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검사)
원심에서 피해 근로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음을 전제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된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과 관련하여, 비록 피해 근로자가 수사단계에서 고소취소장을 제출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공증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의사표시이므로 그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소송조건을 결여하지 않았다.
양형부당(쌍방)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개월)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고(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돈을 받으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라는 등의 조건부 의사표시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가 명백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피해 근로자는 이 부분 공소제기 전인 2022. 10. 5.경 ‘체불임금 4,500만 원을 피해자의 계좌에 2022. 10. 5.부터 2028. 1. 5.까지 매월 5일마다 700만 원씩(마지막 회 분은 90만 원) 64회에 걸쳐 송금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이를 공증하는 조건으로 원만히 합의가 이루어졌기에 피해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므로 이에 고소취소장을 제출합니다(단, 위 내용으로 공증이 완료되었을 때 고소취소장의 효력은 발생한다).’라는 내용의 고소취소장 및 공정증서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검사에게 제출하였다.
조건부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조건의 성취여부에 따라 검사의 공소권 유무 판단이나 법원의 심리와 재판이 영향을 받아 형사소송절차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고소취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기 전’에는 공증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의사표시라고 볼 수 있지만, ‘수사기관에 제출할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공증을 받아 제출한 것이므로 더 이상 조건부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즉 피해 근로자가 수사기관에 고소취소장을 제출할 당시에는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조건 없이 명확하게 표시된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피해액이 큼에도 피해 회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점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범행 전력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에 양형에 반영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다.
원심의 형은 적절하다고 보이고, 너무 무겁거나 또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서의 경정]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였는데, 위 조항은 공소제기 후 수소법원에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 해당하는 조항이고, 이 사건의 경우처럼 공소제기 전에 수사기관에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수사기관이 이를 간과하고 공소제기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심 판결 6쪽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라는 부분을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은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이 부분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로 경정한다(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
판사 오창훈(재판장) 최석준 박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