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경남 합천군 C에 있는 사토운반 처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인 주식회사 B의 대표자이고, D 주식회사는 피고인 주식회사 B과 사이에 2020. 1. 2.부터 2020. 12. 31.까지 D 주식회사 주소지에 있는 채석장에서의 채석운반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 A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할 때에 그 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짐으로써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쪽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11. 16.경 위 채석장에서 주식회사 B의 근로자인 E으로 하여금 차랑계 건설기계인 덤프트럭을 사용하여 채석 및 원석을 상차하는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위 덤프트럭이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짐으로써 위 E이 위험해질 우려가 있음에도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피고인의 대표자인 A이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관련 법리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법 제38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원칙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각종 안전조치 의무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사업주나 도급인이 관리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인지 여부가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한편, 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가 타인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그 작업장을 사업주가 직접 관리·통제하고 있지 아니한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주의 재해발생 방지의무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대법원 2020. 4. 9. 선고 2016도14559 판결 참조), 재해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의 내용이 사업장을 독점적·배타적으로 관리하는 다른 사업주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으로서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가 현실적으로 안전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경우라면 그러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까지 사업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구체적 판단
먼저 피고인 A에 관하여 본다.
검사는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 A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을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자, 즉 그 사업에서의 경영주체를 말하는 것으로서 개인기업에 있어서는 그 사업주 개인, 회사 등 법인에 있어서는 그 대표자가 아닌 법인 자체가 이에 해당하는 것인바(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288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의 처벌 대상이 되는 사업주는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B’이라 한다)이고,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사용인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A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은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67조 제1항 또는 제168조부터 제172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벌금형을 과할 수 있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주인 법인 또는 개인이 직접 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 행위자나 사업주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도37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채석장에서 공소사실에 적시된 바와 같은 유도자 배치,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쪽의 유지 등의 안전조치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의 위반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채석장은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주소지에 위치하고 있고, D은 2006년경부터 위 채석장에서 채석 작업을 해 왔다(수사기록 75쪽).
D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F은 D의 직원인 G를 위 채석장의 현장책임자로 임명하여 근로자들의 지휘·감독 및 안전조치 등 현장관리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하였고, G는 위 채석장을 배타적으로 관리하면서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일부 비탈 지역에 추락 방지턱을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하였다(수사기록 84, 99-101쪽).
피고인 A은 피고인 B을 대표하여 D과 사이에 건설기계인 덤프트럭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 B 소속 덤프트럭 기사인 E으로 하여금 피고인 B 소유 덤프트럭을 이용하여 위 채석장에서 원석 운반 등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은 위 채석장이 전적으로 D에서 관리하는 현장으로서 피고인들이 안전조치를 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현장책임자인 G도 ‘피고인들 측은 공사현장에서 업무 지시를 하지 않고 차량과 인력 관리만 하였고, 현장에서의 업무는 G가 전적으로 하였다.’라는 취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수사기록 101쪽).
한편, 피고인 A이 피고인 B의 직원 H으로 하여금 위 채석장에서 차량 및 근로자 관리 업무를 하도록 지시하였고, 직접 위 채석장을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수사기록 54쪽), 피고인 A 또는 H이 위 채석장에서 유도자 배치,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쪽의 유지 등의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할 권한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전혀 찾을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인 B에 관하여 본다.
검사는 피고인 B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하였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하여 양벌규정에 따른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인 B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로서 피고인 A을 행위자로 하여 제168조 제1호의 위반행위를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을 적용하여 피고인 B을 처벌할 수도 없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함병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