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5. 12. 9. 선고 2024노122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자가 추락한 장소는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건물과 그 옆 건물 사이를 잇는 플라스틱 채광창으로, 위 장소는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되는 장소 또는 점검통로가 설치되는 부분이 아니므로 피고인에게 안전난간 등 안전 및 보건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공사의 감독자들은 M, N동 건물에 각 안전사다리를 설치하고 M동 건물에서 N동 건물로 이동시 안전사다리를 통해 지상으로 내려온 후 이동하도록 하였음에도 피해자는 작업지시 사항과 달리 임의로 M동 건물과 N동 건물 사이의 채광창을 통해 이동하다가 추락하였다.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그와 같은 방식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으므로 산업재해 발생에 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 ·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 규칙'이라고 한다)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 · 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 · 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 · 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등 참조).

2)

안전보건규칙은 작업장으로 통하는 장소 또는 작업장 내에 근로자가 사용할 안전한 통로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고(제22조 제1항), 높이 또는 깊이 2미터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안전대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며(제32조 제1항 제2호), 근로자가 지붕 위에서 작업을 할 때에 추락하거나 넘어질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지붕의 가장자리에 안전난간을 설치하고, 채광창(skylight)에는 견고한 구조의 덮개를 설치하며, 슬레이트 등 강도가 약한 재료로 덮은 지붕에는 폭30센티미터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곤란한 경우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45조).

위와 같이 안전보건규칙에서는 사업주 또는 도급인으로 하여금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 뿐 아니라 작업공간으로 통하는 장소에 대하여도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태양광구조물이 설치될 지붕 위 뿐만 아니라 작업장 사이의 이동이 예상되는 장소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음은 명백하다. 또한 근로자가 M동에서 작업 후 9미터 아래의 지상으로 내려와 지상에서 N동으로 이동한 후 다시 9미터 높이의 지붕으로 올라가는 통행의 방법이 아닌 2.5미터 가량 떨어진 M동 지붕과 N동 지붕 사이를 연결하는 채광창 쪽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예상 불가능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형을 변경하여야 할 정도로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해자의 과실이 존재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하여 피해자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나, 피고인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박현이(재판장) 황지애 정세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