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양화, 핸드백, 의류, 잡화 제조 및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C’(C)라는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원고는 2006. 8. 4.부터 2013. 5. 31.까지 D백화점 창원지점에 있는 C 매장, 2013. 6. 1.부터 2015. 5. 31.까지 E아울렛 김해점에 있는 C매장에서 매니저 내지 지점장으로 판매업무에 종사하였고, 2015. 6. 1.부터 2016. 2. 28.까지는 피고회사 본사 디자인실에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 그리고 F은 2013. 10. 1. E아울렛 김해점에 대한 C 아울렛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와 피고가 2006년 당시 작성한 계약서는 제출되어 있지 않으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일정 비율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취지의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9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이다. 원고는 자신이 피고로부터 임금을 목적으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서 퇴직금을 청구하는 반면, 피고는 원고가 독립된 사업자라고 주장한다.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판단
계약 내용의 검토
앞서 인정한 계약 내용에는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 있는 요소와 부정할 수 있는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원고는 원칙적으로 피고로부터 공급받은 상품만을 계약된 장소에서 피고가 정한 금액 및 조건으로 판매하여야 한다. 피고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원고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다. 원고는 판매내용 및 재고현황을 기록․보고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항은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 있는 요소이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월 상품 판매실적의 일정비율을 위탁판매 수수료로 지급한다. 원고들이 판매원을 직접 고용하고, 이에 수반되는 급여 등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 이러한 사항은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있는 요소이다.
결국 근로제공의 실질에 관한 판단이 요구된다.
근로제공의 실질에 대한 사실
피고와 같은 의류, 잡화 제조․판매 회사들은 백화점 운영회사 등과 사이에 입점계약을 체결하고 정규직 직원들을 매장에 파견하여 상품을 판매하게 하였다가, 매장을 운영하며 피고의 상품을 판매할 사람들과 중간관리계약 내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매장관리 및 상품판매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방식으로 변하여 왔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하였고, 다른 근무형태를 근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의 출근 및 퇴근 시간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근태관리나 휴가관리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와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그 매장의 판매원 채용에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판매원의 급여를 부담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판매원을 직접 채용하여 근무를 관리하면서 급여를 지급하였다.
원고는 판매원으로 하여금 일정 정도 자신을 대체하여 근무하게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간관리계약을 유지하면서 피고 회사 본사에서 근무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기본급 없이 매출실적에 중간관리계약에서 정한 수수료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수수료만을 지급하였는데,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 않아 수수료 액수에 상당한 편차가 있다.
더구나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은 중간관리 영업보증금이 1억 원으로 상당히 고액이다.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에서는 이를 F이 부담하고 이에 따른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받았지만, 매장을 실제로 운영하는 사람이 영업보증금까지 부담하는 것이 가능하고, 오히려 원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2015. 6. 1.부터 2016. 2. 28.까지는 피고회사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는 외에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기도 하였다.
매장 시설 일체, 집기교체 및 수선비는 피고 회사가 아닌 원고측이 부담하기로 하였고, 원고는 운송비 일부와 고객에 대한 수선비를 부담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피고가 정한 가격에서 임의로 할인하여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광고 및 사은․기획행사에 관여하였다. 이러한 관리방식은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주에 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고가 사업자등륵을 한 사실은 없으나, 피고는 원고와의 계약에 따라 원천징수세액 3.3%를 차감하고 위 수수료를 지급하였다. 3.3%를 원천징수하는 것은 인적용역 사업소득의 경우에 해당하고, 실제로 피고는 원천징수하면서 원고를 기타자영업자로 분류하여 신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3, 갑 제6호증의 2의 각 기재
근로제공의 실질에 관한 판단
위 사실관계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위탁판매계약서에 나타난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 있는 요소들은 피고에 의해 독립적인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주에게도 유사하게 시행되었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가 원고의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판매원들이 상당 기간 원고를 대체하여 근무하는 등 원고의 피고에 대한 종속성 및 전속성의 정도가 약하다.
원고는 판매실적에 따라 상한 또는 하한이 없는 수수료를 지급받아 판매원의 급여, 일부 매장 운영 비용을 지출하고, 또한 고액의 영어보증금을 전제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일정 정도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위 수수료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결 론
원고 청구 기각
판사 김한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