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5. 1. 15. 선고 2023나12364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7. 28.부터 2025. 1.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추완항소의 적법 여부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이 피고에게 소장부본 등 소송서류와 제1심 판결정본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함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소송의 진행사실 및 제1심 판결의 선고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2023. 6. 8.경 채무불이행자명부등재 사건(제주지방법원 2023카불10773)의 심문서가 송달되면서 이를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2주일 내인 2023. 6.12. 이 사건 추완항소장을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추완항소는 적법하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제주시 D 지상 단독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고 한다)을 신축하기로 하고 2021. 2월경 평소 알고 지내던 원고와 사이에 원고를 이 사건 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의 현장관리인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선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선임계약에 따른 대가로 2021. 2. 21. 250만원, 2021. 3. 21. 250만원, 2021. 4. 26. 250만원 합계 750만원을 지급하였다.

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착공신고 당시 공사기간을 2021. 3. 17.부터 2021. 5.30.까지로 예정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의 실제 착공은 2021. 4월경 이루어졌고,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사용승인은 2021. 7. 28. 마쳐졌다.

[인정사실] 다툼 없는 증거,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건축주인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의 현장관리인으로 선임되어 그 대가로 월 250만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2021. 2. 21.경부터 이 사건 공사의 준공일인 2021. 7. 28.까지 이 사건 공사의 현장관리인 지위에 있었으나, 피고는 2021. 5. 21. 이후의 선임비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5. 21.부터 2021. 7. 28.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선임비 5,625,000원<1>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착공신고일 무렵인 2021. 3. 12.부터 준공예정일인 2021. 5. 30.까지 약 2개월간<2> 착공신고부터 사용승인까지의 공사 전반을 총괄하고, 피고는 그 대가로 원고에게 월 25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선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가 현장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제주시로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하여 피고는 착공신고일 이전인 2021. 2. 21. 원고에게 250만원을 먼저 지급하였다. 이후 피고는 원고에게 2021. 3. 21. 250만원, 2021. 4. 26. 250만원을 각 지급하여, 당초 약정과 달리 250만원을 더 지급하였는데, 이는 바쁜 피고를 대신하여 원고가 현장일을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진행된 22회의 공사 중 5회 밖에 현장에 나가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실질적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현장관리인 등록명의를 대여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등록명의 대여비로 250만원 내지 300만원만 지급하면 된다. 설령 원고가 현장관리인의 업무를 한 것으로 보더라도 이와 같이 상주하지 아니하는 현장관리인에 대하여는, 통상 1개월에 50만원, 현장 출석시 1회당 3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에 따라 계산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지급받을 적정한 비용은 공사기간 5개월250만원, 현장 출석 5회 150만원 합계 4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그 돈을 초과하여 750만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더 이상의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이 사건 선임 계약의 법적성격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2 내지 6,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출퇴근 시간, 휴가 사용 등 복무에 관한 약정도 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도 원고의 복무에 관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지 아니하였고, 실제 공사가 진행되는 날에도 매번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나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다만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몇 차례 나갔을 때에는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현장관리인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것 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직영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지인으로 알고 지내던 원고를 현장관리인에 선임하였고, 이 사건 공사 전부터 원고로부터 공사 관련 조언을 구하거나 공사업체나 설계업자를 소개받기도 하였던 것 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나갈 때에는 이 사건 공사가 설계도서 등에 적합하게 시공되는지, 공정의 적정성 여부 등에 관한 확인을 하고, 피고에게 이에 관한 의견을 전달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현장관리인 등록 명의만을 대여한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피고의 위탁에 따라 2021. 5월 말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 전반을 관리, 감독하기로 하여 피고와 사이에 민법상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의 보수청구권 인정 여부

1)

위임계약의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수임인은 위임인에게 보수를 청구하지 못하고, 수임인이 보수를 받을 경우에는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86조 제1항, 제2항). 위임계약의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86조 제3항, 제689조 제1항).

2)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선임계약은 이 사건 공사의 착공신고서 접수일 무렵부터 준공예정일인 2021. 5. 30.까지 약 3개월간 원고가 착공신고서 접수 및 이 사건 공사의 현장관리인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그 대가로 1개월의 기간마다 250만원씩을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공사의 착공신고가 2021. 3. 11. 이루어졌고, 피고가 원고의 이사를 위하여 선임비를 먼저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선임계약에 따른 2021. 3월분 보수로 2021. 2. 21. 250만원을, 2021. 4월분 보수로 2021. 3. 21. 250만원을, 2021. 5월분 보수로 2021. 4. 26. 250만원을 각 선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선임계약에서 1개월의 기간으로 정한 2021. 5. 30.까지의 보수의 지급을 완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그런데 이 사건 공사의 준공이 당초 예정한 2021. 5. 30.을 경과한 2021. 7.28.경에야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1. 6. 29. 새벽 무렵 피고에게 '이번 주에 준공 접수할 줄 알고 다른 곳에 면접을 봤다. 허가 도면대로 공사를 하지 않고 변경하니 공사기간이 늘어난 것이다. 21일결제일 지나도 아무 말 안했는데, 결제하고 끝내자. 현장관리인 다시 구해서 준공받아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같은 날 오후 피고에게 '사장님 공사대금 때문에 준공까지는 유지는 시켜 놓을 것이고, 준공 후든 전이든 날짜까지 기술인수첩값 계산해서 알아서 결제하시고, 자료들은 설계사무소 넘겼으니까 이제 그 쪽으로 연락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당초 예정한 계약 만료일인 2021. 5. 30.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묵시적인 합의 하에 이 사건 선임계약의 기간을 연장하였으나 원고가 2021. 6. 29. 피고에게 위와 같이 해지를 통보함으로써 이 사건 선임계약은 같은 날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가 지연된 것은 피고가 설계도서와 달리 공사를 진행함에 기인한 것이고, 원고가 피고에게 그에 따른 정산이나 현장관리인의 교체를 요구함에도 피고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아니하자 원고가 피고에게 해지를 통보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바, 결국 이 사건 선임계약은 원고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선임계약이 묵시적으로 연장된 2021. 5. 31.부터 2021. 6. 29.까지 1개월의 기간에 해당하는 보수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보수액의 범위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의 준공이 지연되는 경우의 보수에 관하여 특별한 약정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이 사건 선임계약은 1개월의 기간마다 250만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나 이는 원고가 현장관리인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공정 전반을 점검, 관리하는 대가로서 지급하는 것인데, 원고는 2021. 6월경에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한 차례도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건축법 제113조는 공정 및 안전 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공사 현장을 이탈한 현장관리인에게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한편 건축법 제24조 제6항, 같은 법 제111조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공사에 현장관리인을 지정해 둘 의무가 있고, 현장관리인을 지정하지 아니하거나 착공신고서에 거짓으로 기재하는 경우 벌금 5,0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비록 원고가 2021.6월경에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나가지 아니하였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의 현장관리인 자격 유지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이를 고려하여 이 사건 선임계약의 해지 통보 이후에도 이 사건 공사가 실제 준공된 2021. 7. 28.까지는 이 사건 공사의 현장관리인으로서의 명의는 그대로 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묵시적으로 연장된 기간 동안 원고의 보수는 150만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선임계약의 종료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1. 7.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광섭(재판장) 정가원 이승욱

각주1) 원고는 주당 보수를 625,000원(= 월 보수 250만원 ÷ 4주)으로 산정한 후 미지급 보수가 5,625,000원(= 625,000원 × 9주)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2) 2개월 20일 정도의 기간이나 피고의 주장대로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