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의 배우자인 고인(1966.생, 여성)은 2011. 5.경부터 B고등학교, 농촌진흥청, C초등학교 등에서 '조리원'으로 근무를 해 왔고, 2024. 3. 1.경부터는 전북 D중학교(이하 '이 사건 중학교'라 한다)에서 조리원으로 근무를 하였다.
고인은 2024. 4. 22. 11:00경 이 사건 중학교의 급식소에서 근무하던 중 쓰러져(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전북대학교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뇌출혈로 인한 뇌부종 및 뇌간압박(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2024. 5. 23.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이 고인의 업무로 인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구하는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4. 8. 8. '고인의 발병당시 업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정도의 업무상 단기적 과로 및 만성적 과로가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불승인처분(청구취지 기재,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고인은 과중한 육체적 부담을 주는 업무를 하면서 고온·온도변화·습기·소음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또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좁은 조리장 내부에서 조리시 발생하는 유해한 화학물질에도 장기간 노출이 되었다. 고인이 2023. 8.경 뇌동맥류 진단을 받기는 하였으나, 고인은 이처럼 급식실 조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유해한 환경에서 노출되어 왔고, 또한 이 사건 사고 발생 약 50일 전에 학생수가 3배 많은 학교로 인사이동이 되어, 이러한 점들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 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4두254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앞서 살펴본 처분의 경위 및 그 인정근거에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인의 단기간 동안의 업무상 부담 및 장기간의 만성적 업무상 부담의 정도는 다음과 같이 추산된다.
[단기간 업무상 부담]
[장기간 업무상 부담]
위와 같은 고인의 작업량이 그 자체로 가벼운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며,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고인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으며, 고인의 업무시간이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 즉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아, 이러한 업무시간 자체가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수준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참조).
원고는 조리원으로서 근무한 고인의 업무강도 자체에 더하여 조리실에서 발생하는 유해 · 화학물질(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아크롤린 등)에 장기간 노출된 것이 이 사건 상병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이러한 화학물질이 뇌출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취지의 학술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이나(갑 제8 내지 10호증 등), 이러한 원고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고인이 일해 왔던 조리실에서 실제로 발생한 유해 · 화학물질의 구체적인 종류와 양, 이로 인하여 고인이 실제로 접하게 된 유해 · 화학물질의 양과 노출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이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대한 입증 역시 있어야 할 것이나, 이 부분에 대한 주장 · 입증은 부족하다(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따르면, 조리업무 수행 과정에서 노출된 유해물질 · 로인 등이 심혈관계에 생리적 변화를 유발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것임.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6면 참조).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약 50일 전에 고인이 인원이 많고(33명에서 94명으로 증가), 1일 3식을 제공하는 이 사건 중학교로 전보되면서, 단위시간당 수행해야 하는 작업의 양과 급격하게 증가하여, 이것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되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4주 및 12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고인의 업무량 자체가 객관적으로 급격하게 늘었다고 볼 수 없고, 학생 수와 제공되는 식사의 횟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이것이 신체에 무리를 주는 극심한 부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4면 참조).
그 외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상병과 고인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추단케 해줄 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안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