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집회는 대학교 내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신고 대상인 옥외집회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이 사건 집회가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대학교의 업무가 종료된 17:00경부터 40분간 다른 사람들의 출입이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옥외집회'에 해당하는지 여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하며,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에서의 집회는 설사 그곳이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닐지라도 그 장소의 위치와 넓이, 형태 및 참가인원의 수, 집회의 목적과 성격 및 방법 등에 따라서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집시법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에 포함된다. 다만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이념과 집시법 제2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22조 제2항의 내용 및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집회의 목적, 방법 및 형태, 참가자의 인원 및 구성, 집회 장소의 개방성 및 접근성, 주변 환경 등에 비추어 집회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나 일반 공중 등 외부와 접촉하여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예견가능성조차 없거나 일반적인 사회생활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설령 외형상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개최되는 집회라고 하더라도 이를 집시법상 미신고 옥외집회의 개최행위로 보아 처벌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2도11518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집회는 피고인을 포함한 전국대학노동조합 호남제주지역본부 간부 및 C대학교지부 조합원 총 25명이 2013. 6. 25. 17:00경 C대학교 본관 입구 외부 계단(본관 건물 외부에 돌출된 상태로 차량과 사람이 다니는 통행로와 접하여 있다)에 집결하여 약 1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점, ② 이 사건 집회 참가자들은 위 계단에 서서 "취업규칙을 무효화하고 다시 제정하세요", "노조법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십시오", "대학노조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우리와 대화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 3개를 들고 "합법노조 인정하라,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라"는 등의 구호를 제창하였고, 위 계단 앞 통행로에 정차된 승합차에 장착된 확성기를 이용하여 일부 진행 발언이나 구호 선창이 이루어진 점, ③ 대학교 강의시간 종료 이후에도 재학생, 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들의 교내 통행 및 도서관 등 시설 이용이 자유롭게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학교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도 자유롭게 교내 출입을 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집회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집회로서 집시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사전신고하여야 하는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옥회집회가 평화롭게 이루어지거나 혹은 이를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는 의견이 정당한 것이라 하여 집시법상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소정의 신고서 제출 없이 이루어진 옥외집회를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1도2393 판결 참조).
이 사건 집회가 노조와 대화를 거부하는 총장에 항의하기 위하여 대학교 업무가 종료된 17:00경부터 40분간 다른 사람의 출입이나 통행을 막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는 등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소정의 신고서 제출 없이 이 사건 집회가 이루어진 이상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남식(재판장) 김현희 정영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