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6. 3. 3. 선고 2025고정59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김제시 B 소재 유한회사 C(이하 '회사'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제조업(금속자재)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퇴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12. 10.부터 2024. 4. 8.까지 근로 하고 퇴직한 D의 2024년 4월 임금 488,000원(이하 '이 사건 임금'이라 한다) 및 퇴직금 14,053,881원(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을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D의 진술내용은 전체적으로 믿기 어려운바, 현금으로만 임금을 수령하던 D가 2024. 4. 9.경부터 갑자기 출근하지 않으면서 피고인의 연락을 받지 않아 이 사건 임금이 지급되지 못한 것일 뿐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고, D가 2019. 12. 10.경 입사하여 2024.1. 5.경 퇴사하면서 퇴직금 9,915,000원을 현금으로 수령한 후 재입사하였다가 약 3개월 후인 2024. 4. 9.경 다시 퇴사하였으므로<1> D가 2019. 12. 10.경부터 2024. 4. 8.경까지 연속하여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계산된 이 사건 퇴직금 14,053,881원을 지급할 의무가 피고인에게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D는 "2024. 5.경 피고인에게 미지급 임금을 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자 피고인이 회사로 오라고 했다"고 주장하는데(증인 D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2> 5쪽), 실제로는 피고인이 2024. 5. 28.경 D에게 "미지급 임금의 정산을 위해 연락달라"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이다(2025. 10. 22.자 변호인의견서에 첨부된 증 제3호증 참조).

②

피고인은 위 문자메시지와 관련하여 "D가 항상 현금으로 임금을 지급받았고, D가 퇴사하기 몇 달 전 알려준 계좌번호로는 한 번도 송금한 사실이 없어 유효한 계좌인지를 몰라 계좌이체를 할 수는 없었기에 회사로 와서 받아가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설명하는데(피고인신문 녹취서 4쪽), 이러한 설명이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③

D는 수사기관에서 "근무기간: 2018. 12. 10.~2023. 12., 퇴직금 9,915,000원"등의 내용이 기재된 '가불(퇴직금) 정산 신청서(증거기록 14쪽, 이하 '이 사건 퇴직금신청서'라 한다)'에 서명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10쪽), 이 법정에서는 자신이 서명한 것은 맞으나 그 내용을 모르고 서명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다가(D 증언녹취서 7쪽), 이 법원 양형조사관에게는 2025. 11. 4. '피고인이 자

신의 서명을 위조했다'는 취지가 기재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그 진술내용에 일관성이 없다. 그런데 이 사건 퇴직금 신청서상 D의 서명은 D의 급여지급 확인서(증거기록 27 내지 32쪽)나 가불신청서(2025. 10. 22.자 변호인의견서에 첨부된 증 제1호증) 등을 통하여 확인되는 D의 진정한 서명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④

한글을 알지 못하는 D가 이 사건 퇴직금 신청서상 '퇴직금'이라는 기재는 읽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아라비아 숫자로 기재된 9,915,000원(자신의 평소 급여 약 234만 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부분은 인지를 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인데, D가 평소에도 이 사건 퇴직금 신청서와 동일한 양식으로 작성된 '가불신청서'에 서명하고 거기에 기재된 금액을 현금으로 가불받아 갔음을 고려할 때(위 증 제1호증 참조), 이 사건 퇴직금 신청서에 서명하고도 전혀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⑤ D는 2023. 11.경부터 2024. 3.경까지 기간 중 월 20.2일 내지 23.75일 정도를 근무하였는데(증거기록 27 내지 32쪽), 수사기관에 제출한 진정서(증거기록 6쪽)에는 '매일 08시부터 18시까지 월 26~27일을 근무했다'고 기재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매일08시부터 22시까지 월 28~30일을 근무했다'고 증언하는 등(D 증언녹취서 3, 4쪽), 자신의 근무시간과 근무일수를 부풀려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⑥

피고인은 2024. 1. 5. D에게 지급된 9,915,000원의 산출경위에 대하여 "원래1,050만 원 정도인데 가불금 60만 원 정도가 있어 이를 공제한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피고인신문 녹취서 5쪽), E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당시 인수인계를 위해 함께 근무하던 전임자가 가불정산서 양식을 변경하여 D에 대한 퇴직금 정산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고, 이에 따라 작성된 이 사건 퇴직금 신청서에 피고인이 결재한 후 현금 991만 원을 주었다, D가 퇴사한다는 말도 없이 2024. 4. 8.부터 출근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 내지 8쪽).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기희광

1따라서 재입사 후 근로기간이 1년에 미치지 못하여 이 부분 근로에 대하여는 퇴직금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 참조).

2이하 'D 증언녹취서'라 한다.

증거목록1

증거목록2

증거목록3

증거목록4

증거목록5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