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3. 9. 21. 선고 2023노441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에 대한 만근조정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검사는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면서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하지 아니하였는바, 원심판결 중 위 무죄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한정된다.

나.

또한,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만근조정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하면서, 위와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는 만근조정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이유에서 공소기각으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만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경우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의하여 유죄 이외의 부분도 항소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그 부분은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방어의 대상으로부터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부터도 이탈하게 되므로 항소심으로서도 그 부분에까지 나아가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93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결론에 따르기로 하고, 이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하기휴가 시행 시기는 7~8월 중으로 정해져 있어 8월 이후에 입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하기휴가를 실시할 수 없는 점, 피고인의 회사는 종전에 근무기간 1년 미만 근로자에게 하기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아 왔는데, 노동조합 및 근로자들이 이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회사에는 1년 미만의 근로자에게는 하기휴가비를 지급하지 않는 노동관행이 성립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1년 미만 근로자들에게 하기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음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이유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재직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에 대한 하기휴가비와 이와 관련된 상여금 미지급은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가)

단체협약은 일종의 처분문서이므로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에 의하여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2두15821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과 처분문서를 해석할 때에는, 단체협약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그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 없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9다230134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한 부분, 즉 규범적 부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지고(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3두24396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합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은 이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을 무효로 만드는 강행적 효력을 가진다.

나)

피고인 회사의 단체협약서 제4조 제2항에는 단체협약은 전 조합원에게 적용되도록 규정되어 있고, 제23조 제10항에는 하기휴가를 7월과 8월 중 3일간 실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위 단체협약서의 문언은 피고인 회사에 8월 이후 입사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하기휴가를 실시할 수 없고 이에 대한 하기휴가비는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되기는 하나(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에는 이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없다), 이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 없으므로, 이를 근거로 재직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 전부에 대하여 하기휴가를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 회사에 재직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에게는 하기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자들이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것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과 변호인이 제출한 각 하기휴가비 지급관련 기안문은 피고인 회사 내부결재 문서에 불과하여 근로자들이 이를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의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라)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임금 지급 등)을 관행을 이유로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고, 피고인 회사의 단체협약서에는 재직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에 대하여 하기휴가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없으므로,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의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서의 내용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이므로 그 효력이 없다.

2)

원심판결의 이유를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임금 액수와 근로자의 수가 많은 점, 동종범죄로 수 회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점)과 유리한 정상(만근조정수당 부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악화로 지급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근로자 1인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과는 합의를 하거나 노동조합과의 협의에 따라 미지급 임금의 약 80% 상당액을 지급한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이 선고된 이후 양형에 참작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용희(재판장) 전재현 이국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