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6. 3. 19. 선고 2025가합1369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가.

제1 계약의 체결

1)

원고와 피고는 2022. 12. 21. 피고가 원고에게 화물의 운송을 위탁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화물운송계약(이하 '제1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제1 계약 제3조(계약기간 및 계약의 갱신) 제1항은, "본 계약의 계약기간은 2022. 12. 21.부터 2023. 12. 31.까지이며, 원고 또는 피고가 계약만료 3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는 한 동일한 조건으로 1년간 계약이 연장된다. 다만, 운송요금은 노임, 유류비,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재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19조(손해배상 책임) 제2항 제3호는 "피고가 부당하게 위탁을 취소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은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

나.

제2 계약의 체결

1)

원고와 피고는 2024년경(2024. 5. 13. 무렵으로 보인다) 다시 제1 계약과 같은 취지의 화물운송계약(이하 '제2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제2 계약 제3조(계약기간 및 계약의 갱신) 제1항은, "본 계약의 계약기간은 2024. 1. 1.부터 2024. 12. 31.까지로 한다. 다만, 벌금형 또는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일이 발생되면 즉시 계약은 종료된다."고 규정한다. 즉, 제2 계약 제3조 제1항에는 제1 계약 제3조 제1항과 같은 묵시적 갱신에 관한 내용이 없다.

다.

피고의 계약 종료 통보

피고는 2024. 11.경 원고에게 제2 계약의 종료를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4. 12. 31. 후로 피고에 관한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였다.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제1, 2 계약에 따라 원고가 수행하여야 할 업무의 내용은 피고가 결정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원고를 지휘·감독하면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였으며, 원고의 차량에는 피고의 상호가 표시되어 있었고 GPS 장치도 설치되어 피고는 언제든지 원고 차량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원고는 각종 안전용품·비품·작업복 등을 피고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면서 비품대장과 수령증을 작성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원고가 제3자에 의한 업무 대행 및 다른 사업장에 대한 노무제공 가능성이 제한되어 있었던 점, 원고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원고가 매월 지급받는 보수는 운반물량에 의하여 정산한 금액이기는 하나 근로의 대가로 봄이 상당한 점, 제1, 2 계약의 계약서 명칭인 '화물운송계약서'는 그 명칭에 불과한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고,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25. 1.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기존 3개월간의 임금 평균액인월 11,896,061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원고가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점을 기본적 전제로 한다. 그러나 갑 제1 내지 10, 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만으로는 그러한 전제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①

제1, 2 계약의 계약서에 원고는 '수탁자'로, 피고는 '위탁자'로 표시되어 있고, 임금·근로시간·휴일·휴가 등에 관한 규정은 없다. 그 외에 계약서의 문구상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 관계에 있다고 볼 만한 부분도 없다.

②

물론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을 기준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원고가 수행하여야 할 업무의 내용을 피고가 결정하는 것은 도급관계에서든 고용관계에서든 당연한 것이고, 배차시간과 장소가 지정되는 것 또한 운송업무에 있어서는 일반적이다.

③

원고는 소위 '지입차주'인바, 원고가 운송업무의 핵심이 되는 재산을 사실상 보유하고 있고, 그에 따라 차량과 관련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즉, 원고는 피고가 운송과 관련된 비용을 부담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 전 3개월간 지급된 보수의 평균액이 11,896,061원에 달함에 비추어볼 때 피고가 계약에 따라 정해진 운송비나 일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료(제2 계약 제12조 제3항은 피고로 하여금 보험료 중 50%를 부담하도록 규정한다) 등 외에 다른 비용을 부담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그리고 이러한 측면에서 원고가 근로자라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11,896,061원 전액을 임금이라고 볼 수도 없다).

④

원고가 피고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대가는 운반물량에 의하여 정산한 금액이고, 따로 기본급 등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업무 자체 외의 영역에서 원고에게 어떠한 간섭을 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에 의하여 휴무 등이 제한되어 있었다면서 그에 관한 증거로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갑 제12, 13호증)을 제출하였으나, 이에 의하더라도 휴무 여부는 특별한 규범적 제약 없이 본인이 자유롭게 결정하여 피고에게 통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다만 원고의 차량에 피고의 상호가 표시되어 있었고(피고는 이를 뚜렷이 다투지 않는다) GPS 장치도 설치되어 피고는 언제든지 원고 차량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던 점, 원고가 각종 안전용품·비품·작업복 등을 피고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면서 비품대장과 수령증을 작성한 일이 있는 점, 원고가 피고로부터 운송업무와 관련한 교육을 받은 일이 있는 점 등은 원고에게 유리하게 고려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물건이 적시에 안전하게 통일적으로 도착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운송업무의 특색에 비추어보면이 역시 근로자성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사정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위반

제1, 2 계약의 계약서는 피고가 원고와 같은 지입차주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미리 마련하여 제시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 약관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약관에 해당하는데, 그중 계약기간에 관한 내용은 계약서의 주요한 부분으로 설명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피고는 제2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에게 묵시적 갱신에 관한 내용이 삭제된 제3조 제1항의 내용을 알리지 않았는바, 제2 계약은 약관법 제16조 단서에 따라 그 전부가 무효이다.

2)

기망에 의한 취소

피고의 직원은 원고와 제2 계약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제1 계약에 존재하였던 묵시적 갱신에 관한 내용이 삭제된 것을 원고에게 알리지 않았고, 오히려 제2 계약에 관한 계약서가 묵시적 갱신에 관한 내용이 그대로 존재하는 다른 지입차주들과의 계약서와 똑같다고 말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기망에 의하여 제2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제2 계약을 취소한다.

3)

구체적인 청구의 내용

제2 계약이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실효된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제1 계약만이 유효하다. 그런데 제1 계약은 계약만료 3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는 한 동일한 조건으로 1년간 계약이 연장된다고 규정하므로, 2024. 11.경 이루어진 이 사건 통보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제1 계약 제19조 제2항 제3호에서 정한 부당한 위탁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107,064,549원(= 기존 3개월간의 임금 합계액 35,688,183원 × 3배)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약관법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제1, 2 계약의 계약서는 피고가 원고와 같은 지입차주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미리 마련하여 제시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 약관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약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피고의 주장대로 'C 노동조합 D단체'가 위와 같은 계약서의 작성 과정에서 상당한 관여를 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나아가 제1, 2 계약과 같은 계약의 계약기간이나 갱신 조건은 원고에게 중요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약관법상 설명의무는 본래 약관에 존재하는 내용을 대상으로 하는 것임에 반하여 여기서 원고가 주장하는 것은 피고가 원고에게 어떠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어야 한다는 것이어서 그것이 설명의무의 적용 범위 내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설령 그것이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약관법 제3조 제4항은 설명의무 위반의 효과로 해당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규정할 뿐인데, 피고가 제2 계약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한들 결론에 있어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물론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설명의무 위반의 최종적 효과로 제2 계약 전체의 무효를 주장하나, 그 근거로 드는 약관법 제16조 단서는 "유효한 부분만으로는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거나 그 유효한 부분이 한쪽 당사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경우에는 그 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는바, 이 사건에서 제2 계약의 유효한 부분만으로는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거나 그 유효한 부분이 한쪽 당사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갑 제1, 2,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제2 계약은 운송비, 주선료, 보험료등에 있어서는 제1 계약보다 원고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사실이 인정되기도 하여, 원고는 제2 계약의 내용을 제대로 알았더라도 제2 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기망에 의한 취소 주장에 관한 판단

1)

제2 계약의 계약서에 제1 계약에 존재하였던 묵시적 갱신에 관한 내용이 없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 3,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그 무렵 다른 지입차주들과 체결하였던 화물운송계약의 계약서 제3조 제1항에는 묵시적 갱신에 관한 내용이 여전히 존재하였던 사실, 피고의 직원이 2024. 5. 13. 원고에게 제2 계약의 계약서는 피고가 그 무렵 다른 지입차주들과 체결하는 화물운송계약의 계약서와 내용이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피고가 제2 계약의 계약서 자체를 위·변조하거나 제3조 제1항을 알아보기 어렵게 한 것은 아닌 점, 피고의 직원은 2024. 5. 13. 원고와 위와 같은 대화를 하면서 가급적 계약서의 변경된 내용 등을 설명하려고 하였는바 피고나 피고의 직원에게 어떠한 기망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에 따라 피고의 직원이 한, '제2 계약의 계약서는 피고가 그 무렵 다른 지입차주들과 체결하는 화물운송계약의 계약서와 내용이 같다'는 취지의 말도 모든 내용이 완전하게 동일하다는 것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어떠한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나아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나 피고의 직원에 의해 기망당하여 제2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현준(재판장) 이건희 이동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