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경남 함안군 C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경남 함안군 C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의 작업현장에서 2012. 5. 14.부터 2014. 4. 18.까지 용접공으로 근로한 F의 주휴수당 10,720,000원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이하 '연차수당'이라고 한다) 2,400,000원 등 합계 13,120,000원 등 별지 개인별 미지급 금품내역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이하 F, G, H, I 등 근로자 4명을 통틀어 'F 등'이라고 한다)의 금품 합계 43,128,27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D의 대표이사로서 F 등과 사이에 각각 포괄임금약정을 하고 그에 따라 주휴수당, 연차수당이 포함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F 등에게 위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증인 J의 법정진술, 증인 F 등의 각 일부 법정진술과 이 사건 기록을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D은 경남 함안군 C에 있는 E의 작업현장 내에 있는 사내하청회사로서 고압 탱크, 발전소 보일러 드럼 등을 제조하는 업체이다.
D의 취업규칙(수사기록 64쪽)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20조(근로시간)
1주간의 근무일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로 하고 이 경우 매주 토요일은 유급휴무일로 한다.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한다.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으로 하되, 제24조의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08:00부터 17:00까지로 한다.
제38조(임금의 구성항목)
사원에 대한 임금은 일당을 계산하며 월 곱한 금액을 월급으로 지급한다.
제23조(제20조의 오기로 보인다)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한 경우, 야간에 근로한 경우(22:00~06:00), 휴일에 근로한 경우에는 각각 시간급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한다.
제39조(임금의 계산 및 지급방법)
임금은 매월 1일부터 31일까지를 산정기간으로 하여 해당 월의 20일 사원에게 직접 지급하거나 사원이 지정한 사원 명의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여 지급한다.
F 등의 담당 업무와 입사 경위는 아래와 같다.
F
F은 E의 다른 사내하청회사에서 근무하다가 I의 추천으로 2012. 5. 14. 입사한 후 2014. 4. 18.까지 D의 용접공으로 근무하였다. 입사 당시 F은 피고인과 사이에 일당 16만 원을 받기로 구두로 약정하였다(F은 이 법정에서 "입사 당시 그냥 일당만 얼마냐 이렇게 해 가지고 들어온 거지, 그 외에 다른 것은 전혀 물어본 적이 없다"라고 증언하였다).
G
G는 D의 소장인 J의 추천으로 2012. 4. 5. D의 제관조공(제관공을 따라다니면서 도와주는 업무를 한다)으로 입사한 후 이후 제관공이 되었고 2014. 4. 23.까지 근무하였다. 입사 당시 G는 J를 통해 피고인과 사이에 일당 10만 원을 받기로 구두로 약정하였고, 이후 일당은 13만 원까지 증액되었다.
H
H은 I의 소개로 2012. 6. 1. 입사한 후 2014. 4. 12.까지 D의 청소 업무를 담당하였다. 입사 당시 H은 피고인과 사이에 일당 65,000원을 받기로 구두로 약정하였다(H은 이 법정에서 "그냥 하루 일당이 정해진 대로 그게 일당이라고만 생각하였습니다. 그 외에 다른 연차나 주차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
I
I은 E의 다른 사내하청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피고인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의 소개로 2012. 4. 5. D의 용접반장으로 입사한 후 2014. 4. 18.까지 근무하였다. 입사 당시 I은 피고인과 사이에 월급을 받기로 구두로 약정하였는데, 피고인이 "얼마 주면 되겠노, 얼마 하면 되겠노"라고 묻자, I은 월 750만 원을 달라고 했다가 피고인이 "그냥 월 700만 원으로 하자"고 해서 이를 수용하였다(I은 이 법정에서 "당시 연차나 주차를 쓸 생각도 없었고, 연차나 주차를 받을 생각도 안 했으며, 그냥 700만 원에 다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
F, G, H의 경우 임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를 산정기간으로 하여 매일매일의 공수(工數)로 계산한 후 이를 합산하여 총 공수를 산정하고 여기에다가 일당을 곱하여 월 임금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매일매일의 공수를 산정하는 방식은 08:00부터 17:00까지 근무하면 1공수로 하되, 17:00부터 20:00까지 추가로 근무하면 0.5공수를 더하고, 20:00부터 22:00까지 추가로 근무하면 0.5공수를 더하며, 이후 추가로 근무하면 공수를 더하여 그날의 공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한편, I의 경우 총 공수와 상관없이 매월 700만 원을 받았다.
D은 E의 사내하청회사로서 E로부터 받는 물량이 일정하지 않았고, 물량이 없을 때는 용접공, 제관공 등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물량이 있을 때도 용접공, 제관공 등은 출근하기 싫으면 반드시 주차, 월차, 연차를 쓰겠다는 말을 할 필요 없이 출근하지 않으면 되고, 만일 일당이나 월급을 더 준다는 회사가 있다면 즉시 그 회사로 옮길 수도 있다.
F 등은 D에 근무하는 동안 피고인에게 주휴수당, 연차수당 등을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위 인정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D 취업규칙의 내용, F 등의 담당 업무와 입사경위, 임금산정 방식,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그리고 이와 함께 기록에 나타난 F 등이 받은 일당 또는 월급의 수준, F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임금지급 내역과 임금지급 전후의 제반 사정, 동종 사업장의 실태, F 등이 이 사건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이 D의 대표이사로서 F 등과 사이에 각각 체결한 임금약정은 F 등의 업무에 관하여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약정한 근로시간 한도 내에서의 주휴수당, 연차수당을 포함하여 월 급여액을 정한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임금약정에서 정한 월 급여액에는 약정 근로시간 한도 내에서의 주휴수당, 연차수당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부분에 한하여 추가로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도4092 판결 참조).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위 임금약정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나 그 밖에 임금에 관한 강행법규를 위반하였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있어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휴수당, 연차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장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