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벌금 20,000,000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B을 벌금 30,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376
판결선고
2023. 10. 10.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B은 경남 산청군 C에서 먹는 샘물 제조 가공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 사업주이고, 피고인 A는 위 회사의 전무이사 겸 공장장으로 공장의 전반적인 운영과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안전관리책임자이며, 피해자 D(남, 60세)는 위 회사 소속 근로자이다.
피해자 사망 관련
피고인 A
피고인은 2022. 11. 16. 09:40경 위 공장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생수병을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인 팔레트에 적재하는 대형 적재기를 다루는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위 작업은 팔레타이저를 이용하여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인 팔레트에 생수병 묶음을 4단으로 적재하는 작업으로, 그 과정에서 방향 전환이 잘못될 경우 생수병 묶음이 팔레트가 아닌 그 옆의 컨베이어벨트 등에 떨어져 이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안전관리책임자인 피고인에게는 해당 작업을 수행할 경우 적재장치의 운전을 정지하도록 교육하거나 관리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주의의무가 있었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컨베이어벨트 위에 떨어진 페트병 묶음 제거 작업을 적재기를 정지하지 아니한 채 하도록 하여 피해자를 컨베이어벨트와 하강하는 팔레타이저의 적재장치 사이에 끼도록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1:11경 진주시 강남로 79에 있는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외상성 심낭압전 및 혈기흉으로 사망하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제1의 가.항과 같은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가.항과 기재와 같은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2022. 11. 16.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안전조치의무위반 관련
피고인 A
사업주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11. 22. 14:00경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인 위공장 내 핸들러 작업공정 작업발판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전자가 운전위치를 이탈하는 경우 시동키를 운전대에서 분리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11. 22. 14:00경 위 공장 내 포장라인 지게차의 운전자가 운전위치를 이탈하였음에도 지게차 시동키를 운전대에서 분리시키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제2의 가.항과 같은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이 법원의 현장검증결과
E,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입건전조사보고서(현장 cctv 영상 첨부), 입건전조사보고서(참고인 A가 제출한 자료 첨부)
사망진단서
각 중대재해발생보고(제조업), 산업안전보건 감독점검표, 감독 등 결과보고서, 시정명령서, 재해조사의견서, 중대재해조사 복명서, 안전보건 관리책임자료, 안전보건교육일지
현장사진, CCTV 캡처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2>
피고인 A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 제1호(안전난간 미설치 관련 안전조치 불이행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제1호(시동키 미분리로 인한 안전조치의무 미이행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B :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 제1호(안전난간 미설치 관련 안전조치 불이행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제1호(시동키 미분리로 인한 안전조치의무 미이행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A :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A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에게는 위 대형 적재기(팔레타이저, 이하 ‘이 사건 기계’라 한다)에 사람이 접근하는 경우 기계가 자동으로 정지하도록 하는 장치를 설치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없다. 또한 피고인 A는 피해자에게 컨베이어벨트에 떨어진 생수 묶음을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할 경우, 이 사건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도록 교육하거나 관리할 의무를 이행하였다.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2항,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같은 법 제38조 제1항, 제2항,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고, 위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ㆍ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ㆍ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ㆍ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ㆍ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3. 판단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기계에 사람이 접근하는 경우 기계가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하는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안전조치의무 내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기계에 자동정지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안전조치의무 내지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기계는 아래와 같이 공급 컨베이어, 정렬 컨베이어, 적재장치, 팔레트 공급장치, 간지 공급장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사건 당시 정렬 컨베이어 철문 앞에 제어박스가 있었으며, 위 제어박스에서 이 사건 기계 전체의 동작을 멈출 수 있는 비상정지버튼이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팔레트 공급장치 및 간지 공급장치에도 비상정지버튼이 있었다. 증인 E의 증언 및 이 법원의 현장검증 결과에 의하면, 간지 공급장치의 비상정지버튼을 누르면 적재장치의 작동이 정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피해자는 이 사건 기계 중 간지 공급장치 앞에 서서 간지 공급 작업을 하
던 중 생수병 묶음이 컨베이어벨트에 떨어지자 적재장치 밑으로 상체를 집어넣고 위 생수병 묶음을 제거하려다가 하강하는 적재장치와 컨베이어벨트 사이에 끼여 사망하게 되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근무하던 장소 바로 우측에 적재장치의 동작을 멈출 수 있는 비상정지버튼이 설치되어 있었는바, 피해자로서는 위치를 옮길 필요 없이 위 비상정지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위험을 방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위 규칙에서는 동력차단장치 내지 운전정지장치의 규격이나 성능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피해자의 위치에서 수동으로 이 사건 기계 중 적재장치를 정지시킬 수 있는 비상정지버튼이 있었음에도 이 사건 기계에 피해자가 접근하는 경우 이 사건 기계가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하는 정지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내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에게 안전교육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에서 사업주의 안전교육의무는 당연히 도출되는 점, ② 이 사건 기계 중 피해자의 근무 위치 부근에 비상정지버튼이 있기는 하였으나 증인 E의 증언 및 이 사건 당시 E의 진술에 의거하여 작성된 재해조사 의견서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장의 직원들은 위 비상정지버튼으로 적재장치의 작동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몰랐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피해자도 위 정지버튼을 누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A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안전보건교육일지에 의하면, 이 사건 전 2022. 3. 및 2022. 6.경 두차례에 걸쳐 일반안전보건 교육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위 교육 내용도 이 사건 기계에 의한 위험에 관한 교육이 아닌 소화기 종류와 사용법, 구조․구급 및 응급처치에 관한 것이었으며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한 이후로는 위와 같은 안전보건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경력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기계 및 적재장치 전반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으므로 안전교육의무가 필요 없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나, 피해자의 경력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는 2006. 4. 24.부터 2022. 6. 30.까지 이 사건 사업장이 아닌 주식회사 G의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여 온 바, 이 사건 기계와 동일한 기계나 설비를 이용하였다거나 이 사건 사업장에서와 동일한 업무를 맡아왔다고는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지적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A의 교육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⑤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고와 같이 컨베이어벨트에 생수 묶음이 떨어졌을 때 비상정지버튼 작동 요령에 관한 안전의무 교육을 하였다면 피해자로서는 비상정지버튼을 눌러 적재장치를 정지시킨 후 생수 묶음을 치워 이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에게 적재장치 운전을 정지하도록 교육하거나 관리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들이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며, 그와 같은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이다. 피고인들의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으며, 피고인들은 다수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바, 피고인들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유족의 피해를 회복하지 못하였고, 피해자의 유족 측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바라고 있다.
유리한 정상 : 피고인 A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없다. 피고인 주식회사 B은 시정명령에 따라 필요한 안전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피고인 주식회사 B은 사업주로서 구체적 행위자인 피고인 A보다 더 중하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이와 같은 사고의 재발방지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이는 점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아영
각주1) 공소장에는 피고인 A의 업무상 주의의무 내지 산업안전보건법상 주의의무로 “사람이 접근하는 경우 기계가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부분이 추가되어 있었으나 아래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이 부분을 직권으로 삭제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보이므로 이를 직권으로 삭제한다.
각주2)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모두 산업안전보건법의 양벌규정인 위 법률 제173조를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위 법률 제38조의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자, 즉 그 사업에서의 경영주체를 말하는 것으로서 개인기업에 있어서는 그 사업주 개인, 회사 등 법인에 있어서는 그 대표자가 아닌 법인 자체가 이에 해당하고(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2887 판결 등 참조), 사업주가 아닌 법인의 대표자 등은 위 법률 제173조의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바(대법원 1995. 5. 27. 선고 95도230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도37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주식회사 B이 위 법률 제38조에 따른 안전조치 이행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로서 직접 위 법률 제167조 및 제168조에 따른 처벌대상이 되고, 피고인 A는 양벌규정인 위 법률 제173조에 의하여 위 법률 제167조 및 제168조에 따른 처벌대상이 된다.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으므로, 공소장 변경 없이 피고인들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적용법조를 이와 같이 정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