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19,363,351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1. 8.부터 2018. 2. 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0분의 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차 부품의 생산·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년경부터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던 자이다.
원고가 2013. 1. 8. 진주시 C에 있는 피고 공장 작업장 내에서 냉각수 밸브의 누수를 수리하기 위하여 조립식 비계(이하 '이 사건 작업대'라 한다)를 이용하여 3미터 높이에 있는 냉각수 밸브교체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고, 원고는 이로 인하여 두부외상에 의한 치매, 대뇌의 타박상성 출혈, 외상성 경막하 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휴업급여 31,044,700원, 요양급여 82,473,390원, 장해급여 44,603,470원, 간병급여 25,960,250원을 지급받았다.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D은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4고단684호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기소되었고, 2015. 2. 11. 위 법원에서 D은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는 벌금 3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 을 제17, 2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부제소특약 존재 여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재해발생시 산재보험에 따른 보상 이외에는 피고에 대하여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부제소 특약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판단
살피건대,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2. 6. 14. '원고는 제반 안전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고, 재해예방에 적극 협조하겠으며 본인의 과실 및 서약사항 위반으로 인한 재해발생시 산재보험상 보상 이외는 언급치 않음은 물론 민·형사상의 제반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안전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에 서명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권리의 주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실체적 청구권을 포기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권리를 재판상 행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상대방과 사이의 부제소 합의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사이에 부제소 합의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공서양속에 반한다고 할 수 없지만 그 합의의 대상, 합의에 이르게 된 상황, 합의의 취지, 합의가 전제로 한 사정 등을 신중히 고려하여 그 유효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 그 합의 당시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라면 유효하다(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0다65086 판결 참조). 그러나 분쟁을 특정하지 아니하고 일체의 제소를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합의는 소권 일반의 포기로서 이를 허용하게 되면 사실상 강자의 지배에 맡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서약서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서명을 한 것으로, 위 서약서 작성 당시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나 그러한 합의가 전제로 한 사정을 확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고, 또 분쟁의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으므로, 그 합의의 효력이 이 사건 사고에도 그대로 직접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법률상의 쟁송에 관하여 헌법상 보장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체적 분쟁이 생기기 전에 미리 일률적으로 박탈하는 결과가 되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부제소 합의제도의 취지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는 피용자인 작업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그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한 형태의 사다리나 작업대를 제공하거나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안전조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고 원고로 하여금 작업하도록 하여 결국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사고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원고를 구급차를 이용하여 즉시 병원으로 후송하지 않고 1시간 30분가량 방치한 후 일반 차량을 이용하여 병원으로 옮겼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손해가 확대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사고 및 상해사실을 알고서도 고의로 방치해두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로서도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안전장비가 충분히 설치되지 않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므로, 작업하는 장소 주위를 잘 살펴 추락 등의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여야 하고, 안전모를 제대로 착용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이고, 이러한 원고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손해의 확대에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의 7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하 모든 계산에서 원 미만 및 월 미만은 버리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액의 현가 계산은 월 12분의 5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호프만식 계산법(소수점 넷째자리까지만 적용)에 따르며, 당사자의 주장 중 기재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 것으로 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6, 8, 10호증의 각 기재, 경상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기대여명 등
인적사항 : 아래 '기초사항' 표 기재와 같다.
기대여명 및 여명 종료일
원고는 두부외상으로 인한 후유장애로 감정일 2016. 10. 31. 현재 정상인의 87.9%의 여명이 예상되므로, 아래의 기초사항 표 기재와 같이 2032. 12. 26.을 원고의 여명종료일로 본다.
기왕치료비
인정금액 : 1,674,630원(= 경상대학교 진료비 1,640,150원 + F병원 진료비 34,480원)
원고는 경상대학교에 대한 진료비 지출액이 7,555,930원이라고 주장하나, 을 제2, 3,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는 진료비는 피고가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계산 : 1,172,241원(= 1,674,630원 x 70%)
개호비
원고는 사고일인 2013. 1. 8.부터 여명종료추정일인 2032. 12. 26.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2032. 10. 30.까지 음식물 섭취, 착탈의, 대소변을 위하여 성인 1명의 개호가 필요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기간 동안 도시일용노동자의 1일 노임을 기준으로 개호비 손해를 사고 당시로 현가하여 산정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487,297,107원 이다(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3. 1. 8.부터 2016. 10. 30.까지의 개호비는 2013. 1. 기준의, 2016. 10. 31.부터 2032. 10. 30.까지의 개호비는 2016. 10. 기준의 각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적용한다).
공제 : 25,960,250원
을 제27호증의 기재,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2014. 11. 8.부터 2017. 6. 9.까지의 간병급여로 25,960,25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금액을 과실상계 후의 개호비 손해액에서 공제한다.
피고는, 위 금액만 개호비에서 공제하는 것이 아니고 원고가 간병급여로 수령한 2016. 10. 13.까지의 개호비는 위 간병급여로 상계되어야 하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향후 여명기간 동안 월 823,500원 상당의 간병비를 지급받게 될 것이므로, 여명기간 동안의 개호비 115,987,339원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80조 2항 전단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에는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이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 보험가입자가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는 것은 보험급여가 손해전보적 성질을 갖는데 있다고 보이는 사정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국가가 보험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손해전보가 된 경우에 한하여 보험가입자는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한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다1275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는 부분은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은 금액의 범위 내로 제한되는 것이지 위 급여지급기간에 상응하는 전체의 개호비라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후 여명기간 동안 간병급여가 지급될 예정인지 여부나 간병급여액이 얼마인지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같은 피고가 주장하는 기간까지 간병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현실적으로 지급받지 않았다면 같은 위 피고들이 주장하는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개호비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거나, 이러한 장래의 보험급여액을 사고로 인한 개호비 상당의 손해액에서 미리 공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인정금액 : 315,147,724원(= 487,297,107 x 70% - 25,960,250원)
기타 손해
기저귀 구입비 : 43,000원
간병을 위한 교통비와 주차비 : 인정하지 않음
원고는 택시비와 주차비로 지출한 92,140원의 지급을 구하나, 위 비용은 원고의 개호를 위하여 원고의 가족들이 병원에 왕래하면서 지출한 비용으로서 근친자의 개호비에 포함되어야 하고,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친자의 개호비 손해를 인정하는 이상 그 개호비 상당액을 초과하는 교통비 손해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구급차이용비 : 500,000원
계산 : 380,100원(= 543,000원 x 70%)
공제
공탁금 : 1,500만 원
치료비 등의 지급
피고는 원고에게 교통비로 96,400원, 병원진료비로 22,970원, 유류대 210,000원, 소모품비용으로 319,25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손해배상액에서 위 금원을 공제해야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금원이 실제 지급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의료기 사용료 미납금 및 F병원 치료비
을 제1,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의료기 사용료 150,000원, F병원에 대한 진료비 1,711,450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이 부분을 비용을 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위 금액을 손해배상액에서 그대로 공제할 수 없고, 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과실부분에 해당하는 액수만 공제한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의 공제 주장
피고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로 31,044,700원, 요양급여로 82,473,390원, 기타급여로 19,379,700원을 각 수령하였고, 장해급여 2급 5호에 해당하는 장해급여를 지급받을 것인데 이를 일시금으로 환산하면 90,354,366원에 해당하므로, 위 합계금 223,252,156원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애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참조). 또한 피해자가 수령한 요양급여는 적극적 손해와 상호 대응관계에 있는 항목이지만 향후치료비, 향후개호비와는 그 성질을 달리하여 서로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지 않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다41892 판결의 취지 참조). 또한 원고의 치료비 청구가 이미 지급된 요양급여액의 일부임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장해급여 역시 공제되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기지급 치료비 중 원고의 과실부분 : 2,336,714원[= 7,789,047원(= 의료기 150,000원 + 병원비 총 7,639,047원) x 0.3]
총 공제금액 : 17,336,714원
위자료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및 그 결과, 사고 이후의 원고의 치료 경과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위자료를 2,0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19,363,351원(= 기왕 치료비 1,172,241원 + 개호비 315,147,724원 + 기타손해비 380,100원 - 공제금 17,336,714원 + 위자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3. 1. 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8. 2. 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최은경
각주1) 원고는 이 기간 동안의 개호비가 484,848,228원이라고 주장하나, 과실상계후의 개호비가 341,107,974원(= 487,297,107원 x 70%)으로 위 주장 범위 내이므로, 위 금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