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5. 1. 16. 선고 2022가합11124 판결

주문

1.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2,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5. 31.부터 2025. 1. 1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 피고 C 유한책임회사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의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와 피고 C 유한책임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피고들의 관계 등

1)

피고 C 유한책임회사(이하 '피고 C'라 한다)는 싱가포르에 소재한 회사로 2013. 12. 24. 설립되었는데, D사가 그 지분 전부를 보유하였고 D사의 지분은 E사가 전부 보유하였으며, F사(이하 'F'라 한다)가 다시 E사의 지분 전부를 보유하였다.

2)

피고 B은 피고 C가 홍콩의 G(이하 'G'이라 한다)와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H 공원 내에 복합리조트 'I'를 건설·운영하는 내용의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2013년 경 설립한 내국법인으로, 그 지분은 피고 C와 G이 각 50%씩 보유하였다.

3)

F를 최상위의 지배기업으로 하는 E사는 2016년 말 경 G에 D사에 대한 지분을 모두 매각하였다. 이로써 F는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나.

원고와 피고들의 계약관계 등

1)

원고는 2009. 4. 20. F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4. 3. 31.경 F의 자회사인 J에 부사장보(Assistant Vice President)로 입사하였고 2014. 6. 1.부터는 피고 B로 파견<1>되어 근무하였다.

2)

그런데 위 가.의 3)항과 같이 F가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에서 철수하자 원고는 2016. 12. 31.부로 F 그룹에서 퇴사하였다.

3)

이후 피고 C는 2017. 1. 3. 원고에게 고용제안서와 파견통지서를 보냈고, 원고가 이를 수락(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위 고용제안서의 내용에 따라 성립한 계약을 이하 '이 사건 선임계약'이라 하고, 위 파견통지서의 내용에 따라 성립한 계약을 이하 '이 사건 파견계약'이라 한다)함으로써 원고는 2017. 1. 1. 부로 피고 C의 리조트 기획 부사장 직책을 맡게 됨과 동시에 종전과 같이 피고 B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이 사건 선임계약 및 파견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원고는 2019. 3. 4. 피고 B 이사회 결의에 의하여 피고 B의 최고경영관리자로 선임되었다.

다.

이 사건 콘도계약의 체결

1)

피고 B의 이사회는 2017. 3. 29. G을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하는 기업집단(이하 'G 그룹'이라 한다) 내의 각 계열사 임직원들 중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는 임직원들(이하 '대상 임직원'이라 한다)에 대하여 리조트 콘도미니엄을 사택으로 제공하고 향후 이를 매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계약을 대상 임직원들과 체결하기로 결의하였고, 원고도 대상 임직원에 포함되었다. 위 이사회 결의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이에 따라 원고와 피고 B은 2017. 4. 10. 피고 B 소유의 서귀포시 L건물 M호 콘도(당초 N호가 제공되었다가 최종적으로 O동으로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콘도'라 한다)에 관하여 콘도미니엄 사용계약(이하 '이 사건 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콘도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이 사건 선임계약 등 종료 경위

1)

2019. 12. 27.경 피고 B의 대표이사가 P에서 Q로 변경되는 등 피고 B의 경영진이 대거 교체되었다.

2)

이후 피고 B의 이사회는 2020. 1. 31. 이 사건 콘도계약의 내용을 변경하여 대상 임직원들과 새로운 콘도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하였고, 2020. 5. 4.경 원고에게 새로운 콘도계약(이하 '5년 콘도계약'이라 한다)을 제안하였다. 5년 콘도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원고는 피고 B에 2020. 8. 12. 5년 콘도계약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2021. 4. 5.에는 이 사건 콘도계약 및 5년 콘도계약과 관련한 조정안을 제안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원고에게 2021. 4. 5. ① 피고 C는 이 사건 선임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고용종료통지서'를 보냈고, ② 피고 B은 '파견종료통지서'와 이 사건 콘도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내용의 '종료통지서'를 보내는 한편 모든 임직원에게 '원고가 2021. 4. 5.자로 피고 B의 최고경영관리자직에서 떠나게 되었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하였다.

4)

원고는 2021. 7. 1. 피고 B에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라 취득한 이 사건 콘도에 대한 구매선택권을 행사한다는 취지의 메일을 발송하였고, 이는 그 무렵 피고 B에 도달하였다.

마.

피고 B의 이 사건 콘도 처분

피고 B은 2021. 8. 6. 이 사건 콘도의 1/2 지분씩을 대금 각 11억 원(총 22억 원)에 매도하고 각 지분 매수인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7 내지 9, 11 내지 13, 16 내지 20, 27, 30, 40호증, 을 제1, 4 내지 6, 13, 17,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주위적 청구

원고와 피고 B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고, 원고가 2021. 6. 1.까지 피고 B의 임직원 지위를 유지하면 원고는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라 이 사건 콘도에 대한 구매선택권을 취득하여 행사할 수 있다. 그 경우 피고 B은 원고에게 이 사건 콘도의 소유권을 이전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 B은 위와 같은 조건이 성취되기 전에 원고를 해고하였다.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와 주주간 계약상 임원해임절차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신의칙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행위에도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 B에 대하여 2021. 6. 1. 당시 원고가 임직원 지위에 있었음을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B에 대하여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른 구매선택권을 행사한 이상, 피고 B은 이 사건 콘도에 대한 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는데, 위 콘도를 타에 매도함으로써 그 소유권이전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었다. 그러므로 피고 B은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콘도 가액 상당액인 22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C는 피고 B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주체로서 연대하여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청구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위임계약이 성립하여 있다. 그런데 피고 B은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인 2021. 4. 5. 부득이한 사유 없이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 원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위임계약이 적당한 시기인 2021. 6. 1. 이후 해지되었더라면 원고가 입지 않았을 손해인 ① 위임계약의 해지일 다음 날인 2021. 4. 6.부터 5. 31.까지의 보수와 위임계약이 2021. 6. 1. 해지되었다면 이 사건 선임계약 제11조에 따라 받을 수 있었던 2021. 6. 1.부터 2021. 8. 31.까지 3개월분의 보수 상당의 해임수당 합계액에서 피고 B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해임수당을 공제한 나머지인 89,775,929원, ② 이 사건 콘도의 가액인 22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그렇다면 피고 B은 원고에게 위 각 손해액의 합계 2,289,775,929원(= 89,775,929원 + 2,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C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 C는, 원고와 피고 C가 이 사건 선임계약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의 중재를 통하여 해결하기로 하는 내용의 관할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피고 C에 대한 청구 부분은 관할권이 없는 법원에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본안 전 항변한다. 그러나 위 관할합의는 성질상 임의관할에 관한 합의에 해당하는데, 피고 C가 제1회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관할위반의 항변을 하지 않고 본안에 대하여 변론하였으므로 이 사건에 관하여는 국제사법 제9조에 따라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 위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준거법의 결정

피고들은, 이 사건은 이 사건 선임계약과 관련한 분쟁인데 이에 대하여는 이 사건 선임계약 제14조에 따라 싱가포르법이 적용되므로, 원고 주장의 당부는 싱가포르법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는 "이 법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원칙과 준거법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외국적 요소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당사자의 국적뿐만 아니라 주소, 물건 소재지, 행위지, 사실발생지 등이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그 결과 곧바로 내국법을 적용하기보다는 국제사법을 적용하여 그 준거법을 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국제사법의 규정을 적용하여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119443 판결 참조).

앞서 본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콘도계약은 원고가 대한민국 내에 체류하는 동안 내국법인인 피고 B과 체결한 것이고, 이 사건 콘도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콘도 또한 대한민국 내에 소재하고 있으며, 원고가 이 사건 콘도에 대한 구매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된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계약관계 종료에 관한 의사표시도 모두 원고가 대한민국 내에 체류하는 동안에 이루어져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법률관계에 외국적 요소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2021. 6. 1.까지 내국법인인 피고 B의 임직원 지위만을 유지한다면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른 이 사건 콘도에 대한 구매선택권을 취득할 수 있는바, 이 사건은 결국 원고와 싱가포르 소재 회사인 피고 C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선임계약의 효력 존속 유무에 대한 다툼과는 무관한 점, ③ 이 사건 콘도계약 제6.3조는 이 사건 콘도계약과 관련한 분쟁에 대하여는 국제사법을 적용하지 않고 대한민국법에 따라 해결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 관한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이라고 보아야 한다.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각 주장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바, 이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관련 법리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54644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0(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21 내지 25, 43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 B의 등기 이사는 아니었으나, 원고는 피고 B로 파견된 초기부터 재무 담당 부사장 또는 리조트 기획 부사장 직책을 맡았고 2019. 3. 4.에는 피고 B의 최고경영관리자로 선임되어 조직도상 경영진 중 원고의 상급자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며, 최고경영관리자의 지위에서 대형 아울렛을 유치하기도 하는 등 피고 B의 사업을 주도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피고 B의 최고경영관리자로 근무하는 동안 원고보다 더 많은 보수 내지 임금을 수령한 임직원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콘도계약은 피고 B이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 초기부터 해당 사업에 기여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하여 체결된 것인데, 대상 임직원은 대부분 부사장급 이상의 임원이었고 원고도 마찬가지였던 점, ④ 원고가 피고 B의 권한규정에 따라 부여된 권한 범위를 초과한 권한을 행사하거나 법인인 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정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와 같이 보더라도 이는 회사의 경영진이라면 일반적으로 준수하여야 할 사항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⑤ 피고 B이 원고에 대한 보수를 지급할 때 근로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원천징수하였더라도 관계 법령상 법인의 이사 등 임원도 근로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여야 하는 점, ⑥ 원고가 피고 B이 설정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되어 있으나, 근로자가 아닌 임원도 정관의 규정에 따라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할 수 있는데 피고 B의 정관 제29조 제2항이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는 점, ⑦ 원고가 휴가를 사용하려면 피고 B의 대표이사 Q에게 휴가 일정을 기재한 휴가신청서를 제출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 B의 취업규칙에 이와 관련한 규정은 없어 원고가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B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바,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더구나 피고 C는 피고 B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갖는 독립한 회사이고, 투자목적의 지주회사인 이상 피고 C가 피고 B에 대한 투자 이외에 다른 활동은 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C를 피고 B의 인사관리 기관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달리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C가 피고 B과 동일한 실체를 갖는다거나 피고 B과 연대하여 손해배상을 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6.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위임계약 성립 여부

원고는 피고 B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위 피고의 최고경영관리자로 선임된 자로서 피고 B의 사업과 관련한 사무의 처리를 위탁받았다고 보이는바,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 즉 피고 C와 피고 B은 별개의 법인격을 갖는 회사이고, 피고 C와 원고 사이의 이 사건 선임계약 제4조는 "직원은 자신이 전보/파견된 회사나 사업장에 따른 고용조건을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고용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된다."라고 정하고 있어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별도 계약 체결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콘도계약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일정한 계약관계가 존재함을 전제로 원고가 2021. 6. 1.까지 피고 B의 임직원 지위를 유지한 경우 이 사건 콘도에 대한 구매선택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해석되는 점, 피고 B이 원고에게 교부한 파견종료통지서에 '피고 B과 원고간의 고용 또는 파견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C와의 이 사건 선임계약과는 별도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도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이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위임계약의 해지 여부

피고 B이 2021. 4. 5. 원고에게 원고와 피고 B사이의 위임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취지의 기재가 담긴 파견종료통지서를 교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위임계약은 피고 B의 해지 의사표시에 의하여 같은 날 해지되었다.

2)

위임계약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된 것인지 여부

앞서 본 인정 사실과 갑 제38, 41, 42호증, 을 제12, 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B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689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가)

원고는 F 소속으로 2014. 6. 1.부터 피고 B이 진행 중이었던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에 투입되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6년 말경 G이 피고 B의 최상위 지배기업으로서 단독으로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에 G은 종전에 종합리조트 개발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던 원고를 비롯한 F 소속 임직원들의 경험과 역량을 그대로 확보할 필요가 있게 되자 그들의 영입 및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하여 이 사건 콘도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른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G 그룹으로의 이적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콘도계약 제2.1조는 "명확히 하자면, 무상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 B로부터 해고되거나 달리 피고 B에서 사직 또는 사임하는 경우, 원고는 구매선택권을 갖지 아니하고 이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선임계약의 종료 여부와는 무관하게, 원고는 2021. 6. 1.까지 피고 B의 임직원 지위를 유지할 경우 이 사건 콘도에 대한 구매선택권을 취득할 수 있다. 또한 위 구매선택권의 취득과 관련하여 이 사건 위임계약의 종료 이외에는 그 조건의 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면 원고 스스로 사임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이 사건 콘도에 대한 구매선택권을 취득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피고 B은 원고가 구매선택권을 취득할 수 있는 시기를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인 2021. 4. 5.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는바, 이를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임계약은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피고 B은 대표이사 등이 교체된 이후인 2020. 5. 4. 원고에게 5년 콘도계약을 제안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콘도 매매가의 60% 정도의 금액과 이전등기에 수반되는 각종 비용을 부담하여야 하므로, 5년 콘도계약은 이 사건 콘도계약과 비교하여 원고에게 현저히 불리한 변경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제안일로부터 1년 정도만 더 재직하면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라 사실상 무상으로 콘도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원고로서는 위 제안에 따라 5년 콘도계약을 체결할 만한 유인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는 피고 B에 두 차례에 걸쳐 5년 콘도계약에 대한 조정 안을 제안하였으나 피고 B은 이를 모두 거부한 채 원고가 두 번째 조정안을 제안한 날인 2021. 4. 5. 곧바로 원고를 해임하였다.

라)

또한 피고 B의 전임 대표이사 P 등 경영진은 정관의 규정에 따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원고를 비롯한 대상 임직원들에게 이 사건 콘도계약을 제안·체결하였으므로 이러한 전임 경영진의 행위가 피고 B에 대한 배임행위로 보기 어려운 점, 피고 B의 경영실적이 2018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악화되고 있었으나 이는 대외경기 등에 따른 사정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를 비롯한 경영진이 개입하여 직접 해결하기는 어려운 요인들이 주로 작용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한 점, 그 외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의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사이에 유랑조정조 공사비용을 부담하기로 합의하였다거나 특별히 경영상의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결국 피고 B은 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가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른 구매선택권을 취득하여 행사함으로써 이 사건 콘도의 소유권을 사실상 무상으로 이전받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피고 B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B은, 이 사건 위임계약은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선임계약을 전제로 하는데, 위 선임계약이 종료된 이상 이 사건 위임계약도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고, 한편 이 사건 위임계약은 그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원고와 피고 C가 체결한 이 사건 선임계약이 준용되어야 하는바, 싱가포르법에 따라 원고 주장의 당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설령 대한민국 민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선임계약 제11조에 따라 민법 제689조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므로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선임계약과 이 사건 위임계약이 별개로 성립하여 있고, 이 사건 선임계약이나 파견계약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선임계약 종료 시 이 사건 위임계약이 당연히 종료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위임계약이 이 사건 선임계약의 종료로 인하여 당연히 종료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위임계약에 이 사건 선임계약의 내용이 준용되어야 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그와 같이 보더라도 이 사건의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이므로 싱가포르법에 따라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선임계약 제11조는 민법 제689조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취지라기보다는 민법 제689조의 적용을 전제로 피고 C가 원고를 해임하기 위하여 준수하여야 할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손해의 범위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그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8968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64202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다71411 판결 등 참조).

2)

보수 상당액의 손해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원고는 피고 C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아왔던 점,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위임계약이 2021. 6. 1. 이후 해지되었다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선임계약 제11조에 따라 3개월분의 보수를 추가로 지급받았을 것이므로 원고에게 그 금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피고 B이 원고에게 위 해임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한 것으로 보이는데, 3개월분의 해임수당은 피고 C가 이 사건 선임계약 제11조에 따라 그 지급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달리 피고 B이 원고에 대한 해임수당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보수 상당액의 손해는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선임계약의 종료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로 볼 여지가 있더라도, 이 사건 위임계약이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다면 원고가 입지 않았을 손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이 사건 콘도 가액 상당액의 손해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살펴 본 이 사건 콘도계약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라 구매선택권을 취득하여 행사한 경우 피고 B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콘도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무와 함께 이 사건 콘도의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매매대금 상당액과 취득세액 등을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이 이 사건 콘도계약에 따라 원고의 구매선택권이 발생할 2021. 6. 1. 이후에 해지되었다면 원고는 피고 B로부터 이 사건 콘도 매매대금 상당액과 취득세액을 지급받는 이익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위임계약이 피고 B의 해지 의사표시에 의하여 2021. 4. 5. 해지됨으로써 원고가 위와 같은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콘도의 매매대금 상당액 등이 이 사건 위임계약이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다면 원고가 입지 않았을 손해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콘도가 이 사건 위임계약의 해지일로부터 가까운 2021. 8. 6. 대금 22억 원에 처분되었음은 앞서 인정 사실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적어도 이 사건 콘도의 매매대금 상당액인 22억 원은 원고의 구체적인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민법 제689조 제2항에 기한 손해배상금 22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2024. 5. 2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 B에 송달된 다음 날인 2024. 5. 31.부터(원고는 위 손해배상금에 대한 2021. 8. 7.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으나, 위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 B에 송달되기 전에 원고가 피고 B에 대하여 위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B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7.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 B에 대한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현미(재판장) 박진희 고은솔

각주1) 실제 법률관계는 전적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나 당사자들이 칭하는 바에 따라 파견이라 칭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