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2024. 3. 19.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람이다.
피고 회사는 2003. 3. 19. 알미늄 압연, 압출 및 연신제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 C은 2024. 2. 23.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상근임원 위촉계약 체결
원고는 2024. 2. 1. 피고 회사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상근임원(관리이사)으로 2024. 2. 1.부터 2025. 12. 31.까지 근무하면서 보수로 연 78,00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상근임원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C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과태료 부과
원고는 2024. 7. 26.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에 피고 C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하였고,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은 2024. 12. 20. 원고에게 '근로자 원고에 대한 사용자 피고 C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므로, 피고 C에게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고 진정사건을 종결한다'는 내용의 진정사건 처리결과를 회신하였다(갑 제10호증).
위와 같은 과태료 부과와 관련하여 작성된 내사결과보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내용증명
원고는 2024. 3. 19. 피고 회사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관련규정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갑 제1, 2, 8, 10,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제1 선택적 청구
피고 회사의 부당해고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 회사 내에서 명목상 직위가 이사였을 뿐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피고 C의 강요와 괴롭힘으로 어쩔 수 없이 위 내용증명과 같은 사직서를 제출하여 피고 회사에서 퇴사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를 부당해고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피고 회사의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는 부당해고로써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그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나머지 계약기간에 따른 잔여 연봉 상당액 139,163,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하여
피고 C은 2023. 9. 11. 원고를 자회사나 생산부서로 발령할 것을 명하면서 사무실에서 쫓아냈고 부서원들 앞에서 원고를 퇴사시킬 것이라며 책상을 빼겠다고 하였다(이하 위와 같은 피고 C의 행위를 '이 사건 퇴사 지시'라 한다). 또 피고 C은 2023. 9.14. 원고에게 기존 업무와 무관한 생산부서로 즉시 발령하겠다고 하였다(이하 위와 같은 피고 C의 행위를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라 한다).
위와 같은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는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써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 C은 원고에게 위자료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2 선택적 청구
피고 회사의 이 사건 해고와 피고 C의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 회사와 피고 C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89,163,000원(= 계약 잔여 연봉 139,163,000원 + 위자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관련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케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다34407 판결).
판단
원고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서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는 피고 회사의 임원일 뿐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 회사는 원고와 위임계약인 임원위촉계약을 해지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 인정사실 및 갑 제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일방적인 의사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해고당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날은 2024. 3. 19.이므로, 이 사건 퇴사 및 부서 이전 지시가 있었던 2023. 9.경과는 상당한 기간 차이가 있다.
원고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임원이 아닌 근로자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피고 회사의 주주인 피고 C이 2024. 1. 8. 이사 해임 및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근로자인 원고를 해고하거나 해고하려고 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 C이 원고를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하기는 하였으나 그 고소사실은 유한 회사 F과 관련된 것으로서 피고 회사와 무관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 또는 피고 회사가 원고를 해고할 목적으로 원고를 고소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어디까지나 고소의 주체는 피고 C일 뿐 피고 회사가 아니다).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사정이 바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해고의 의사표시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원고는 피고 C의 행위와 피고 회사의 행위를 동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무엇보다도 피고 C의 피고 회사에서의 지위가 분명하지 않다.
피고 회사의 전 대표이사 D는 피고 C에 대하여 '피고 회사의 2대 주주이고 2022. 12.경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갑 제3호증), 그 외에 피고 C의 피고 회사에서의 지위를 알 수 있을 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피고 C은 2024.2. 23.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을 뿐이므로 그 이전 피고 C의 행위가 바로 피고 회사의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 C의 불법행위로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를 특정하고 있는데, 위 인정사실 및 갑 제3, 7, 12,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이 2023. 9. 11. 원고에 대하여 부서이전과 퇴사를 지시하였다'는 이 사건 퇴사 지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 사건 퇴사 지시 및 '피고 C이 2023. 9. 14. 원고에 대한 퇴사를 지시하였다'는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 C의 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퇴사 지시에 관한 판단
피고 C은 2023. 9. 11. 원고에게 퇴사를 강요하거나 부서이전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광주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의 내사결과보고서에도 '피고 C은 2023. 9. 11. 원고에게 나가라고 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히 소동은 있었고 회의시간에 나가달라고 했었다, 관리부 직원들에게 원고의 책상을 정리하겠다고 한 사실은 기억나 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피고 회사의 전 대표이사 D는 2023. 9. 11. 피고 회사에 있지 않았으므로 D의 진술서(갑 제3호증)만으로는 2023. 9. 11. 있었던 이 사건 퇴사 지시에 관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신고서 및 일람표(갑 제7호증)는 원고가 작성한 것으로서 원고가 피고 C을 광주고용노동청 전주지청에 진정한 내용에 불과하다. 광주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은 피고 C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 구체적인 과태사실을 알 수 없고, 피고 C은 그 과태료부과에 이의를 제기하여 현재 과태료 사건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
증거자료(갑 제16호증)에는 2023. 9. 11. 당시 녹취음성파일이 존재하는 것처럼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파일이 이 법원에 제출되지 않아 당시의 상황을 확인할 수 없고, 위 증거자료의 기재내용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서 소장 기재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피고 C이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기재만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퇴사 지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C은 당시 피고 회사의 주주였을 뿐 이 사건 퇴사 지시 당시 피고 회사의 임직원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의 주체인 '사용자 또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는지가 불분명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이 이 사건 퇴사 지시 당시 피고 회사의 전 대표이사 D의 업무를 어떠한 지위에서 대행하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C이 2023. 9. 14. 원고를 다른 부서로 발령하려고 했던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써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 C은 2023. 9. 14. 인사팀장 E에게 원고에 대한 부서이전을 지시하였던 것 으로 보이고, 피고 C이 당시 직접 원고에게 부서이전을 지시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가 있은 후 인사팀장과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와 같은 피고 C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 C이 원고가 아닌 인사팀장에게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는데, 피고 C은 2023. 9. 14. 원고에 대하여 부서이전을 지시하였을 뿐 그에 따라 원고가 실제로 부서 이전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위 근로기준법 규정은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려는 행위'도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위 근로기준법 규정만으로 그 미수행위가 규제대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요컨대 피고 C의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로 인하여 원고가 실제로 부서이전을 하게 되었다면 피고 C이 원고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피고 C이 인사팀장에게 부서이전을 지시하기만 하였을 뿐 실제로 그 부서이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원고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C이 이 사건 부서이전 지시를 통해 위 근로기준법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소결
피고 C이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 당시 피고 회사에서 어떠한 지위에 있었는지 알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퇴사 지시 사실이 인정되지 않거나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가 그 밖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 내지 입증이 부족하므로, 이 사건 퇴사 및 부서이전 지시가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각 선택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무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