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5. 10. 15. 선고 2024구단145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소외 B은 정읍시 C에 소재한 'D 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사업주로서 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고, 원고는 2021. 7. 1.경 B과 사이에 중개보조원으로의 근로계약서(갑 제4호증,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산재보험 등에 가입한 다음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2. 3. 19. 11:12경 이 사건 사업장의 천정으로 비가 스며들자, 비가 새는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천정으로 올라가 이를 확인하던 중 천정텍스 구조가 무너져내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우측 대뇌골 전자건부의 골절, 요추 2번의 방출성 골절, 우측 회전근개의 파열 및 우측어깨의 탈구 등의 부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입었다.

라.

원고는 2024. 5. 31.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인 B과 사이에 사용·종속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 2024. 9. 27.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8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존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가 사업주 B으로부터 지시를 받는 종속적인 지위에 있지 않다고 보아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판단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의미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펴보건대, 원고가 B과 사이에 2021. 7.1.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나, 나아가 앞서 살펴본 처분의 경위 및 그 인정근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먼저 원고의 세무신고 내역을 살펴보면, 2021, 2022년도의 소득금액 신고가 사업소득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근로소득으로는 이루어진 바가 없는데(을 제3호증), 아래에서 살펴보는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와 같이 사업소득으로 신고가 이루어진 것이 사업주B이 자신의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정한 것으로 볼 여지는 없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원고의 급여는 월 1,000,000원이고, 실적급으로 중개수수료의 30%를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원고가 B으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송금내역을 실제로 살펴보면(을 제1호증) 그 액수가 일정하지 아니하고 시기도 정기적이지 아니하여 '근로제공의 대가로서 지급받는 금원' 즉 급여(임금)라고 보기는 힘들다.

③

한편 이 사건 사고 당시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그 평가소견에 '현장에 도착한바보호자(아내)가 있었다'고 기록을 하였고(을 제7호증),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진료를 받으면서 작성된 간호정보조사지의 보호자 전화번호 란에도 '아내, B'이라는 이름과 그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으며, 배우자가 동반하여 진료가 이루어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서 보면 설령 원고와 B이 법률상의 배우자 관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당시 부부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대외적으로도 부부로서 행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이 사건 사업장의 사무실은 B이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열기 이전부터 원고가 다른 사업장으로 사용하여 오던 것이고, 이후 2021. 6. 8. 원고가 B에게 보증금 5,000,000원, 월세 500,000원에 임대를 주면서 이 사건 사업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 으로 보인다(을 제4호증). 그러나 B이 원고에게 위 임대차보증금이나 차임을 지급하였다는 자료는 존재하지 아니하여, B과 원고 사이의 관계가 단순한 사업주와 피고용자, 임대인과 임차인을 넘어선 매우 특수하고 친밀한 관계(사실상의 배우자 관계)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추단할 수 있게 해준다.

⑤

(사실상의) 부부관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업무 측면에서는 실제로 사업주와 피고용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으므로, 이것만으로 원고가 B의 피고용자(근로자)가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는 물론 없다. 그러나 '당시 원고와 B이 사실상의 부부관계에 있었고 이 사건 사업장의 사무실도 원고가 B에게 임대하여 준 것이면서 그 보증금이나 차임도 받지 않는 관계에 있었다'는 정황은 해당 사업장의 계산을 함께하고 그 이윤창출과 손실 초래의 위험 역시 함께하는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추단하게 해주는 정황이므로, 이를 번복하여 원고가 B에게 종속된 근로자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근로계약서의 존재를 넘어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B에게 어떠한 보고를 하고, 다시 B이 원고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지시를 내리고 감독·통제하였는지'에 관한 비교적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증거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이러한 점을 뒷받침하는 듯한 증거로서 제시한 갑 제14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업무일지'의 경우 이를 살펴보아도 원고가 처리한 업무를 매우 간략하게 메모한 정도에 불과하여 B과 원고의 업무상 관계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하고, 문자메시지의 경우도 원고가 B과 정보를 공유하는 수준에 불과하여 위 추단사실을 번복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3)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