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3,560,17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1.경부터 2015. 8. 31.까지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에게 공조설비 등의 물품을 공급하였는데, 물품대금 중 33,560,174원을 변제받지 못하자 D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7. 8. 28.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2017차584)으로부터 'D는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 33,560,174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9. 1.부터 2017. 9. 1.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지급명령을 받았고, 위 지급명령은 2017. 9. 1. D에게 송달되어 2017. 9. 16.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사해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와 D 사이에 주식, 영업, 자산 등에 관하여 2018. 3. 16. 체결된 양수도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 및 가액배상을 구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와 D 사이에 위 일자에 양수도계약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양수도계약 목적물의 구체적 내역이나 그 가액에 대하여도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법인격부인론 주장에 대한 판단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신설회사의 설립은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고,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하여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다른 회사의 법인격이 이용되었는지는 기존 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기존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그 정도,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전된 자산이 있는 경우 그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다13690 판결 등 참조).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2018. 3. 16. 설립되었는데 당시 D는 자본금 5,000만 원의 소규모 회사로 429,458,330원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었고 원고를 비롯한 다수의 채권자들에 대하여 수억 원의 채무를 갚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폐업상태에 있었던 점, 피고도 그런 이유로 D가 실질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하여 폐업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점, 당시 D의 대표이사 E도 그와 관련하여 사기 및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던 데다가 국세 체납으로 개인 소유의 아파트마저 공매절차가 진행되는 처지에 있었던 점, E는 2008. 12. 18. D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D를 운영하였는데, 현재까지 사내이사 F을 제외하고는 D에 다른 등기 임원은 없었던 점, 피고 설립 당시 E는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E의 처인 G도 피고의 설립절차를 법률사무소에 의뢰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H은 G과 남매지간인 사정을 엿볼 수 있는 점, 원고가 2018. 4. 20. 위 지급명령정본에 기하여 D의 본점 소재지의 유체동산에 대한 압류집행(제주지방법원 I)을 실시하려다가 E가 1개월 전에 피고에게 사업장을 양도하였다고 진술하여 집행을 할 수 없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8. 5. 4. E가 피고의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점, 피고는 자본금 1,400만 원 규모의 소규모 회사로 설립된 후 D의 본점 소재지를 자신의 본점 소재지로 등록하고 D와 같은 내용의 영업을 그대로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피고가 D에게 사업장의 인수와 관련하여 대가를 지급하였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는 D나 E의 채무관계에 관하여 자세히 주장하는 답변서를 제출하고 자료를 첨부한 점 등을 위 1) 항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D와 피고는 E가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한 회사로서 E가 D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를 설립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설립은 D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D의 채권자인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D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고, 원고는 D뿐만 아니라 피고에 대하여도 위 물품대금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 33,560,174원 및 이에 대하여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