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5. 5. 27. 선고 2024가합10702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따라 세라믹 연구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공공기관이고, 원고는 2014. 12. 22. 피고에 입사하여 연구기획팀, 경영지원실, 경영기획실 등에서 선임연구원 등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에 대한 1차 징계처분

1)

원고는 2022. 1. 1. 피고 경영지원실 소속 B팀에 배치되었다.

2)

원고는 2022. 1. 11. 업무조정회의에서 상급자인 B팀 팀장 C에게 ‘병신’이라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는 D 노무법인에 원고의 위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조사(이하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라 한다)를 의뢰하였다.

3)

위 조사과정에서 경영지원실 소속 직원인 E, F, G 등(이하 ‘신고인들’이라 하고, 개별적으로 칭할 때는 순서대로 ‘신고인1’, ‘신고인2’, ‘신고인3’이라 한다)이 원고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자,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조사(이하 ‘이 사건 성희롱 조사’라 한다)를 추가로 개시함과 동시에, 2022. 4. 1. 원고를 경영기획실로 전보시켰다.

3)

D 노무법인은 원고 및 신고인들, 함께 근무하였던 피고 직원들에 대한 면담조사를 진행한 후, 2022. 5.경 피고에게 ‘신고내용 총 7가지 중 3가지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가 인정되고, 그 각각의 행위는 모두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직장 내 성희롱 조사결과 법률검토’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성희롱 조사결과 사실관계가 인정된 신고내용(이하 ‘이 사건 각 접촉행위’라 한다)은 다음과 같다.

4)

피고는 이 사건 각 접촉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2022. 8. 18.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원고가 2022. 8. 4.부터 2023. 4. 2.까지 질병휴직을 함에 따라 그 개최를 연기하였다.

5)

피고는 원고 복직 이후인 2023. 7. 26. 원고에 대한 제2회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징계사유로 정직 6월의 징계를 의결한 후(이하 ‘이 사건 초심의 결’이라 한다), 2023. 7. 27.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6)

원고는 이 사건 초심의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2023. 8. 23. 제3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사과를 목적으로 재심을 청구하였음을 밝히면서 ‘이 사건 초심의 결(정직 6월)에 대하여 이의가 없으며, 본인이 한 행위를 인정하고 피해자가 원한다면 정직 6월을 받겠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7)

피고는 ‘원고가 초심양정에 대하여 인정하고, 양정을 변경할 만한 사유가 추가로 제시된 것이 없으므로 위원 만장일치로 이 사건 초심의결을 유지’하기로 의결한 후, 2023. 8. 28. 원고에게 정직 6월(기간 : 2023. 9. 1. ~ 2024. 2. 29., 이하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이라 한다)의 징계집행을 통보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2차 징계처분

1)

원고는 2023. 6. 16. 피고 일반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인들이 원고를 계획적으로 무고하여 괴롭히고 있다는 내용의 일반고충신고를 하였는데, 그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다음과 같이 3회에 걸쳐 피고 직원들을 상대로 욕설 등 폭언(이하 ‘이 사건 각 발언’이라 한다)을 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2)

원고가 소속된 경영전략본부는 피고 감사실에 원고의 이 사건 각 발언에 관한 비위행위조사를 요청하였고, 피고 감사실은 2023. 9. 11. ‘원고는 피고 복무규정 제6조(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를 피고 인사규정 제23조에 따라 징계처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제출하였다.

3)

원고의 위 일반고충신고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 노무법인 K도 2023. 10. 2. 피고 일반고충처리위원회에 ‘한국세라믹기술원 일반고충처리위원회 일반고충신고 관련 조사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별도 의견으로 ‘원고가 제기한 일반고충신고에 대한 조사 중 이 사건 각 발언과 같은 원고의 심각한 비위행위가 확인되므로, 일반고충처리위원회에서는 이 사건 각 발언에 대하여 추가적인 확인 및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4)

피고는 2023. 10. 5. 원고에 대한 제4회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징계사유로 정직 3월의 징계를 의결한 후, 2023. 10. 30. 원고에게 정직 3월(기간 : 2024. 3. 1. ~ 2024. 5. 31., 이하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이라 한다)의 징계집행을 통보하였다.

라.

피고의 당연면직 통보

피고는 2023. 10. 30. 원고에게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의 집행을 통보하면서, 1년 이내에 2회 이상의 정직 또는 감봉처분을 받은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 인사규정 제19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당연면직(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을 함께 통보하였다.

마.

피고 내부규정

피고 내부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9 내지 12호증, 을 제4호증, 을 제7호증, 을 제11호증, 을 제12호증, 을 제14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해고 무효확인 청구

이 사건 해고의 기초가 된 이 사건 1차 징계처분 및 2차 징계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각 무효이므로, 원고에게는 피고 인사규정 제19조 제1항 4호에서 정한 당연면직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1)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의 경우

가)

절차상 하자

(1)

피고는 이 사건 성희롱 조사에 앞서 원고에게 그 근거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

(2)

이 사건 성희롱 조사를 담당한 조사관은 원고에게 특정 방식으로 답변할 것을 강요하였고,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조사로 원고의 진술을 왜곡하였다.

(3)

피고 고충상담원이 이 사건 각 접촉행위의 발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성희롱 조사를 추가로 개시하였는바, 이는 ‘고충상담원은 성희롱ㆍ성폭력과 관련하여 상담ㆍ고충의 신청을 받은 경우에 지체 없이 상담에 응하여야 하며,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필요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고 정한 피고 성희롱ㆍ성폭력 예방지침 제10조 제1항 위반이다.

(4)

피고 성희롱ㆍ성폭력 예방지침 제10조 제2항은 ‘조사는 신청을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내에 완료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10일의 범위 안에서 조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이에 위반하여 30일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원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나)

실체상 하자 -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이 사건 각 접촉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원고가 피고 소속 직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여 왔으며,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관한 신고인들의 진술 또한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다)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설령,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는 점 및 유사 사례에서의 징계양정 등을 고려하면, 정직 6월의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부당하다.

2)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의 경우

①

원고의 이 사건 각 발언은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의 부당함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인 점, ② 원고가 피고 소속 직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여 온 점, ③ 원고가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어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각 발언은 순간적인 감정의 표출에 불과하여 당연면직이 마땅할 정도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정직 3월의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부당하다.

나.

임금 지급 청구

위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3. 10. 3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7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해고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에 관한 판단

1)

절차상 하자의 존부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가 이 사건 성희롱 조사에 앞서 원고에게 그 근거자료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볼만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고, 원고가 반드시 그 근거자료를 사전에 확인하여야만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이 사건 성희롱 조사를 담당한 조사관은 2022. 2. 24. 및 2022. 5. 9. 원고를 상대로 문답조사를 진행하면서, 신고인들의 피해 진술내용을 거의 그대로 설명한 후 이 사건 각 접촉행위의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초심 및 재심 과정에서도 사건의 경과, 신고내용, 관련 근거 등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는바, 원고로서는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된 이 사건 각 접촉행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원고에 대한 위 문답조사에서 조사관이 원고에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질문하거나, 원고의 답변을 특정 방식으로 유도ㆍ강요한 정황을 찾아 볼 수 없다. 원고는 조사관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하거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변명을 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문답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위 문답조사에 대하여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이 사건 성희롱 조사결과 신고내용 중 일부만 사실관계로 인정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조사관이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사로 원고의 진술을 왜곡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피고 성희롱ㆍ성폭력 예방지침 제10조 제1항은 피고 고충상담원이 이를 인지한 경우에만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한정하여 해석할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조사과정에서 원고의 성 비위사실을 인지하고, 신고인들의 조사의사를 확인한 후 이 사건 성희롱 조사를 추가로 개시하였는바, 이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④

피고 성희롱ㆍ성폭력 예방지침 제10조 제2항이 ‘조사는 신청을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내에 완료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10일의 범위 안에서 조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나, 같은 조의 다른 규정들을 고려하면, 위 제2항의 30일의 기간은 그 기간을 넘어서서는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조사가 장기간 계속되거나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 내지 구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의미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조사기간을 초과하여 조사가 계속되는 것에 대하여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대한 조사기간이 30일을 초과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이 사건 1차 징계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위 조사기간을 초과하는 조사가 원고에게 특별히 불이익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2)

실체상 하자의 존부

가)

관련 법리

(1)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2)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3)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각 접촉행위를 하였다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그 각 행위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신고인1, 2는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받으면서 조사관으로부터 ‘원고에 대하여 더 하실 말씀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비로소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관한 진술을 하였는바, 그 진술을 하게 된 경위가 자연스럽다.

②

신고인1, 2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면 진술하기 힘든 당시의 상황, 원고의 구체적인 행위태양 및 발언내용,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대한 대응방법, 목격자의 존재유무 등을 매우 자연스럽고 자세하게 진술하였고, 이 사건 각 접촉행위를 목격하였거나 신고인1, 2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도 존재하는바,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관한 신고인1, 2의 진술은 신빙할 만하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관한 진술이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신고인1, 2가 원고에 대한 허위사실을 꾸며내어 진술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정황을 찾을 수도 없다(원고는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결과에서 원고가 2022. 1. 11. C에게 ‘병신’이라고 말한 것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다고 판단된 것을 계기로 신고인1, 2가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관한 진술을 하기 시작한 점 등을 들면서 그 진술의 동기가 의심스럽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각 접촉행위에 관한 최초 진술은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결과가 제출되기 전인 2022. 2. 15.에 이미 이루어졌고, 달리 신고인 1, 2의 진술의 동기를 의심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④

신고인1, 2는 무기계약직 또는 파견직 사무원으로서 선임연구원인 원고에 비하여 고용형태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직장 내 직급이 낮은 편에 속하여 이 사건 각 접촉행위를 당한 즉시 불쾌감을 표시하거나 문제제기를 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바, 신고인1, 2가 그동안 이 사건 각 접촉행위를 문제삼지 않았다고 하여 이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판단할 수는 없다.

⑤

원고는 2023. 8. 23. 3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초심의결(정직6월)에 대하여 이의가 없으며, 본인이 한 행위를 인정하고 피해자가 원한다면 정직 6개월을 받겠습니다.’라고 진술함으로써 이 사건 각 접촉행위를 스스로 인정하기도 하였다.

⑥

이 사건 각 접촉행위가 근무지 내에서 이루어진 점, 원고와 신고인1, 2 사이에 접촉이 필요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이유나 경위를 찾기 어려운 점, 신고인1은 당시 기분이 어떠하였냐는 조사관의 질문에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또 그러네라는 생각을 했고 불쾌했습니다. 기분이 나쁘다 보니 팔을 옆으로 피하는 행동을 했고, 사람을 터치하는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가까이 오면 항상 몸을 피하게 됩니다.”라고, 신고인2는 “대학 다닐 때도 취업할 때도 그런 신체접촉은 처음이었는데, 항상 인터넷에서 보던 일들이 저한테 생긴 거 같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선임님 입장에서는 설마 아니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굳이 이렇게 만지면서 이야기해야하나 하는 성적 불쾌감이 들었습니다.”라고 각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접촉행위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보인다.

3)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여부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를 할 때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116864 판결 등 참조).

나)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8 내지 10호증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피고 인사규칙 <별표7> 징계양정기준은 성희롱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 정직 또는 감봉의 징계를 내리도록 정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각 접촉행위가 이루어진 상황, 구체적인 태양, 그 횟수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관한 징계기준을 적용한 것은 그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③ 피고 징계위원회는 징계양정을 함에 있어 원고가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는 사정을 참작한 점, ④ 원고는 2022. 8. 18. 신고인들을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2023. 6. 16.에도 같은 내용의 일반고충신고를 하여 신고인들을 곤란에 빠뜨렸는바, 원고가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의 양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에 관한 판단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발언의 피해자들은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의 신고인들 또는 참고인들에 해당하지도 않는 점, ② 이 사건 각 발언이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사정은 징계가중요소로 고려될 수 있는 점, ③ 원고가 피고 소속 직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④ 원고는 2022. 1. 11. 업무조정회의 중 상급자인 C에게 반말과 폭언을 한 비위사실로 2023. 7. 3. 피고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기도 하였는바, 이와 같은 유사 전력에 이 사건 각 발언의 수위와 정도를 보태어 보면, 그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은 점, ⑤ 원고는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의 양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1차 징계처분 및 2차 징계처분이 유효한 이상, 원고에게는 피고 인사규정 제19조 제1항 4호에서 정한 당연면직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해고 무효확인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지급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치훈(재판장) 엄현재 신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