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3. 5. 2. 선고 2021가단18350 판결

주문

1.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 회사는 주로 C 주식회사로부터 선박 건조시 고소(高所) 로프 작업을 위탁받아 플랜트 구조작업 등을 수행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6. 8. 9. 피고 회사와의 사이에, 용역비는 일 210,000원, 작업시간은 오전 8시에서 오후 18시로 한다는 취지의 용역계약을 하고 2016. 8. 10.경 D라는 상호로 선박임가공업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다.

이후 원고와 피고는 매년 용역계약, 공사계약서 또는 도급계약서라는 명목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였고(계약체결시마다 계약 내용, 작업시간, 용역비 단가가 일부 변경되었다) 원고는 2021. 2. 9.까지 업무를 계속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제1호증, 제3호증, 제4호증, 을제1호증, 제3, 4호증, 제6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는 피고와 형식상 도급 또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는 근로기준법 등 사용자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외관을 만든 것에 불과할 뿐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가 미지급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및 주휴수당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C으로 발주받은 공사를 다시 피고에게 도급을 준것에 불과할 뿐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위 기초 사실에 더하여 갑제2 내지 19호증, 을제2호증, 제5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를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및 수당 등의 지급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피고와의 사이에 도급계약 또는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피고 회사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발행받았다. 이는 일반적인 근로관계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 없다.

②

피고 회사는 원고를 C 등으로부터 작업 수주를 받으면, 그에 따라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원에게 연락하거나 현장안내판에 배원표를 게시하는 등으로 해당일자에 작업이 가능한지 문의를 하고 작업자들이 스스로 해당 작업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였고, 위탁한 업무가 종료될 무렵 작업자들에게 물량 감소 등에 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와 도급계약 또는 용역계약을 체결한 자들은 스스로 피고회사가 수주받은 고소 작업에 참여할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었다. 원고 또한 한 달에 하루 또는 4~5일 정도만 피고로부터 용역 또는 도급을 받아 일한 경우도 있었다. 즉 원고 등 고소 작업자들이 피고 회사에 전속되거나 고정적으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③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도급계약서에는 원고는 피고 회사의 구체적인 지시 및 관리를 받지 아니하며, 다만 조선소 현장작업 및 외부 작업 현장의 특성상 원청이 작업 지시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며 이를 수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을제4호증). 나아가 피고 회사가 메신저, 일일작업현황표, 체크리스트 등을 통하여 작업과 관련한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주로 작업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거나 확인하는 것에서 나아가 원고에게 작업의 수행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피고 회사가 작업 일정·내용 관리, 인원 배치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취지의 증거(갑제4호증, 갑제14 내지 16호증 등)는 피고 회사가 고소 작업자를 배원한 현황 등을 기재하거나 작업 완료 여부를 확인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원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즉 원고는 작업 현장에서는 주로 피고 회사의 원청인 C 등이 제공한 작업장에서 원청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고, 피고 회사는 현장에 관한 사항을 원청 책임자로부터 원고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 회사가 일일이 작업 현황을 확인하거나 현장에서 작업 현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하거나 감독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피고 회사는 고소작업에 관한 전문취급능력을 인정하는 기관인 E의 멤버쉽을 취득한 법인으로서 로프 작업의 안정성을 고소 작업을 수행하는 인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피고 회사의 주된 업무이다. 피고 회사가 작업자인 원고에게 안전장비를 제공하고, 안전과 관련한 사항을 당부하는 등 안전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는 것은 그 업무 수행의 범위 내의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이를 가지고 피고 회사가 원고의 업무 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 회사가 원고를 비롯한 고소 작업자들에게 출근 및 퇴근시간을 지킬 것을 당부하거나 근태 등에 따라 배원을 달리 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는 등, 고소 작업자들의 근태를 관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회사가 작성한 용역계약서 또는 도급계약서에도 원고가 제공하여야 할 근무시간이 기재되어 있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는 작업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원청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정산 내역서에 기하면 1공수에 미치지 못하거나 이를 초과하여 기재된 경우가 상당히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용역계약 또는 도급계약에 정한 바를 이행할 것을 독려하는데 나아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⑥

피고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개최하면서 고소 작업자들을 근로자 위원으로 상정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을 준수하기 위하여 일부 고소 작업자들에게도 근로자 위원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일 뿐,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들 고소 작업자들에게 근로자의 실질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2021. 2. 10. 피고에게 ‘사직서’ 뿐만 아니라 작업공수 하락을 이유로 한 도급계약 해지서를 작성하여 피고 회사에 제출하였다.

⑦

이와 같이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각 노무도급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 체결되었고, 원고는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며 용역(도급) 대금에 대한 세금계산서도 발행된 점, 원고는 피고 회사의 일반 사원과는 달리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않았고, 작업에 참여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으며, 피고 회사는 C 등으로부터 수주 받은 작업을 원고에게 배정하고, 그 스스로의 업무인 안전 관리 수칙을 당부하는 것 외에 원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개별적으로 감독한 사정이 보이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금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