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2. 3. 1.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2020. 3. 1.부터 서귀포시 B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C(이하 ‘실무원’이라 한다)은 2020. 3. 1.부터 서귀포시 B초등학교에서 교사의 지도 아래 특수교육대상학생 지도를 보조하고 특수교육대상학생의 학습활동 지원, 개인욕구 지원, 문제행동 관리 지원 등을 담당하는 특수교육실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실무원은 2020. 9. 24.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원고가 자신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0. 10. 28.부터 2020. 12. 11.까지 사안을 조사한 결과, 실무원의 신고 내용 중 ① 원고가 실무원에게 비교·비하 발언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항, ② 원고가 실무원에게 약 2~3시간 동안 훈계하고 추궁한 사항, ③ 특수교육대상학생의 특이사항이 없음에도 원고가 실무원에게 수첩, 일지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사항, ④ 원고가 연가 중인 실무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업무 관련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사항 등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20조의2,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갑질 근절 계획(2018. 12.),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2019. 3. 21.) 등에서 정한 갑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2020. 12. 24.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경징계 처분을 하도록 조치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의 신청을 하였으나,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이를 기각하였다.
피고는 2021. 3. 11.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고 한다)에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가 인정됨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2021. 3. 18.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견책을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21. 3. 30. 원고에게 견책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1. 5. 10.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1. 8. 25.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절차적 하자(처분사유의 불명확한 기재)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에 관하여 구체적인 일시나 장소 등을 전혀 기재하지 않고, 비교·비하 발언, 훈계 또는 추궁이라고만 기재하였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령 또는 자치법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되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처분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서의 원고의 행위는 특수교사로서 실무원에 대하여 그의 업무 해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정당한 지시권의 행사로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를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 내지 갑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에서 정한 감경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적 하자 주장에 대하여
관련 법리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두20348 판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두498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다가 위 법리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내용,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령 등에 대하여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 위법 사유에 대하여 불복하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처분의 근거와 이유 제시가 불충분하여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신고서가 제출되자 원고에 대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는바, 원고는 그 조사 과정에서 신고된 행위들을 충분히 인지하였다고 보인다. 실제 원고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조치사항(경징계 처분 요구)에 대하여 재심의 신청을 하면서, 문제가 된 행위별로 직장 내 괴롭힘 내지 갑질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다투었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소청심사를 청구하면서도 징계사유별로 그 존재 여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다투었다. 원고는 이러한 여러 절차를 통해 이 사건 처분의 위법사유를 다툴 기회를 충분히 가졌다.
이 사건 처분서에는 원고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20조의2 등이 정한 갑질에 해당하여 국가공무원법 제78조에서 정한 징계사유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바, 이러한 기재만으로도 위와 같이 법령을 위반하여 갑질 행위를 한 것이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성실의무 또는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는 것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있다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보인다.
원고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재심의 요청을 하거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소청심사를 청구하면서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나 징계양정에 관하여 다투었을 뿐, 이 사건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이나 근거 법령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취지로 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주장을 하지는 않았다.
처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7 내지 9호증, 제11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무원이 작성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서’의 내용, 원고와 실무원 사이의 대화 녹음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제1징계사유 중 특수교육대상학생이 2020. 6. 2.경 실무원과 함께 교실에 입실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자, 원고가 실무원에게 학생 지원을 제대로 안 했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은 원고가 실무원에게 학생 지원에 있어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고 주의를 주는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보이고, 폭언, 인격 비하 발언 등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라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 실무원이 2020. 6. 8.경 몸이 안 좋아 조퇴를 신청하자, 원고가 실무원에게 ‘조퇴를 하게 되면 미리 이야기를 해 달라’고 말하면서 ‘특수교육실무원이 아프다고 가버리거나 며칠씩 쉬어 버리면 학생을 지원해 줄 사람이 없게 되고, 그래서 올해부터는 특수교육실무원을 선발할 때 체력검사를 먼저 한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 관하여는 그 발언의 문맥상 그와 같은 발언을 할 업무상 필요가 없음에도 실무원이 조퇴를 하는 것에 대하여 은근히 비난·비하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 또한, ㉡ 원고는 2020. 6. 10.경 실무원에게 약 2~3시간 동안 훈계하고 추궁하면서, 다른 특수교육실무원이나 자원봉사자 또는 공익근무요원보다도 업무를 잘하지 못한다며 비교하는 발언을 하거나 ‘나이도 많고 자녀도 둘이나 키웠는데 사회생활을 처음 하는 사람 같다’, ‘살림만 하다가 직장에 처음 나와 어떻게 할지 모르는 사람 같다’ 등의 인격 비하적인 발언을 하였고, ㉢ ‘자신이 학생에게 우선적으로 지원하라고 한 것이 무엇이냐’고 반복적으로 질문하여 실무원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자, 답을 알려주지 않은 채 계속하여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실무원이 답을 알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는 발언을 수차례 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가 실무원에게 비교·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장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훈계·추궁을 한 것은 실무원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로서 갑질 내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고, 실제 이로 인하여 실무원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특수교사로서 실무원에 대하여 그의 업무 해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정당한 지시권의 행사로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을 뿐,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갑질 내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상급자의 지위에서 하급자인 실무원에게 위와 같이 인격 비하적인 발언 내지 비인격적인 대우를 한 것이 사회통념상 업무에 필요한 것이라거나 그 행위 양상에 비추어 업무상 적정 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실제 실무원이 업무를 상당히 해태하여 지시·주의 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제3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피고는, 원고가 실무원에게 특수교육대상학생의 특이사항 발생 유무에 관계없이 활동일지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을 이 사건 제3징계사유로 인정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의 일지 작성 지시는 정당한 업무 지시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제3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가 실무원에게 특수교육대상학생의 상처 유무, 체온, 부적응 행동 및 이에 대한 지원 내용 등을 기록하도록 지시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특이사항 발생 유무에 관계없이 당일 업무 내용을 모두 기록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
특수교육대상학생의 부적응 행동 및 이에 대한 지원 내용을 기록하는 것은 해당 학생의 특이사항을 기록하는 것으로서 특수교사가 해당 학생을 교육하고 평가하는 데 필요한 자료라고 보이고, 특수교육실무원은 교사의 지시에 따라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교육 및 학교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담당 학생의 특이사항을 기록하는 것은 특수교육실무원의 업무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특수교육대상학생이 특수교사가 담당하는 특수수업이 아닌 통합학급 교사가 진행하는 통합수업을 듣는 경우에는 특수교사가 해당 학생을 관찰할 수 없고, 특수교육실무원만 해당 학생을 전담하여 보조하게 되므로, 해당 학생의 특이사항을 기록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원고가 근무한 학교에서 다른 특수교육실무원들도 각자 담당 학생의 부적응 행동을 기록한 일지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대하여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 할 것이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제3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및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는 높은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교육공무원이 하급자인 실무관을 상대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는 갑질 행위를 한 것으로, 위 징계사유의 경위,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비위의 정도가 아주 경미하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피해자를 탓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2. 1. 3. 교육부령 제2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에 따른 징계기준에 의하면, 갑질 행위로 인한 성실의무 또는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는 ‘그 밖의 성실의무 위반’ 또는 ‘그 밖의 품위유지의무 위반’ 유형으로서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라고 보더라도 그 징계기준은 ‘견책’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 규칙에서 정한 징계기준의 범위 내에 있고, 위 징계기준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 공직기강의 확립과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 등의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
원고에게 위 규칙 제4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는 공적이 있어 징계를 감경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 감경 여부는 재량에 달린 것인바,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위원회가 위 규칙 제4조 제1항에 따라 징계를 감경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정숙
판사 박종웅 민양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