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6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9. 11. 16.부터 2021. 2. 17.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3. 7. 25.부터 2018. 8. 15.까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8. 8. 15. 원고에게 퇴직금 2,000만 원을 2019. 1.부터 월 200만 원씩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원고와 합의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위 합의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자,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로부터 퇴직금 17,335,318원을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반면 피고는 원고가 직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피고의 사업장에서 자재를 절취하였다는 내용으로 형사고소를 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9. 5. 10.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9. 6. 15.부터 2019. 8. 17.까지 66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으나,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는 취하하지 않았다. 피고가 원고를 고소한 사건 중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2019. 12. 30.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으나, 나머지 절도 및 건조물침입 혐의에 대해서는 2020. 1. 9.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8, 9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퇴직금 중 일부를 포기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합의를 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합의내용을 위반하여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하지 않았고 이는 원고를 기망한 것에 해당하거나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른 퇴직금 일부 포기의 의사표시를 취소하거나,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7,335,318원에서 일부 변제한 6,6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10,735,31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합의에서 피고가 지급해야 할 퇴직금 액수를 1,320만 원으로 정한 것은 피고의 형사고소 취하와는 무관하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른 퇴직금 13,200,000원에서 일부 변제한 6,6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6,600,000원을 초과하는 퇴직금은 지급할 의무가 없다.
관련 법리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1550 판결,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 60065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당초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퇴직금 17,335,318원 중 일부를 감액한 나머지 1,320만 원만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합의한 것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 취하와 조건관계 내지 견련 관계가 있는지 여부이다. 만약 위 두 행위 사이에 위와 같은 관계가 인정된다면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나, 만약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고소취하와 관련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견련관계가 없는 이 사건 합의의 다른 부분을 해제할 수 없을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의 퇴직금을 1,320만 원으로 특정하고 이에 대한 피고의 퇴직금 분할지급 의무와 원고에 대한 고소 취하 의무를 병렬적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 피고가 고소를 취하하는 것을 조건 또는 대가로 하여 원고가 퇴직금을 일부 포기한다는 점에 대해 아무런 명시적인 조항도 두고 있지 않은 점, ②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퇴직금 지급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근로자가 진정을 취하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비록 이 사건 합의서에 명시적 조항은 없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채무를 모두 이행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한 진정을 취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원고로서는 피고가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피고에 대한 진정을 취하하지 않을 수 있고, 실제 원고가 피고에 대한 진정을 취하하지 않아 피고 역시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가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한다고 하더라도 절도죄와 건조물침입죄가 친고죄 또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이상 벌금액 등의 감액은 기대할 수 있을지언정 형사처벌을 면할 수는 없는 점, ⑤ 피고는 퇴직금이 1,320만 원으로 감액된 이유에 대해 나름의 근거를 갖고 설명하는 반면, 원고는 십만 원 단위까지 특정한 1,320만 원이라는 합의금이 산출된 근거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못하고 있는 점, ⑥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해야 할 4대 보험료가 2,277,185원에 이르므로 원고가 지급받을 퇴직금 액수를 17,335,318원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 액수를 당초 진정을 제기한 금액보다 적은 1,320만 원으로 합의한 것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 취하와 조건관계 또는 견련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1,320만 원으로 정하여졌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320만 원에서 기지급한 66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66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연장된 최종 지급기일 다음날인 2019. 11. 16.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21. 2. 17.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호중(재판장) 조병대 문종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