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6. 7. 8. 선고 2024구단142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의 배우자인 고인(1966.생, 여성)은 2011. 5.경부터 B고등학교, 농촌진흥청, C초등학교 등에서 '조리원'으로 근무를 해 왔고, 2024. 3. 1.경부터는 전북 D중학교(이하 '이 사건 중학교'라 한다)에서 조리원으로 근무를 하였다.

나.

고인은 2024. 4. 22. 11:00경 이 사건 중학교의 급식소에서 근무하던 중 쓰러져(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전북대학교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뇌출혈로 인한 뇌부종 및 뇌간압박(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사망하였다.

다.

원고는 2024. 5. 23.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이 고인의 업무로 인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구하는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4. 8. 8. '고인의 발병당시 업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정도의 업무상 단기적 과로 및 만성적 과로가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불승인처분(청구취지 기재,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고인은 과중한 육체적 부담을 주는 업무를 하면서 고온·온도변화·습기·소음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또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좁은 조리장 내부에서 조리시 발생하는 유해한 화학물질에도 장기간 노출이 되었다. 고인이 2023. 8.경 뇌동맥류 진단을 받기는 하였으나, 고인은 이처럼 급식실 조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유해한 환경에서 노출되어 왔고, 또한 이 사건 사고 발생 약 50일 전에 학생수가 3배 많은 학교로 인사이동이 되어, 이러한 점들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 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4두2546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앞서 살펴본 처분의 경위 및 그 인정근거에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고인의 단기간 동안의 업무상 부담 및 장기간의 만성적 업무상 부담의 정도는 다음과 같이 추산된다.

[단기간 업무상 부담]

[장기간 업무상 부담]

②

위와 같은 고인의 작업량이 그 자체로 가벼운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며,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고인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으며, 고인의 업무시간이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 즉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아, 이러한 업무시간 자체가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수준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참조).

③

원고는 조리원으로서 근무한 고인의 업무강도 자체에 더하여 조리실에서 발생하는 유해 · 화학물질(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아크롤린 등)에 장기간 노출된 것이 이 사건 상병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이러한 화학물질이 뇌출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취지의 학술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이나(갑 제8 내지 10호증 등), 이러한 원고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고인이 일해 왔던 조리실에서 실제로 발생한 유해 · 화학물질의 구체적인 종류와 양, 이로 인하여 고인이 실제로 접하게 된 유해 · 화학물질의 양과 노출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이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대한 입증 역시 있어야 할 것이나, 이 부분에 대한 주장 · 입증은 부족하다(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따르면, 조리업무 수행 과정에서 노출된 유해물질 · 로인 등이 심혈관계에 생리적 변화를 유발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것임.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6면 참조).

④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약 50일 전에 고인이 인원이 많고(33명에서 94명으로 증가), 1일 3식을 제공하는 이 사건 중학교로 전보되면서, 단위시간당 수행해야 하는 작업의 양과 급격하게 증가하여, 이것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되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4주 및 12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고인의 업무량 자체가 객관적으로 급격하게 늘었다고 볼 수 없고, 학생 수와 제공되는 식사의 횟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이것이 신체에 무리를 주는 극심한 부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4면 참조).

⑤

그 외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상병과 고인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추단케 해줄 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안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