자들로서 이 사건 재해는 아래와 같은 피고들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청구취지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재해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가.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 미작성

피고들은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사전조사를 하지 않았고 그에 따른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규칙 제38조를 위반하였다.

나.

신호수 미배치

콘크리트 펌프카는 콘크리트를 거푸집에 운반하기 위한 기계로서 콘크리트 경화현상과 콘크리트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하여 호스에 과도한 압력이 발생되어 호스가 요동치는 등 근로자에게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피고들은 이 사건 작업에 관한 신호수를 배치하거나 2인 1조로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않아 안전보건규칙 제89조를 위반하였다.

3.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갑 제3, 7호증, 을가 제3, 5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2022. 7. 11.자), 전북특별자치도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2025. 9. 26.자), 원고 본인 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재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피고들이 이 사건 재해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요구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재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그 원인에 관하여

1)

이 사건 재해에 관하여 직접적인 증거가 존재하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재해경위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가)

보험급여 지급확인원(갑 제3호증)에는 이 사건 재해경위에 관하여 'F지구 조경공사 현장에서 펌프카 작업 중 펌프카 배출구에 충격을 받아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 사고'로만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재해경위에 관한 구체적인 기재가 없고, 원고도 이 사건 재해경위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나)

피고들은 이 사건 재해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검사로부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 B에 대하여 항고하였으나 그 항고가 기각되었다.

다)

이 사건 재해가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콘크리트 타설 이후 펌프카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원고는 소장에서 '철근 배근과 거푸집을 설치한 후 그 안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가, 그 후 제출된 준비서면(2023. 10. 23.자)에서 '콘크리트 펌프카 청소 작업 중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펌프카 관련해서 현장에 가서 타설과 그런 걸 다 한다, 타설을 먼저하고 콘크리트 잔여물까지 청소를 한다, 펌프카의 모든 작동을 할 줄 안다'는 원고의 진술(녹취서3/17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콘크리트 펌프카 관련작업에 숙련된 사람으로서 이 사건 재해 당시 펌프카와 관련된 전반적인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청소를 할 때는 사고 날 위험이 없다, 물차로 청소를 한다, 무조건 현장에서는 일이 끝나면 물차를 시켜달라고 얘기를 한다, 호스가 요동치거나 선회하는 위험은 없다, 청소는 펌프카 안에서 한다, 호스는 펌프카에 걸어놓는다, 청소할 때는 압력이 안 생긴다'고 진술하였는바(녹취서 7/17면 내지 9/17면), 원고의 위와 같은 진술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재해가 펌프카 청소 중에 발생한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라)

피고 B가 작성한 사실확인서(2022. 7. 11.자 문서제출명령 회신)에는 '원고가 리모컨으로 조종하며 펌프카 붐대 내부 청소를 준비하던 중 압력이 발생하여 그 충격으로 붐대가 흔들리면서 사고가 발생하였다, 원고가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아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당시 붐대 내 잔재물 회수작업을 하던 중이었으며, 신호수는 없었다'는 기재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확인서 기재에 의하더라도 펌프카의 붐이 흔들려서 어떻게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는지, 원고가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아 어떠한 충격이 발생한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 수 없고, 위 사실확인서만으로는 이 사건 재해경위와 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마)

응급실기록(갑 제7호증)에는 원고가 펌프카 쇠파이프로 후두부가 손상되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그 쇠파이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고 그 기재만으로 이 사건 재해경위를 파악할 수 없다.

바)

원고는 이 사건 재해에 관한 원고 본인의 과실을 60%라고 자인하고 있는데 그 근거를 알기 어렵다.

2)

원고의 부상부위와 이 사건 재해경위 인정 여부

원고가 콘크리트 펌프카 작업 중 외상성 경막하출혈, 경수손상, 경추골절(C1 내지 C5) 등 부상을 입은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위로 그와 같은 부상을 입게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위와 같은 부상부위는 원고의 머리와 목에 강한 외력이 가해졌다는 점을 시사하고, 경수손상이나 경추골절은 과신전 또는 과굴곡의 결과라는 점에서 원고 주장과 같이 펌프카 호스말단이 원고 후두부를 강타하여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유력하기는 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재해원인에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원고의 부상부위로 이 사건 재해경위를 추정하여 그 사실관계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가)

콘크리트 펌프카 관련 작업에서 근로자에게 외상성 경막하출혈, 경수손상, 경추골절(C1 내지 C5)이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펌프카 말단호스가 해당 근로자 두부를 충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부상은 펌프카 붐의 끝단이 콘크리트 타설 중 급격한 압력변화로 인한 반동으로 갑자기 하강하여 근로자의 후두부를 내려칠 경우, 압송관과 호스를 연결하는 커플링이 고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튕겨져 나가면서 근로자를 충격하는 경우, 펌프카 호스가 움직이면서 인근에 불안전하게 놓여 있던 자재를 건드려 그 자재가 낙하하면서 근로자를 충격하였을 경우, 근로자가 호스를 잡고 뒷걸음질하다가 비계, 철근구조물 등과 충격하였을 경우, 호스 연결부위가 터지거나 끝단에서 고압콘크리트 덩어리가 튀어나와 근로자를 충격하는 경우 등에도 발생할 수 있다.

나)

콘크리트 펌프카 말단호스는 내부 압력이 존재하고 무게와 관성이 있어 충격력이 크기 때문에 말단호스가 두부를 충격하였다면 그 충격부위가 두부로 한정되지 않고 어깨나 흉부로 확장될 것으로 보이나, 원고에게 그와 관련된 타박상이나 선상의멍, 피부압박 흔적, 보호반응 손상 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호스요동으로 인한 사고는 사고 직전 '펑'하는 공기 터지는 소리나 호스의 급격한 꼬임 흔적 등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에 관하여 알 수 있는 자료도 없다.

다)

단순 낙상에서도 두피출혈은 매우 흔하므로 이 사건 재해 당시 원고가 머리 에서 피를 흘렸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고,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은 머리에 강한 충격이 있었다는 결과일 뿐 그 원인이 말단호스로 인한 충격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사정이라고 볼 수도 없다.

라)

119신고 녹취록(2025. 9. 26.자 사실조회회신)에는 '펌프카 작업 중 낙상으로 두부부상/출혈'로 기재되어 있기도 하고, 펌프카 작업 중 낙상(추락)이 가능한 경우로는 거푸집 위에서 타설 중 발을 헛딛는 경우, 슬래브 가장자리에서 작업하다 추락하는 경우, 타설호스 반동(콘크리트 토출 시 호스가 튀거나 휘는 경우) 때문에 넘어지는 경우등을 상정할 수 있다.

마)

이 사건 재해경위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당시 원고가 안전모를 착용하였는지 여부, 해당 안전모의 파손 부위와 정도, 원고가 작업을 하고 있었던 위치와 동선, 사고 직전 펌프카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가 하락하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나 그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그에 관하여 알 수 없다. 특히 두피의 상처방향과 형태, 외상의 위치, 장비손상 흔적을 보면 이 사건 재해경위를 추정함에 있어 도움일 될 것으로 보이나 그와 관련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거나 그에 관한 주장이 없다.

나.

작업계획서 미작성에 관하여

피고들이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그 사실 자체에 관한 피고들의 책임은 별론, 이 사건 재해의 사실관계와 그 원인이 불분명한 이상,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원고의 피해가 경감되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신호수 배치에 관하여

1)

콘크리트 펌프카는 붐이 길고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에 신호수를 배치할 필요가 있고, 신호수는 펌프카 붐 위치 유도, 콘크리트 타설 위치 안내, 작업자 접근 통제 등 역할을 한다. 피고 B가 작성한 사실확인서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재해 현장에 이 사건 작업을 위한 신호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신호수가 있어서 예방할 수 있는 사고 유형으로는 펌프카 붐이 작업자를 충격하는 경우, 펌프카가 회전 또는 이동하면서 주변 구조물이나 작업자를 충격하는 경우 등이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해경위와 원인이 불분명하다.

2)

원고 주장과 같이 말단호스의 요동으로 원고가 충격을 입은 경우를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호스요동은 압송관 내부의 막힘이 순간적으로 뚫리면서 순식간에 발생하고 호스 내부에서 공기가 차거나 콘크리트가 막히는 현상은 겉에서 보이지 않으므로 신호수가 있었다고 하여 이 사건 재해가 예방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이 사건 재해경위를 알 수 없는 이상 신호수가 이 사건 재해 당시 어떠한 역할을 했었어야지 이 사건 재해를 예방하거나 그 피해를 경감할 수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신호수가 있었더라면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사각지대롤 해소하는 등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보이나 이 사건 재해가 그와 같은 신호수의 부재를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4)

원고 주장과 같이 말단호스의 요동으로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한다면, 이 사건 재해는 말단호스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거나 일정범위 이상 요동치지 않게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거나 혹은 펌프카 기사가 압력 게이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에 기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그러한 사항에 관하여 조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고, 위와 같은 내용도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다.

라.

소결

이 사건 재해는 원고 주장과 같이 요동하는 말단호스로 인한 충격으로 발생하였거나, 붐 끝단 또는 배관 부위와의 충격, 작업 중 실족 또는 낙상, 커플링 등 부품의 이탈 등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 사실관계가 특정되지 않으며, 원고가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충격을 받게 되었는지가 불분명한 이상, 피고들이 이 사건 재해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에서 요구하는 안전조치를 다하였다는 점에 관한 방어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재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그 원인이 특정되지 않아 피고들의 책임이 불분명한 이상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무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