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하거나 강조하는 주장에 관하여 아래에 ‘2. 추가판단’ 부분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추가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수당에 모든 기간에 걸쳐 통상임금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 등은 퇴사 무렵 피고로부터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받으면서 피고에게 ‘근무기간 중에 받아야 할 임금 및 제수당, 퇴직금 등 청구할 수 있는 일체의 금액을 전액 정산·영수하였고, 임금 및 제수당, 퇴직금 등 기타 모든 것에 대하여 향후 이의제기 또는 민․형사상 법적 청구를 할 사항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영수증을 작성해 주었는바, 이로써 원고 등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청구로 구하는 나머지 임금 청구권을 이미 포기하고 이에 대해 부제소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특히 원고와 선정자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은 피고로부터 위 영수증을 작성 받은 것 외에, 2018. 10.경 피고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8,000만 원 및 9,000만 원을 각 지급받으면서 근로계약으로 인한 모든 채권관계를 정리하고 부제소하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등의 청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
판단
부제소 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 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본다. 을 제5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등은 피고로부터 퇴직금 등을 지급받으면서 별지와 같은 “급여 및 퇴직정산금 수령 영수증(이하 ‘이 사건 각 영수증’이라 한다)”에 각 주소 및 주민등록번호, 성명을 자필로 기재하고 이에 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와 을 제19, 21, 22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등이 피고에 대한 나머지 임금채권을 포기할 의사로 피고와 부제소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각 영수증은 피고 측이 미리 부동문서로 작성한 양식에 원고 등이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고 서명만을 한 것으로서 퇴직금 등을 지급받고자 하는 피고 측의 근로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징구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영수증은 ‘원고 등이 피고에게 근무하였던 기간 중 발생 또는 청구할 수 있는 임금, 제수당, 퇴직금 등 기타 모든 것에 대하여 향후 이의제기 또는 민․형사상 법적 청구를 할 사항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내용상 원고 등과 피고 사이의 특정한 법률관계에 대한 부제소 합의의 성립 여부 내지 그 범위가 객관적으로 명확하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 등이 이 사건 수당이 지급되지 않음을 예상하고 이 사건 각 영수증에 서명을 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 측 담당자 F 및 원고, C 사이의 대화 녹음(을 제19호증 참조)에 의하면, 위 당사자들은 ‘원고 및 C이 피고를 상대로 신청한 민원 등을 모두 취하하고 앞으로 민․형사 또는 행정상의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피고에게 고통을 주지 않기로 하는 대신 피고로부터 각 9,000만 원 및 8,000만 원을 지급받는다’는 사항에 대하여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합의의 범위가 객관적으로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합의 내용이 담긴 합의서 등의 서면이 작성되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자료나 사정도 없다.
위 녹취문과 F 및 원고 또는 C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을 제22호증)를 종 합하면, 원고와 C은 피고 측으로부터 소정의 합의금을 지급받고 피고를 상대로 이미이루어진 각종 행정상 신청을 취하하여 기존의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나아가 위 합의가 원고 등이 본래적 급부의 일부로서 지급되지 않은 임금 부분의 이행을 소구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취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 측은 위 ③항과 같은 합의를 한 후 오히려 원고 및 C을 상대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하여 형사사건화가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건(재판장) 정양순 이범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