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상시 약 1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선박임가공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BH(이하 ‘BH’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원고들은 BH에서 근무하다 2021. 10. 17.경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피고는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2023. 4. 11. ‘원고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미지급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징역 1년을 선고(2022고단1041) 받고 이에 항소하여, 창원지방법원에서 2024. 6. 20.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2023노927)받았고, 위 판결은 2024. 6. 28.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피고는 2023. 3. 24. 관련 형사사건에서 2억 원을 원고들 등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안분하여 변제공탁하였고, 원고들은 별지 목록 기재 각 형사공탁금액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일부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을 직접 지급하고 2억 원을 공탁하였고, BH은 실질적으로 피고의 개인기업에 불과하여 피고가 별개의 법인격을 주장하는 것은 법인격 남용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서 형사공탁금액을 제외한 별지 목록 기재 각 청구금액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원고들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BH이므로, 피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참조).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급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거나, BH의 법인격이 형해화되고 피고가 BH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회사와 회사의 대표이사는 서로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고 원고들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BH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한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BH의 대표자로서 형사책임을 부담하고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고 공탁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들과의 근로계약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와 BH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다거나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는 등 BH이 실질적으로 개인영업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소화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