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4. 6. 17. 선고 2023나1388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선적지: 인천광역시 중구, 톤수: 39톤, 길이: 21.5m, 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의 선주이다.

나.

원고는 2016. 2. 3.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승선계약서(이하 ‘이 사건 승선계약서’라 하고, 체결된 승선계약을 ‘이 사건 승선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는 2016. 2. 4. 원고의 딸인 D 명의 계좌에서 피고 명의 계좌로 2,500만 원(이하 ‘이 사건 2,500만 원’이라 한다)을 입금하였다. 그리고 E 명의 계좌에서 피고 명의 계좌로 2016. 3. 25. 150만 원, 원고 명의 계좌에서 피고 명의 계좌로 2017. 1. 30. 300만 원, 2017. 3. 7. 150만 원 합계 600만 원(이하 ‘이 사건 600만 원’이라 한다)을 입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1>

가.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승선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2,500만 원, 이 사건 600만 원 이외에 2017. 3. 25. 150만 원, 2017. 4. 6. 182,000원 합계 32,682,000원을 변제기 2017. 4. 7.까지로 정하여 대여하였다. 피고는 위 돈 중 1,200만 원만 변제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20,682,000원(= 32,682,000원 - 12,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구체적 판단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금전을 이체하는 등으로 송금하는 경우 그 송금은 소비대차, 증여, 변제 등 다양한 법적 원인에 기하여 행하여질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송금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소비대차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고, 그러한 의사합치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그 송금이 소비대차를 원인으로 행하여진 것임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618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돈이 대여금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6. 2. 3. 피고와 승선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선지급금으로 2,500만 원, 생활비로 1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후 비율제에 따라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임금에서 위 선지급금을 공제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2016. 2. 4.부터 2017. 4. 6.까지 피고에게 합계 32,682,000원을 지급하였는데, 피고가 이 사건 승선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한 후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는 2016년분 700만 원, 2017년분 500만 원으로, 위 32,682,000원 중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1,200만 원을 초과한 20,682,000원(= 32,682,000원 - 12,000,000원)은 피고에게 과지급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20,682,000원을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구체적 판단

가)

선주가 선원과 어획금액에서 공동경비를 제외한 금액 중 일정 비율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보합제 승선계약<2>’을 하는 경우 선원법에서 선원의 임금과 관련하여 어획금액에서 공동경비를 뺀 나머지 금액을 선원근로계약에서 정하는 분배방법에 따라 배정하는 ‘비율급’ 형태를 인정하고 있다(선원법 제2조 제15호<3>). 이 경우 월급제와 달리 조업이 종료되어 정산이 이뤄질 때까지 선원은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므로, 선주가 선원에게 ‘선급금’ 또는 ‘선급 차용금’, ‘선용금’ 등의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조업이 종료된 이후선주와 선원 사이에 임금을 정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합제 승선계약에 따라 선주가 선원에게 선용금을 지급한 경우 선용금을 계약 체결에 대한 대가로 약정하거나 선용금을 최소 보장 임금으로 약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선주가 지급한 선용금은 임금의 선급에 해당하고, 조업 종료 후 정산한 임금이 선용금을 초과할 경우 선주가 선원에게 차액을 추가 지급하고, 정산한 임금이 선용금에 미달할 경우 선원이 선주에게 차액을 반환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의 주장은 피고가 비율급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는 것으로써 이 사건 승선계약이 ‘보합제 승선계약’임을 전제로 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살피건대, 갑 제1,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승선계약서에 의하면, ‘전도금: 2,500만 원’, ‘계약기간 중에 중도 하선자에 대해서는 전도금 잔금을 선주에게 반환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가 선원법 제2조 제15호에 따른 비율급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면 원, 피고 사이에 정해졌어야 할 수익금의 배분 비율, 방법, 시기나 피고의 일급 등에 관하여 아무런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점, ② 원고가 자필로 작성한 장부(갑 제5호증) 이외에는 피고가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한 기간동안 원고가 얻었다는 수익금과 공동경비가 얼마인지 그 액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점, ③ 이 사건 승선계약서에 의하면 피고의 승선기간은 ‘2016. 2. 3.부터 2017. 1. 30.까지 1년’이고, 이 사건 승선계약서 하단에 ‘생활비: 150만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그 문언에 의하면 위 전도금 2,500만 원은 피고가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한 기간동안 임금으로 우선 충당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이는 피고로 하여금 약정한 1년의 승선기간 동안 근로제공의 계속을 유도함과 동시에 도중에 선원을 그만둘 경우 반환을 약속한 조항으로 보이며, 이와 달리 위 전도금 2,500만 원의 의미를 피고가 보합제 약정에 따라 받게 될 이익배분금을 미리 지급받은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는 임금에서 이를 공제해야 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승선계약이 보합제 승선계약에 해당된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한편 원고는, 갑 제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승선계약에 따른 계약기간(2016. 2. 3.부터 2017. 1. 30.까지) 동안 이 사건 선박에서 2016. 2. 16.과 2016. 2. 24. 2회에 걸쳐 조업작업을 하였을 뿐이고, 2017. 2. 4. 이 사건 선박에 재승선할 때까지 중도 하선하여 잔여 전도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므로, 나아가 살펴본다.

살피건대, 선원승선신고사실확인서(을 제2호증)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승선계약에 따라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해야 하는 2016. 2. 3.부터 2017. 1. 30.까지 이 사건 선박이 아닌 F, G, H, I, J, K 등에 승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2,500만 원 이외에 생활비 150만 원씩을 입금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600만 원 이외에 원고가 피고에게 피고의 승선기간 동안 생활비 150만 원씩을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위 기간동안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지 아니하고 중도 하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설령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선박에서 중도 하선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선급금 전액을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예정액으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은 선원법 제29조<4>, 근로기준법 제20조<5>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 점에 있어서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선옥(재판장) 류지원 정혜미

각주1) 원고의 주위적 청구원인 주장과 예비적 청구원인 주장은 양립할 수 있는 청구로서 실질적으로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으나, 원고가 주위적․예비적으로 순서를 붙여 청구하는 이상 이를 부진정 예비적 병합으로 보아 원고가 판단을 구하는 순서에 따라 판단하기로 한다.

각주2) 선주가 선원에게 어획물 판대대금의 일정비율을 보수로 정산하여 지급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각주3) 선원법 제2조(정의) 15. "비율급"이란 어선소유자가 어선원에게 지급하는 임금으로서, 어획금액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동경비를 뺀 나머지 금액을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선원근로계약에서 정하는 분배방법에 따라 배정한 금액을 말한다.

각주4) 선원법 제29조(위약금 등의 예정 금지) 선박소유자는 선원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

각주5)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