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제12조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으로, 공간정보체계의 구축 지원, 공간정보와 지적제도에 관한 연구, 기술 개발 및 지적측량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원고는 1992. 4. 6.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2. 2. 7.부터 2022. 6. 28.까지 피고의 광주전남지역본부 B지사에서 수석팀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수석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팀에 2022. 5. 2. 체험형 인턴<1>으로 입사한 C(1998년생, 여, 이하 ‘피해자’라 한다)를 상대로 2022. 6.경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성희롱을 하는 등 비위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성희롱 고충사건 신고를 받았으며, 피고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는 2022. 7. 11. 회의에서 원고에 대한 중징계 요구를 의결하였다. 원고에 대한 징계혐의사실(이하 행위 순번에 따라 ‘제○행위’라 하고, 통틀어 ‘이 사건 각 행위’라 한다)은 아래와 같다.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하지 않고 현장실습을 통하여 실무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채용한 인턴을 말한다.
피고는 2022. 7. 28. 제22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가 「한국국토정보공사 임직원 행동강령」 제7조(품위유지) 및 제46조(성희롱 금지)를 위반하여, 「징계규칙」 제8조(징계의 양정) 제1항, [별표1](행위책임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2. 공사의 명예 및 공신력 손상’ 중 ‘마. 성희롱(실습생, 인턴 대상 성희롱은 1단계 이상 가중처벌한다)’에 해당하고, 비위의 정도 및 과실은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파면하는 결의를 하였고, 2022. 8. 2. 원고에게 그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
원고는 위 결의에 불복하여 2022. 8. 31. 피고에 피해자의 처벌불원서 및 탄원서 등을 제출하면서 피고의 이 사건 징계의 감경을 구하는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9. 27. 제24차 인사위원회에서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변함이 없고, 「징계규칙」 제8조 제7항 제4호에 따라 감경할 수 있는 비위도 아니며, 인턴 대상 성희롱은 1단계 이상 가중처벌함을 고려하면, 재심청구(파면처분 감경)가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과 징계규정(이하 ‘이 사건 징계규정’이라 한다)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5호증, 을 제1, 3, 9, 11, 12, 16 내지 18, 2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징계절차의 위법
인사위원회 회의에 인사위원이 아닌 직원들이 참석하여 인사위원회의 구성 및 비공개 원칙(피고 징계규칙 제13조)을 위반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웹메일로 보냈고 당시 직위해제 중이었던 원고로서는 웹메일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는바, 충분한 소명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다음과 같이, 행위사실을 부인하거나 내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징계양정의 위법
일부 성희롱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와 피해자의 처벌불원서와 탄원서 등을 고려하면, 비위의 정도가 중하거나 중과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파면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징계절차의 위법 여부에 관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절차에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위원회 구성 및 비공개 원칙 위반 여부
을 제8, 10, 11, 1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를 위해 2022. 7. 28. 개최된 인사위원회(제22차)에는 9명의 인사위원들(외부위원 4명<2> 포함)이 참석한 외에 피고의 윤리경영센터 소속 직원 1명(성희롱고충 상담원), 감사실 소속 직원 1명 및 노동조합 참관인 1명 등 인사위원이 아닌 직원들 3명이 참석하였는데, 이들 3명은 피고의 징계규칙과 단체협약에 따라<3> 징계와 관련된 사실조사 및
피고 인사규정 제4조(구성) 제2항 제2호
사장은 인사위원회 구성시 외부위원을 2명 범위에서 위촉할 수 있다. 다만, 부패행위자(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 횡령․유용) 및 성범죄(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징계관련 인사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는 8명 이내로 하며 외부위원을 2분의 1 이상 참여시켜야 한다.
피고 징계규칙 제6조(징계의결) 제2항
위원회는 필요한 경우 소속직원에게 사실조사를 하게 하거나 특별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자에게 검증 또는 감정을 의뢰할 수 있다.
피고 단체협약 중 보충협약 제36조의2(인사원칙) 제5항
검증을 위해 참석하거나 노동조합측 참관인으로 참석한 것으로 보이므로, 인사위원회의 구성이 위법하다거나 비공개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위에서 본 12명 외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다른 사건의 위원들이나 직원들이 더 참석하여 약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인사위원회 출석통지 절차의 위법 여부
살피건대, 갑 제1호증, 을 제1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2. 6. 29.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처분을 받은 사실, 피고의 인사담당자가 2022. 7. 22. 원고의 웹메일(사내 이메일)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는데, 인사위원회 개최일인 2022. 7. 28.까지 원고가 위 이메일을 열람한 기록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한편으로, 피고의 인사규정이나 징계규칙 등에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의 방법에 관하여는 특별히 정한 바가 없으므로 징계혐의자가 인지할 수 있는 상당한 방법으로 통지하면 되는 것이고, 직위가 해제된 징계혐의자라 하더라도 피고의 건물 출입이나 웹메일 열람이 금지되지 않는 점(원고가 직위해제 기간 중인 2022. 8. 3. 웹메일을 열람한 기록도 있다), 피고의 인사담당자는 2022. 7. 22. 원고에게 위 웹메일을 발송하면서 인사위원회 개최와 의견진술기회 등(출석통지서 등을 웹메일로 발송하였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도 보냈으며, 원고가 이에 출석하겠다고 답변한 후 2022. 7. 28.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한 점 등의 사정들 또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인사위원회 출석통지 절차에 위법이 있다거나 그로 인해 원고의 소명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대공사는 승진과 전보인사를 제외한 인사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추천한 2인 이내의 내부직원을 참관하게 한다(단, 참관인은 비밀유지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징계권자 또는 사용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기초사실, 갑 제4, 8, 10호증, 을 제1 내지 7, 19호증의 각 기재와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각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해자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동시에 피고 인사규정 제50조 제4호, 징계규칙 제8조 제1항, [별표1]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행위의 존부
피해자는 피고의 성희롱 고충상담실과 감사실에서 진행된 상담 및 사실관계조사 과정에서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에 관하여 당시의 시간적․공간적 상황, 원고의 행동과 말, 추행의 구체적인 모습, 원고의 행위에 대응한 자신의 반응, 당시 느꼈던 기분이나 감정 등을 구체적이고 주된 부분에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그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부적이고 비정형적인 사항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고, 그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으며, 녹음파일과 블랙박스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와도 부합하는 점, 피해자의 신고 경위에 부자연스러운 부분이나 허위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없고, 원고와 합의한 이후 작성한 처벌불원서나 탄원서 등에 다소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는 기재가 있으나 원고의 행위 사실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표현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믿을 수 있고 이와 함께 녹음파일, 블랙박스 영상 등에 의하여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는 출장을 포함하여 피해자와 함께 근무하는 중에 발생한 일들로 모두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이루어진 언동이므로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
피해자는 원고가 수석팀장인 팀에 소속된 인턴으로, 원고의 성적 언동이나 요구를 쉽사리 거절하기 어려운 지위에 있었던 점,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가 짧지 않은 기간 반복되었고, 대부분 자동차 안이나 파티션이 쳐져있는 방의 내부와 같이 둘만 있는 장소 또는 타인이 알아채기 힘든 상황에서 행하여졌으며, 피해자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 내심 또는 간접적인 동의로 볼 만한 언행은 없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각 행위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
피해자는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의 성적인 의도를 인지하고 처음부터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지만, 인턴생활이 얼마 남지 아니하여 이를 참아내다가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불안감이 커져 신고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결의가 있은 후인 2022. 8. 30.경 피해자와 합의하고,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서와 탄원서를 받아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다. 피해자의 위 처벌불원서 등에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를 성희롱으로 인식하고 신고한 데에는 다소의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지만,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 자체에 관한 종전의 진술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는 아닌바<4>, 위 처벌불원서 등을 작
피해자는 처벌불원서 등에 ‘본인이 원고의 진심어린 걱정을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원고가 자신감을 가지라며 한 이야기들도 당시에는 성적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였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상황에서 개인적인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기 때문에 많이 예민했어서 감정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조사를 받으면서 평소 집에서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렇게 입으니 예쁘다 등)도 있고 해서 별 느낌 없었던 부분도 기분이 나빴냐고 물어보시니 순간적으로 그렇다고 대답했다.’, ‘조금의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받아들이는 입장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재하였는데, 이는 피해자가 종전에 진술했던 객관적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인다.
성한 시기와 경위 및 그 구체적인 내용<5> 등에 비추어, 위 처벌불원서 등의 내용이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함을 인정함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정해진 징계양정 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한편, 징계처분 가운데 징계파면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피해자는 처벌불원서 등에서 ‘사건 당시 예민해진 탓에 충동적으로 신고를 했다.’, ‘용납하기 어려웠다.’, ‘감정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였다.’고 당시의 감정을 표현하였는데, 이처럼 피해자는 당시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을 알 수 있다. 피해자는 원고의 이 사건 징계결의에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고, 당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하지만,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사후적인 감정의 변화로 성희롱에 해당하는지를 달리 볼 것도 아니다.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다6391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결의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의 징계규칙 제8조 제1항 [별표1] 행위책임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은, 성희롱을 공사의 명예 및 공신력을 손상하는 비위유형의 하나로 규정하여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해임’ 이상 ‘파면’까지 할 수 있고 실습생, 인턴 대상 성희롱에 대하여는 1단계 이상 가중처벌 하도록 정하였는바, 이러한 기준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체험형 인턴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희롱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행위를 반복하였으므로,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인 경우’에서 1단계 가중된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파면’이 적용된다.
원고는 장기근속과 징계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이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징계규칙 제8조 제7항 제4호는 성희롱 관련 자에 대한 징계는 감경할 수 없도록 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B지사의 수석팀장이었던 원고의 지위와 권한 등에 비추어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책임이 요구되는 점, 그 책임을 저버리고 팀에 소속된 인턴을 대상으로 은밀한 성희롱을 여러 차례 반복한 점, 이와 같은 원고의 지위, 비위행위의 태양과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한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파면이 부당히 과중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경우와 유사한 시기에 있었던 다른 사람의 성희롱 비위행위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한 사례를 들며 이 사건 징계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해당 사례와 원고의 경우는 성희롱의 태양이나 정도, 대상,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 등이 현저히 다른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고춘순
판사 이태희 남윤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