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9. 1. 11.부터 2019. 8. 4.까지 제주특별자치도 B도서관 운영과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0. 7. 20. 원고가 아래와 같이 지방공무원법 제55조에 따른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여 지방공무원법 제69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제주특별자치도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제주특별자치도소청심사위원회는 2020. 11. 17. 원고의 소청심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절차상 하자
원고는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한 조사 당시 성희롱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고지 받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행정절차법 제22조가 정한 의견제출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하였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이하 ‘고충심의위원회’라고 한다) 위원장은 선입견이나 예단을 가지고 원고에게 사과를 강요하는 등 편파적인 회의 진행을 하여 원고가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하였다.
한편, 2019. 7. 23. 열린 고충심의위원회에서 고충상담책임관이 제척되었음에도 계속하여 심의장소에 남아 심의절차에 개입하였고, 이로 인하여 위원들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기재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처분은 객관적인 증거 없이 신빙성이 부족한 피해자의 진술 또는 이를 원진술로 하는 전문진술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또한, 이 사건 제2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이 사건 처분은 행위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규정한 ‘2차 피해’의 개념을 소급하여 불이익처분을 한 것으로서 법령의 근거가 없는 것이어서 위법하다.
징계양정의 부적정(재량권의 일탈·남용)
설령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비위행위 정도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워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상 하자의 존재 여부
갑 제12호증, 을 제8 내지 12호증, 제15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고충심의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였고, 이 사건 처분서에도 원고의 진술이 그대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원고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조사 당시(2019. 6. 30.) 신고된 성희롱 행위의 일시와 장소를 고지 받았고, 두 번째 고충조사 당시(2019. 7. 10.) 신고인(피해자)의 신원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며, 2019. 7. 23 열린 고충심의위원회에서는 ‘두 번째 고충조사 당시 피해자의 신원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직접 진술한 점, ③ 2019. 7. 23. 열린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위원장이 원고에게 사실만을 진술하도록 추궁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원장이 원고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박탈하였다거나 다른 위원들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는 등 공정성을 심하게 해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성희롱 피해자의 신원 비공개, 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의 편파적인 회의 진행 등으로 원고가 의견제출의 기회 내지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을 제8호증의 10의 기재에 의하면, 2019. 7. 23. 열린 고충심의위원회에서도 고충상담책임관이 제척되었음에도 조사결과를 보고하고, 당사자의 진술을 듣는 과정에 참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와 그 소속기관 성희롱·성폭력 예방규정’ 제13조에 따르면, 고충심의위원회는 성희롱·성폭력 성립 여부의 판단, 피해자 등의 보호를 위한 조치, 그 밖에 성희롱·성폭력의 재발 방지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하여 심의를 하고,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여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는바, 제척된 위원은 위와 같은 심의·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고충심의위원회에 회부된 사안을 직접 조사한 고충상담책임관이 조사결과를 보고하고, 당사자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 일부 참여하였다고 하여 그 고충상담책임관이 위와 같이 성희롱 성립 여부의 판단 등에 관한 심의·의결에 참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제척된 고충상담책임관이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참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4, 10호증, 을 제13, 19,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제1, 2징계사유 기재 비위행위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성희롱 고충조사 과정에서 피해 사실의 주요한 부분을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그 진술에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원고는 2019. 1. 25.자 성희롱 행위와 관련하여 유동인구가 많은 복도에서 팔을 잡고 주물럭거리는 행위를 하는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사람이 지나다니는 장소라고 하더라도 짧은 시간 동안 위와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는 피해 당일인 2019. 1. 18. 및 2019. 1. 25. 여성의 전화(1366)에 상담 전화를 하였고, 직장 동료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특히 피해자는 2019. 1. 25. 14:51경 원고에게 “과장님 업무상 불필요한 접촉은 하지 마십시요 아까 팔잡으신거는 불쾌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같은 날 15:16경 피해자에게 알겠다는 취지의 “ㅇㅋ”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피해자의 진술이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을 전해 들은 참고인들의 진술과 불일치하여 일관성이 없으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2019. 1. 18.자 성희롱 행위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피해 장소를 ‘올레길을 걷던 중’이라고 진술하였고, 참고인 3은 피해 장소를 ‘C 계곡 방향으로 걸어가던 중’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위 각 진술은 서로 동일하게 피해 장소를 ‘D 내 올레길을 따라 B도서관에서 C 계곡 방향으로 걷던 중’으로 특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주장처럼 피해자가 진술한 ‘올레길’이 C 계곡 방향과 정반대 방향인 E 방향에 있는 길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
또한, 2019. 1. 18. 당시 피해자의 녹음이 중단된 경위에 관하여 참고인 1은 성희롱 고충조사 당시 ‘피해자가 성희롱 고충조사를 신청한 날인 2019. 6. 4.경 피해자로부터 원고가 피해자를 뒤에서 안으려고 하여 이를 피하려다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녹음이 중단되었다고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해자는 원고의 무고 고소에 따른 2020. 10. 22. 피의자신문 당시 ‘원고가 피해자를 뒤에서 안으려고 하여 피해자가 너무 놀라 몸을 움츠렸는데 그때 녹음 기능 종료버튼이 눌러졌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해자와 참고인 1의 진술이 서로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 피해자는 녹음이 중단된 경위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추측하여 진술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이 이루어진 것은 성희롱 고충조사 신청일로부터 1년 이상 지난 때이므로 세부적인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 점, ㉡ 참고인 1은 피해자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을 다시 진술한 것이므로, 참고인 1의 진술이 부정확할 가능성도 있는 점, ㉢ 녹음이 중단된 경위는 피해 사실의 주요한 부분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이 피해자와 참고인 1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2019. 1. 25.자 성희롱 행위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피해 부위를 팔이라고 진술하였고, 참고인 3은 피해 부위를 어깨라고 진술하여 피해자와 참고인 3의 진술이 서로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2019. 1. 25. 14:51경 원고에게 ‘아까 팔을 잡은 것은 불쾌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참고인 3은 위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피해자와 함께 있었다고 진술한 점, ㉡ 참고인 3은 위 피해 시점으로부터 5개월 이상 지난 2019. 7. 5.경에 이르러 피해자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을 다시 진술한 것이므로, 참고인 3의 진술이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 부위를 팔이라고 진술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고, 위와 같이 피해자와 참고인 3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해자와 원고가 2019. 1. 25.경 실제 위 ①항 기재와 같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점을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위 문자메시지에 대한 캡처 사진(을 제13, 20호증)이 조작된 것이라고 볼만한 근거가 없고, 참고인 3이 피해자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진술한 점, ㉡ 원고도 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점을 인정하면서 피해자와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하여 “ㅇㅋ”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변명한 사실이 있는 점, ㉢ 원고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결과 위 문자메시지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위 디지털 포렌식은 원고의 고소에 따라 위 문자메시지 발송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2019. 7. 23. 고충심의위원회 회의 당시 2019. 4.경 원고의 휴대전화에 물이 들어가 수리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바, 디지털 포렌식만으로 모든 정보가 복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위 디지털 포렌식 결과만으로 위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적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물품구입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는 피해자로부터 대면결재를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가 2019. 1. 25.경 대면결재를 마친 이후에 성희롱 행위를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원고에게 대면결재를 하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원고는 2019. 1.~2.경 성희롱 행위와 관련하여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에 재심의 청구를 하면서 ‘원고가 사무실에서 피해자로부터 결재를 받으면서 피해자의 팔이 결재판과 함께 빠른 속도로 불쑥 들어오자 당황하여 결재판을 잡는다는 것이 그만 피해자의 손목을 잠깐 잡게 되었을 뿐, 피해자의 팔을 잡으려고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였는바, 물품구입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도 피해자가 원고에게 대면결재를 하는 상황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제2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신고인 2는 원고의 2019. 7. 26.자 행위 및 2019. 9. 23.자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신고인 2가 허위의 진술을 할 이유나 동기를 찾을 수 없는바, 신고인 2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나아가 원고의 위 각 행위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성희롱 사건 내용을 유포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 또는 조직 내 지지자 그룹을 형성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위 각 행위만으로도 원고가 성희롱 2차 피해를 야기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제2징계사유 관련 행위 당시 시행되지 않고 있던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근거법령으로 하여 원고의 비위사실을 인정한 것은 행위시법주의에 위배되어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의 성희롱 2차 피해 야기행위가 지방공무원법 제55조에 따른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일 뿐,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근거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 아니다. 또한, 제2징계사유 관련 행위 당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시행되기 전이었다고 하더라도 성희롱 2차 피해 야기행위에 대한 개념 자체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의 한 형태로 보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고, 이를 두고 법령 적용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징계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는 원고가 상급자로서 소속 직원에게 3차례에 걸쳐 성희롱을 한 것으로서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원고는 제2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성희롱 2차 피해 야기행위까지 저질렀으므로,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크다. 원고의 비위행위로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임에도 원고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였다.
구 지방공무원 징계규칙(2020. 7. 28. 행정안전부령 제1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1]에 따른 징계기준에 의하면,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는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 중 성희롱’ 유형으로서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비위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하여 그 징계기준은 ‘파면~해임’ 또는 적어도 ‘강등~정직’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 징계규칙 제6조 제1항은 ‘서로 관련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에게는 서로 관련 없는 제1, 2징계사유가 인정되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는 책임이 더 무거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제1징계사유의 징계기준보다도 1단계 위의 징계(‘파면’ 또는 ‘해임~강등’)로 의결할 수 있다. 나아가 성희롱의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는 점(위 징계규칙 제5조 제2항 제5호)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규칙에서 정한 징계기준의 범위 내에 있고, 위 징계기준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 공직기강의 확립과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 등의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숙(재판장) 박종웅 민양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