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6월에, 피고인 B을 벌금 1,000,000원에, 피고인 C를 벌금 5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 C가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의 업무방해 부분(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2009. 2.경부터 같은 해 3.경까지의 업무방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이 기간 집회 개최 행위 등은 주식회사 F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 한다)의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의 조합활동에 해당하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하고 있는 쟁의행위에 관한 조합원찬반투표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또한 피고인들의 집회 개최 등의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보장된 정당한 조합활동이고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소음한도 80데시벨(dB, 이하 dB 생략)을 넘지 않았으므로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에 따라 용인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집회개최행위 등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고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2009. 6. 10.경부터 같은 달 11.경까지의 업무방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의 쟁의행위과정에서 폭력 또는 파괴 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상당한 범위 내의 것이면 쟁의행위 자체의 태양과 방법은 정당하다. 피고인들의 쟁의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은 이 사건 호텔의 직원인 노조 조합원들이 행한 것이 아니므로 그러한 사정으로 노조의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할 수 없다. 또한 쟁의행위에 참가한 일부 조합원이 폭행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체 쟁의행위가 그 정당성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없다.
피고인 A의 업무상 횡령 부분(사실오인, 법리오해)
이 사건 호텔 별관 2층에 있는 구내식당(이하 '이 사건 구내식당'이라 한다)은 이 사건 노조가 아닌 B 개인이 운영한 것이다. 이 사건 구내식당의 임대차 계약서 작성 당시에 피고인은 참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계약체결내용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계약서에도 계약명의자는 B으로 되어 있으며 계약과 관련한 법적문제도 B의 책임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구내식당의 운영과 관련하여, 회사 측에서 보낸 공문은 B 개인에게 발송되었고 노동조합의 대의원대회 등 어떠한 의결단위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으며, 노동조합 규약에 의거한 회계감사를 받은 적도 없다.
이 사건 구내식당의 운영이익금은 피고인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이 이 사건 노조로부터 보전받거나 변제받아야 할 금원을 이 사건 노조의 재정적 여건 때문에 B이 대신 변제해준 것이다.
검사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정한 위력에 해당하고, 쟁의행위의 적법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형법 제20조에 정한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만 원, 피고인 B: 벌금 200만 원, 피고인 C: 벌금 1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들 주장에 대한 판단
2009. 2.경부터 같은 해 3.경까지의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 이때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으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어야 하며, 이러한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5698 판결 등 참조).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집단적인 형태로서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통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민주국가에 있어서 국민의 정치적·사회적 의사형성과정에 효과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민주정치의 실현에 매우 중요한 기본권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수단과 방법이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으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사상 범죄를 성립시키는 경우에 있어서는 집회 및 시위행위 자체에 성질상 집단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형사범죄와는 다른 특별한 취급을 하여야 할 근거는 없다. 그리고 집회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으로 회합하고 공공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서 그 회합에 참가한 다수인이나 참가하지 아니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므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도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합리적인 범위에서는 확성기 등 소리를 증폭하는 장치를 사용할 수 있고 확성기 등을 사용한 행위 자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집회나 시위의 장소, 태양, 내용과 소음 발생의 수단, 방법 및 그 결과 등에 비추어, 집회나 시위의 목적 달성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을 발생시킨 경우에는 위법한 위력의 행사로서 정당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4467 판결 참조).
이 사건 노조가 개최한 집회가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에 해당하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하고 있는 쟁의행위에 관한 조합원찬반투표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보장된 조합 활동의 일환이라는 주장은 일응 타당하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2009. 2. 27.경부터 시설업무 외주화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이 사건 호텔 앞 인도 등에서 집회(이하 '이 사건 집회'라 한다)를 개최하면서 차량에 부착된 확성기를 이용하여 노동가요를 틀고, 집단적으로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는데, 2009. 3. 11. 주식회사 제주환경개발에서 측정한 소음도는 이 사건 호텔 로비 앞이 89.2데시벨이고, 객실안은 81.4데시벨이었던 점, ② 이 사건 호텔 주변 상인인 Y, Z은 검찰 및 원심에서, "이 사건 집회로 발생한 소음에 의하여 전화를 받을 수 없었고 손님이 거의 오지 않을 정도였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조합 측 등에 수차례 소리를 줄여달라는 요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BD, BE도 검찰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호텔 직원 H, AC, J 등은 원심에서 "이 사건 집회로 인한 소음 때문에 호텔 영업을 하지 못할 정도였고 그 결과 호텔예약이 취소되고 추가예약이 들어오지 않거나, 이용객들이 퇴실하는 등 호텔 영업에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④ 이 사건 집회가 이 사건 범죄사실 일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로 이 사건 호텔 정문 앞 인도, 호텔 맞은편 인도 등 호텔과 인접한 장소에서 한 달 가까이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집회로 발생한 소음으로 인해 투숙객에게 침식의 평온을 제공해야할 호텔에 영업상 피해가 발생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점, ⑤ 경찰이 2009. 3. 4. 측정한 소음도는 1차 소음도 73.6데시벨(측정시간 16시 47분경), 2차 소음도 76.4데시벨(측정시간 16시 57분경)에다가 배경소음도 69.5데시벨(측정시간 16시 42분경)를 반영한 대상 소음도가 73.0데시벨이고, 2009. 3. 11. 측정한 소음도는 1차 소음도 77.0데시벨(측정시간 17시 03분경), 2차 소음도 73.5데시벨(측정시간 17시 16분경)에다가 배경소음도 69.5데시벨(측정시간 16시 45분경)를 반영한 대상 소음도가 75.25데시벨인 것을 알 수 있으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4조 별표 2에 따른 소음기준(이 사건과 같은 주간, 기타 지역 80데시벨)의 초과여부가 업무방해죄의 위력여부를 결정짓는 유일한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없는 점(경찰 측정치에도 측정 일자 및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고, 대상 소음도 역시 위 별표 기준 80데시벨에 미치지 못하나 상당부분 근접한 것을 알 수 있다), ⑥ 한편, 경찰이 측정한 이 사건 집회의 소음도의 정확성과 관련하여 제주동부경찰서 정보과 경사 BF가 작성한 수사보고(제주동부경찰서 정보과 소음측정 건)의 기재에 의하면 "제주동부경찰서 정보과에서는 이 사건 집회 소음 측정시 경찰측에서 소음측정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노조원들이 확성기차량에서 소음을 줄이고 측정을 안하면 소음을 높이는 행태를 보임으로서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소음관리를 하였다는 정보과 직원들의 언동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집회의 소음을 측정한 순경 BG은 원심에서, "이 사건 집회가 있는 장소에 사복을 입고 가서 여러차례 소음을 측정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소음측정을 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소음 측정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나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대하여, "일반 사람들이 측정기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소음 측정방법은 삼각대 위에 측정기를 올려놓고 소음 방향으로부터 적정한 거리를 두고 벽으로부터 1미터 이내에 세워두고 측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한바 피고인들을 포함한 집회 참여자들이 BG이 소음을 측정하려는 모습을 보고 그 소음 발생정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관리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점(다만, BG은 원심에서 "소음을 측정하는 동안 노동조합 측에서 소리를 줄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⑦ 호텔 직원인 AA은 검찰 및 원심에서 "손님이나 주변 상인이 항의할 때와 경찰 정보과에서 소음을 측정하려고 할 때 살짝 줄이고,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볼륨을 올립니다. 소음을 줄이는 장면을 직접 여러번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⑧ 피고인들이 속한 노동조합에서 교육선전부장의 직책을 가지고 있었던 AF는 검찰에서 "확성기 소음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민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파출소에서 소리가 크다면서 소리를 줄여달라고 한 때도 있었고, 주변 횟집 주인이 소리를 줄여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였다. 영업에 지장을 주었는지는 잘 모르고 민원인이 와서 시끄럽다고 하면 저희는 그때마다 소리를 줄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정한 위력에 해당하고, 이 사건 집회는 그 목적 달성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을 발생시킨 경우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법한 위력의 행사로서 정당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009. 6. 10.자, 같은 달 11.자 각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정당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인바, 쟁의행위에서 추구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 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다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7두12859 판결 등 참조). 또한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먼저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2009. 2. 27.경부터 피해자 호텔 앞에서 시설업무 외주화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구호를 외치면서 이 사건 집회를 하였던 점, ② 이 사건 노조는 미리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거쳐두었다가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가 2009. 5. 13. 조정중지결정을 내리자 2009. 5. 14. 쟁의행위 신고를 하고 파업에 돌입한 점, ③ 이 사건 노조원 일부가 2009. 6.경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해고된 노동자를 원직에 복직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작성하여 배포한 점, ④ U연맹의 조합원도 참석한 2009. 6. 11. 개최된 집회에서는 조합원들이 비조합원들을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쟁의행위에 이르게 된 데에는 2009년 임금·단체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목적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시설업무 외주화 철회, 정리해고 철회 등의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다면 파업 등의 쟁의행위에 이르지 않았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시설업무 외주화, 정리해고 등을 철회시키는 데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의 시설업무 외주화, 정리해고 등의 결정은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인데,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달리 찾아볼 수도 없으므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피고인들의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집회로 발생한 소음의 정도와 쟁의행위 과정에서 폭력이 수반된 점 그밖에 이 사건 쟁의행위의 장소, 시간, 방법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그 수단도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업무상 횡령 부분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A은 2006. 5.경 위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이 사건 호텔의 전무이사였던 G와 2006. 5. 12.부터 2년간 이 사건 호텔의 직원구내식당을 노동조합에서 임대하여 운영하되, 이 사건 구내식당의 운영이익금을 피해자 H 등 위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후생복리비로 사용하기로 약정하고, 그 후 계약기간을 2008. 7. 31.까지로 연장하였다. 피고인 A은 위 약정에 따라 2006. 5.경부터 2008. 7.경까지 이 사건 호텔로부터 직원식비 명목으로 매월 1,700만 원 내지 1,800만 원을 당시 위 노동조합의 수석부위원장인 B 명의의 신한은행 제주지점 계좌(계좌번호 I)로 송금받아 이 사건 구내식당의 운영에 사용하고 남은 이익금을 조합원들을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06. 10. 17. 피고인 A 명의의 신한은행 제주지점 계좌로 이체하여 제주시 일원에서 마음대로 할부금 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8. 3. 10.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1)에 기재된 것과 같이 32회에 걸쳐 18,458,560원을 개인적인 용도나 전국노동조합대회 미참석자에 대한 반환금 등의 용도로 임의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18,458,560원 모두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먼저 이 사건 구내식당은 이 사건 노조가 아닌 B이 운영한 것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이 사건 호텔의 직원이자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이었던 H는 경찰 및 원심에서 "피고인이 2006. 6월 경 이 사건 노조 임시총회에서 저를 비롯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텔 구내식당을 노조에서 운영하고 식당 운영이익금은 향후 조합원들의 후생복리비로 사용할 것이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V, W, AT도 경찰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한 점, ② 이 사건 호텔의 전무이사로서 호텔경영총괄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G는 경찰, 검찰 및 원심에서 "2006년도에 구조조정을 하면서 구내식당을 임대해주기로 결정하였는데, 피고인이 임대조건을 보더니 이 사건 노조에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피고인은 노조이름으로 했을 경우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있고 자신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야하는 문제가 있어 난색을 표하여 운영자 명의를 어떻게 하냐 하는 문제로 계약이 두 달 정도 미루어졌다. 나중에 피고인이 B 명의로 해달라고 하였다. 호텔 측에서는 누구의 명의로 하던지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임대보증금과 관리비는 이 사건 노조에서 돈이 없다고 하여 회사가 이 사건 노조에 지급해야 할 직원 식사비에서 공제하였다. 회사측에서 이 사건 구내식당의 텔레비전과 에어컨 등 비품을 지원했고, 이 사건 구내식당의 가스사용대금도 이 사건 노조의 요청으로 면제해주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노조 게시판에는 이 사건 노조 명의로 "구내식당과 관련해 마음에 안 드시면 직접 운영을 하시던지 다른데 임대를 주면 됩니다. 우리는 구차스럽게 재계약할 마음 추호도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된 점, ④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회사로부터 B명의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I, BH, 구계좌 포함이고 이하 '이 사건 B의 계좌'라 한다)에 입금된 식당운영 이익금의 일부가 실제로는 이 사건 노조를 위하여 사용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구내식당은 이 사건 노조가 B의 명의를 차용하여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위 범죄일람표 순번 1, 2, 17 내지 21, 31, 32 부분(150만 원, 55만 원, 26만 3,000원, 195만 200원, 74만 원, 45만 5,360원, 500만 원, 200만 원, 250만 원, 합계 14,958,560원이고 이하 '이 사건 14,958,560원 횡령 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본다.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6. 6. 2. 선고 2005도3431 판결 참조). 그리고 업무상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내심의 의사에 속하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돈이 모두 사라졌으나 그 돈의 행방이나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또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용처에 사용된 자금이 위 돈과는 다른 자금으로 충당된 것이 드러나는 등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용처에 위 돈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고 오히려 피고인이 위 돈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점에 대한 신빙성 있는 자료가 많은 경우에는 일응 피고인이 위 돈을 불법영득의 의사로 횡령하였다고 추단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도589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이 사건 B의 계좌, 피고인 명의의 신한은행 각 계좌(계좌번호: BI, BJ, 이하 '피고인의 각 계좌'라 한다), X 명의의 농협계좌(계좌번호: BK, 이하 'X의 계좌'라 한다)의 각 계좌거래내역서에 의하면, 이 사건 14,958,560원 횡령 부분에 해당하는 금원이 이 사건 B의 계좌에서 피고인의 각 계좌, X의 계좌로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일자에 각 이체된 점, ② 피고인은 피고인 각 계좌로 입금된 7,958,560원을 인출하거나 할부금을 변제하는 등 임의로 사용한 정황이 보이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용처에 위 돈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점, ③ X은 경찰에서 "2005년부터 피고인에게 100만 원, 200만 원씩 돈을 빌려준 적이 있어서 갚아달라고 했더니, B이라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500만 원, 200만 원 합계 700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이 사건 구내식당 운영 이익금의 사용처와 관련하여 어떠한 회계장부도 작성되지 않았고, 이 사건 노조의 규약에도 피고인이 주장하는 노조위원장의 판공비나, 출장비, 사무용품구입비, 선거기탁금, 출장비 등의 지급근거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14,958,560원을 횡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위 범죄일람표 순번 3 내지 16, 22 내지 30 부분{각 224만 원(160,000원×14)과 126만 원(140,000원×9)이고, 그 합계 350만 원을 '이 사건 350만 원 횡령 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본다.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위탁취지에 반하여 권한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의 처분행위(반환거부를 포함)를 하려는 의사를 의미하고, 보관자가 소유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를 처분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 할 수 없다(대법원 1982. 3. 9. 선고 81도300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노조는 '육지부 전국노동자대회 행사' 참가를 위한 교통비를 각 조합원의 급여에서 공제하였고 불참자에게는 이를 반환한 사실, 이 사건 구내식당 운영이익금 중 350만 원이 AF, V 등의 불참자들에 대한 위 교통비 반환에 사용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 당시부터 희망자에 한해 교통비가 매달 2만 원씩 조합원의 계좌에서 공제되었고, 이 교통비가 별도로 관리되지 않아 일상적인 노동조합 운영비와 같이 사용되었는데, 이후 불참자들에게 교통비를 반환할 때 이 사건 노조의 재정이 여의치 않아 당시 이 사건 노조의 사무국장이던 C가 B에게 부탁하여 불참자들 각 자에게 반환하였을 뿐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며 이 사건 350만 원 횡령 부분에 대해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부인하고 있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이 사건 노조는 이 사건 구내식당의 운영 이익금을 조합원들의 후생복리비로 사용하기로 한 점, 식당운영 이익금의 사용목적이나 용도가 엄격하게 특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공소사실 자체로도 피고인이 위 350만 원을 조합원들을 위해 사용한 이상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350만 원 횡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호텔 측에서 2009. 5. 8. 정리해고 대상자 15명 중 9명을 해고하는 등 위 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위 노동조합은 피고인들을 중심으로 2009. 6. 9.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하면서 이 사건 호텔 측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취하기로 결의하고, 이에 대항하여 호텔 측에서도 같은 날 직장폐쇄 조치를 취하였다.
피고인들은 호텔 측의 직장폐쇄 및 퇴거요청에도 불구하고 2009. 6. 9. 16:00부터 같은 날 16:30까지 사이에 호텔의 시설물인 호텔 로비 앞 현관에서 위 노동조합 노조원들 50여명과 함께 시설팀 외주화 및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면서 그곳에 있는 T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차량에 부착된 확성기를 이용하여 노동가요를 크게 틀고 집단적으로 구호를 제찰하고 고함을 지르는 등 과도한 소음을 일으킨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같은 해 6. 17.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순번 1, 4 내지 9)와 같이 호텔 측의 직장폐쇄 및 퇴거요청에도 불구하고 집회 신고되지 않은 호텔의 시설물인 호텔 로비 앞 현관에 모여 집회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확성기를 이용하여 노동가요를 크게 틀고 집단적으로 구호를 제창하여 과도한 소음을 일으키는 등으로 호텔예약이 취소되고 추가예약이 들어오지 않거나 이용객들이 일찍 퇴실하게 하는 등 호텔 영업에 손해를 입혔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피해자인 이 사건 호텔의 호텔영업 업무를 방해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의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가 쟁의행위로서 주체, 목적, 절차, 수단 및 방법상의 정당성을 모두 갖추었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호텔의 업무활동의 자유의사를 억압할 만한 유형력을 행사하는 등 위력으로써 이 사건 호텔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이 사건 집회와 관련하여 앞서 인정한 사정에다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2009. 6.경의 집회는 이 사건 호텔 로비 앞 현관에서 이루어져서 2009. 3.경의 집회보다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이고 투숙객들의 통행까지 방해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업무방해죄의 위력과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과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공소사실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같은 법 제38조에 따라 동시에 판결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니,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의 업무상 횡령의 점에 관한 항소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도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1) 연번 2의 횡령일시 '2009. 11. 9.'를 '2006. 11. 9.'로 직권으로 정정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