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이 2014. 5. 9. 피해자와 사이에 조립식주택 신축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총 공사대금 8,500만 원 중 6,800만 원을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았음에도 위 공사계약 내용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위 공사계약에 의하면 피고인이 골조 및 지붕공사를 마치면 공사대금 중 6,8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한 점, 실제 피고인은 지붕공사를 제외하고 기초공사와 골조공사까지 마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에 대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원래 실내 인테리어 공사업자로서 건축공사 경험자인 F와 동업으로 'H'을 운영하면서 주로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공사를 하였고,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이전에 단독으로 건축공사를 해 본 경험이 없었던 점, ② 피해자가 'H'에 처음 조립식주택 신축을 의뢰하였던 2014. 3. 17.경에는 동업관계였던 피고인과 F가 함께 피해자를 만나서 상담을 하였고, F가 이 사건 공사 견적서를 작성하였던 점, ③ 이후 피고인과 F가 동업관계를 정리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한 2014. 5. 9.경에는 피고인 혼자 'H'을 운영하였는데, 피고인은 이러한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았던 점, ④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필요한 도로점용 허가 등을 신청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상 착공일에 착공을 하지 못하였고, 이후에도 이 사건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다가 중단한 점, 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 개인적인 대출 채무 등으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고, 이 사건 공사계약에서 정한 약정 기성고 이상의 금원을 교부받아 그 중 약 1,654만 원을 이 사건 공사와는 별개로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기도 한 점(공판기록 제90, 91면), ⑥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중 기초공사부터 그 공사대금이 당초 예상한 금액을 많이 초월한다는 것을 알았음(공판기록 제90면)에도 이를 건축주인 피해자에게 설명하고 총 공사대금을 상향하거나 이 사건 공사계약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에게 계속하여 기성고 이상의 공사대금을 요구하고 결국에는 이 사건 공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점, ⑦ 피고인이 실제 시공한 부분은 이 사건 공사 중 기초공사와 골조공사에 불과하고, 지붕공사와 내·외장 공사를 전혀 진행하지 아니하여 피고인이 받은 기성고에 비하여 실제 공사진행은 턱없이 부족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건축공사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건물을 제대로 완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채 피해자와 사이에 위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판결).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한 이후 일부 공사를 진행하였고, 피해변제를 위하여 피해자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한 점, 피고인은 2014년에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형을 1회 선고받은 이외에는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경제적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으로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각 사정들에다가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희근(재판장) 채희인 이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