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관광호텔 및 호텔경영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3. 11. 27. 피고가 운영하는 속초시 소재 C리조트(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환경미화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다.
원고에 대한 시말서 제출 요구 및 자진퇴사 처리 등
피고는 2024. 7. 15.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법정의무교육을 실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의 인사담당자인 지배인 D과 원고 사이에 언쟁이 발생하였다. 이에 피고는 D을 통하여 원고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는 D의 문자메시지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2024. 7. 20. 정형외과 의사에게 '힘줄염 NOS, 손목터널증후군, 기타 관절의 일차적 관절중, 손, 요통 NOS' 증상으로 8주간의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그 다음날인 2024. 7. 21. 피고의 본부장 직함을 사용하는 E과 통화하면서 위와 같은 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
원고는 2024. 7. 22.부터 별도의 결근계나 병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출근하지 않았고, 피고는 2024. 8. 6. 상실사유를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로 하여 원고의 고용보험 자격상실 신고를 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 구제신청 사건의 경과
원고는, 피고가 20024. 7. 20.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0. 26. 원고가 자진퇴사 의사를 표시하였거나 피고의 퇴사 처리를 용인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에 대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2. 17.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G, 이하 '관련 구제신청 사건'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E을 통하여 원고의 손이 나을 때까지 쉬겠다고 하였을 뿐 피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의 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퇴직 처리를 하였고, 이는 근로기준법 혹은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해고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해고 무효 확인 및 복직이 완료될 때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한다.
판단
해고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6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고가 피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해지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르면 피고의 사원이 질병 등의 사유로 결근할 때는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결근계를 제출하여야 하고, 병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검진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를 신청한 뒤 피고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원고가 피고에게 별도의 결근계나 병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2024. 7. 22.부터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2024. 7. 21. E과 통화할 당시 E에게 구두로 병가를 신청하였고, E이 이를 수락하였기 때문에 출근하지 아니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내용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질병을 이유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휴무를 신청하면서 이를 구두로만 고지하고 정식 승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 점, E은 본부장 직함을 사용하고 있을 뿐 원고의 휴가를 승인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으며 원고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원고의 인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D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② 원고는 2024. 8. 21. E과 통화를 하면서, '내가 사직서 물론 내가 쓰러간다는 것은 내가 본부장님한테 그랬잖아요. 이게 실업급여가 됩니까? 모른다고 하셨죠?', '아니 사직서 나는 처음이라 사직서 쓰면 내가 아프면 실업급여가 나오는 줄 알았어. 나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건 내가 사직서 쓰면 안 나온대요.''혹시 이거 실업급여 됩니까? 본부장님은 모른다고 그러기에 그래요 물으면 내가 그 사직서를 왜 써요? 그거를 혜택도 못 받았는데 왜 쓰냐고요. 생고생하는데 쉬고 있는데 내가 실컷 고용보험 드는 이유가 뭡니까?'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항의하였는데, 위와 같은 원고의 발언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질병 등의 사유로 사직할 경우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E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가, 이후 자진하여 퇴사를 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없는 사실을 알고 자진 퇴사 처리가 된 것에 항의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병가를 신청하였는데 퇴사 처리가 된 것에 항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가 2024. 8. 20.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로 보이는 H와 나눈 대화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H는 퇴사 처리가 된 것이냐는 원고의 질문에 '아, 그만두신다고 했다며?'라고 대답한 바,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고는 '아니, 이제 그, 아프니까, 저기, 헌다고 했지. 내가. 본부장님이 힘드시니까 일단은 사람 쓰고. 그래서 저번에 그것도 본부장님하고 통화했거든요, 그전에 내가.왜 그러냐면 "내가 지금 손이 이렇게 되니까 당장 일 못 하니까 우선 뭐." 본부장님은 그러시던데요? "주위에 일할 사람 우선 있으니까 쓰겠다"고 그래서 나는 연락 없으시길래 일단은 "그러면 잘 쓰고 계신가보다." 난 그렇게 생각했지. 그래서 혹시 이제 물어본 거야. 그래도 아까 이제 본부장님 전화 통화하니까 모르, 모르시더라고요. 나는 내용이 어떤가 이제 알고 내가 이제 뭐 사직서 저기를 쓰러 가든가 어쩌든가 해야 하는데, 만약에 이제 뭐 저는 회사에서 그만두라고 하면 뭐 어쩔 수 없지만.'이라고 하였는데, 위와 같은 원고의 발언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는 따로 향후 질병이 치료되면 복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고 질병으로 인하여 일을 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후 원고가 피고에게 아무런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아니한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4. 7. 21. 직후 이 사건 사업장 인근의 숙소에서 퇴거하여 전주시 소재 아파트로 이사를 하였고, 이후 약 한 달간 피고의 인사담당 직원 등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으며, 관련 구제신청 사건에서 '한 달 동안 약 먹고 쉬면서 상태가 호전되면 회사로 복귀하고 회사에서 저를 안 받아주면 실업급여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일단 한 달 치 약을 먹고 결정을 내리고자 했다'는 취지의 이유서를 제출하기도하였던바, 원고가 단순히 휴직할 의사만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임금 지급 청구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임금 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혁성(재판장) 임종찬 이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