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제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단588
판결선고
2022. 12. 13.
제주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동산 신축 판매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B와 창작 및 예술관련 서비스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C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주식회사 D(대표 E) 소유인 제주시 F, G, H 및 I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설정된 근저당권부 채무에 대한 이자 등을 부담하기로 하고 이를 매수하여 그 곳 지상에 타운하우스를 신축하여 분양하기로 하는 한편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돈을 차용하여, 제주시 J 지상에 신축 중인 B 타운하우스 공사자금 등으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한편 피해자 K는 2018. 7.경 피해자의 남편 L을 통해 주식회사 D에 3억 1,000만 원을 대여해 준 후 2019. 11. 21.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에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경료하였다.
피고인은 2020. 2. 28. 제주시 M에 있는 ‘B’ 사무실에서, L에게 “위 가등기를 말소해 주면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후 그 지상에 타운하우스를 신축하여 분양할 예정이다. 주식회사 D에 대한 채권 3억 1,000만 원은 2020. 5. 말까지 변제하겠다. 만약 2020. 5. 말까지 변제를 하지 못하면 현재 신축 공사 중인 B 타운하스 중 ‘N’동(이하 ‘B N동’라 한다.)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해 주겠다”라고 말한 다음 L에게 ‘B N동’에 대한 분양금액 3억 1,000만 원을 피해자로부터 완불받고 분양한다는 내용과 함께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건축주 명의 변경 서류를 교부받고 2개월 후 피해자에게 3억 1,000만 원을 변제하면 위 분양계약을 무효로 하되 이를 변제하지 못하면 ‘B N동’에 대한 소유권을 피해자에게 이전한다는 내용의 ‘B 분양계약서’를 교부해 주었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B’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한 근로자들의 임금 합계 1,57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O’에게 3,315만 원 상당의 대출금 채무 등을 부담하고 있었고, 주식회사 B 또한 P조합에 20억 1,0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다른 사람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차용하여야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비용 등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기에, 피해자로부터 위 가등기 이전 등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더라도 이 사건 토지 지상에 타운하우스 신축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자금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약정한대로 2020. 5. 말까지 피해자에게 3억 1,000만 원을 변제해 주거나 ‘B N동’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0. 2. 28.경 위가등기 및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은 다음 2020. 3. 30.경 이 사건 토지 중 G 토지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처 S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이 사건 토지 중 H 및 I 각 토지에 대해서는 2020. 3. 30.경 주식회사 C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G 토지에 관한 피해자 명의 가등기를 S 앞으로 이전하고, H, I 토지에 관한 피해자 명의 가등기를 주식회사 C 앞으로 이전하고, 그 무렵 T으로부터 2억 원을 차용하고 2020. 4. 21.경 T에게 이 사건 토지 중 F 토지에 관한 피해자 명의의 가등기를 이전해 줌으로써 시가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K, L의 법정진술
수사보고서(참고인 T 상대 수사)
수사보고서(참고인 T 상대 수사- 가등기 토지 경매절차 개시관련)
수사보고서(제주시청 산지전용허가 담당자 상대 수사)
수사보고서(주식회사 D 대표 E 상대 전화진술 청취)
수사보고서(피의자 A등 신용 조회 관련), -개인신용정보조회 요청 및 회답서, -법인신용정보조회 요청 및 회답서
수사보고(근로기준법위반 전력 판결문 등 첨부)
각 등기사항전부증명서
B 분양계약서 사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건축허가를 이전받으면 PF대출을 받아 타운하우스 분양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PF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가등기가 말소되어야 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것은 맞으나, PF대출이 되면 대출금으로 피해자에게 3억 1,0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돈으로 타운하우스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건축허가를 이전받으면서 확인해보니 산지전용허가가 기간 만료로 끝난 상태였고, 다시 산지전용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약 1억 1,500만 원이나 필요하여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못하였다. 그 결과 PF대출을 받지 못해 이 사건 토지 지상 타운하우스 건축을 진행하지 못했을 뿐,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편취범의가 넉넉히 인정된다.
피고인은 타운하우스 건설 사업을 이어받아 진행할 목적으로 주식회사 D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려고 하였다. 그런데도 타운하우스 건설 사업의 전제가 되는 산지전용허가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제주시청 산지전용허가 담당자는 경찰관과의 통화에서 ‘제주시청에 전화를 해서 토지 지번을 알려주면 산지전용허가기간을 알려준다. 부동산개발업자들이 산지전용허가 만료기간을 확인하지 않고 토지를 매수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D 대표 E이 자신에게 산지전용허가가 살아있고 착공계도 들어가 있으니 바로 시설자금대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고 이에 산지전용허가의 기간이 만료된 점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 이후 산지전용허가 부존재를 이유로 주식회사 D에게 매매계약의 취소 등을 주장하지도 아니하였고, 피고인이 E을 사기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이상, 위와 같은 주장은 믿을 수 없다. 오히려 E은 검사와의 전화통화에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건축허가 및 산지전용허가기간 관련 사항에 대해 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다.
더군다나, 피고인이 스스로 PF대출을 통해 피해자에게 3억 1,000만 원을 변제할 생각이었다고 주장하는 이상, 피해자에게 가등기 이전을 부탁할 당시 PF대출이 가능한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았다면, 이는 기망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함에 결정적 논거가 된다. 왜냐하면 PF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근거 없이 막연히 신뢰했다는 것은, PF대출이 불가능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변제도 불가능함을 인식 및 용인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보았듯 피고인이 산지전용허가 존재 여부를 스스로 확인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고, 그로 인해 PF대출 역시 불가능했다고 하는 이상, 최소한 기망의 미필적 고의는 인정함에 문제가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3억 1,000만 원을 약속한 2020. 5. 말까지 지급하지 못하였는바, 그런데도 약속한대로 B N동을 대물변제하지 아니하였다. 그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PF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아 손해만 보고 있었던 상황이기에 피해자에 대한 소유권 이전을 미루고 있었고, 피해자가 가처분을 해 오고 다른 채권자들이 가압류를 하는 등으로 소유권이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피고인 주장에 의하더라도 약속한 대물변제를 임의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피해자가 가처분을 할 상황에 이르렀다면 그제서라도 피해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해야 했음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다른 핑계를 대면서 B N동을 대물변제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보건대, 피해자가 가처분을 한 시점은 2021. 1. 27.이고, 그 이전인 2020. 11.경 채권최고액 27억 3,000만 원, 채무자 주식회사 B, 근저당권자 P조합의 근저당권이, 2020. 12.경 채권최고액 21억 원, 채무자 주식회사 B, 근저당권자 U의 근저당권이 각 설정되었던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B N동을 대물변제할 의사 및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이 사건 범죄는 피고인이 2020. 9. 9. 제주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판결이 2020. 9. 17. 확정되기 전에 범한 것이나, 피고인에게는 위 전과와 별도로 제주지방법원에서 2019. 10. 16. 사기죄 등으로 징역 6월의 집행유예 2년 및 벌금형 100만 원을 선고받아 2019. 10. 24. 판결이 확정된 전과가 있고, 2020. 9. 17. 판결이 확정된 죄는 2019. 10. 24. 확정된 위 판결 전에 범한 것이어서, 2020.
9. 17. 판결이 확정된 죄와 이 사건 범죄는 처음부터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음을 알 수 있고, 이에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할 때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도록 한 형법 제39조 제1항은 여기에 적용될 여지가 없다.]
양형의 이유
검사의 기소와 달리 피고인이 편취한 재산상 이익을 시가 미상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반성하지 아니하고 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피고인에게는 제주지방법원에서 2019. 10. 16. 사기죄 등으로 징역 6월의 집행유예 2년 및 벌금형 100만 원을 선고받아 2019. 10. 24. 판결이 확정된 전과가 있는바, 이 사건 범죄는 동종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의 범행이다. 피고인에게 실형을 포함하여 사기죄 동종 전과가 다수 있고, 이종 전과도 상당히 많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실형을 선고함이 타당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결정한다.
판사 강동훈
각주1)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을 일부 수정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다.
각주2) B는 ‘Q’동부터 ‘R’동까지 총 9채로 이루어진 타운하우스이다.
각주3) 검사는 이 사건 토지 중 G, H, I 토지에 관하여 T에게 새로이 담보가등기를 설정해준 것이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기재하기도 하였으나, 위와 같은 담보가등기 설정은 피해자의 처분행위와 상관이 없다.
각주4) 검사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여 담보가등기의 피담보채권액인 3억 1,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기소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토지의 시가 및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고,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액수가 거액인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3억 1,000만 원에 달한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이에 피고인이 시가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인정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도137 판결,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6도208 판결,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