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6월에, 피고인 B, C를 벌금 각 1,000,000원에, 피고인 D,E을 벌금 각 5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 C, D, E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의 1998. 6. 8. 및 같은 달 9., 10., 30., 같은 해 7. 6., 7., 9., 11., 14., 15., 16., 20., 21., 22., 23., 24.자 각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
이유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이 사건 단체행동 및 쟁의행위는 그 목적, 절차, 수단,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정당성이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각 업무방해죄를 인정할 수 없음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단체행동,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A은 피해자 주식회사 F의 노동조합 창원지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자이고, 피고인 B은 위 회사 노동조합 창원지부 사무장, 피고인 C 는 교육선전부장, 피고인 D는 산업안전차장, 피고인 E은 대의원으로 각 재직하고 있는 자들인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노동조합과 사용자간에 근로자의 근로조건 유지 또는 개선을 목적으로 이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 개별 사업장의 사용자를 상대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1997. 12.경부터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로 들어간 이후 국가경제의 위기극복을 위해 1998. 2.경 노사정 합의로 고용조정제·근로자파견제 등을 도입·시행함에 따라 고용안정 문제가 노동계의 주요현안으로 부각되자 법외단체인 G(약칭 H 위원장 I)이 고용안정 확보를 이유로 위와 같은 노사정 합의를 무시한 채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정리해고, 근로자파견제 철폐, 재벌 해체"등 비현실적인 주장을 내세우면서 위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등 강경투쟁을 선언한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률의 하향조정, 재정긴축 등으로 내수부문에서 극심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고금리 및 고환율현상의 지속으로 조업중단 및 조업단축 상황이 지속되어, 주식회사 F도 1998년부터 매월 약 10억원 상당의 적자를 계속하여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어 독일의 관련 업체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구조 조정에 착수하자, 피고인들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에서는 H의 투쟁방침에 따라 고용조정을 이슈로 파업을 강행하기로 하고 회사와의 고용조정에 관한 교섭없이 1998. 5. 30. 일방적으로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6. 8.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노동쟁의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노사간 자주적 교섭을 충분히 가질 것을 권고 받고 종결됨으로써 법에 따른 조정절차를 경료하지 않았고, 단체협약의 유효기간도 충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같은 해 6. 9. 노조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파업을 독려하여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을 이끌어 낸 후 총파업투쟁을 실시하기로 결의하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같은 해 6. 8.부터 같은 해 7. 24.까지 사이에 집단적으로 작업을 거부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생산손실을 입게 하여 위력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생산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은 그 판시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검사의 주장
검사는, ①이 사건 쟁의행위는 노동쟁의 조정대상인 주장인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로 보기 어려웠으므로 노동조합이 조정신청을 하였더라고 조정신청 시기가 아닌 때에 조정신청을 한 것이어서 조정전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쟁의행위였고, ②정리해고 저지를 목적으로 하는 쟁위행위는 사용자는 정리해고시 해고회피방법, 해고기준 등에 관하여 근로자와 성실히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해고기준, 절차, 방법 등 정리해고와 관련한 기준설정은 단체교섭을 통하여 논의할 수 있으나, 정리해고 실시여부, 그 규모 등의 결정권한은 경영권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되어 침해될 수 없으므로 고용조정 자체를 부인하는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결여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들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쟁의행위에 돌입한 것이어서 정당성이 없으며, ③이 사건 쟁의행위의 수단도 역시 정당하지 못하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당원의 판단
쟁의행위의 정당성
근로자의 쟁위권행사는 그것이 정당할 때에 한하여 형법상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는 것인 바,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한편,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588 판결 등 참조).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이 주도한 쟁의행위가 위와 같은 정당성에 관한 요건을 구비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쟁의발생 전후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피고인들은 주식회사 J 노동조합(이하 노조라고 한다) 창원지부의 조합원들인데 위 노조는 H 계열의 K(이하 K이라 한다)에 가입되어 있는 노조로서 인천 남구 L에 본조를 두고 있으며, 창원지부의 조합원은 159명이다.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 한다)은 건설용 기계장비의 제조 및 토목건축공사 등의 부대사업일체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엘리베이터, 타워크레인 등의 사업부서가 있는데, F은 I. M. F. 여파로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금리인상 등으로 타워크레인의 신규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하여 1998년도에는 약 124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리라는 전망이 있을 정도로 경영상의 위기를 맞이하였고, F은 이러한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1998. 1. 5.부터 같은 달 26.까지 전면휴업을, 같은 해 2. 1.부터 같은 해 7. 31.까지 부분휴업을 실시하는 한편 같은 해 5. 6. 타워크레인 부서의 M&A를 추진하기로 하고 그 대상으로 기술제휴 회사인 독일의 M사를 선정하면서 M사와 협상을 시작하였다.
또한 F은 구조조정을 시도하면서 노조에 고용조정안을 통보하고, 1998. 8. 28. 총 29명을 고용조정할 것을 통보하였다. 그 동안 F은 같은 해 3.경부터 같은 해 10.경까지 6차에 걸쳐 희망퇴직제를 실시하는 등 해고회피노력을 하였다.
한편 노조는 1998. 5. 11.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98 단체협약 및 임금교섭권과 체결권 일체를 K에 위임하기로 결의하였고, 노조는 이를 F에 통보하였으며 K은 1998년도 임금인상 요구안을 F에 통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노조는 사용자인 F에 대하여 정리해고철폐·고용승계 보장 등 고용안정을 주장하면서 '97 단체협약 제67조에 따라 단체교섭을 같은 해 5. 12. 부터 6. 1.까지 4차례에 걸쳐 요구하였는데, 당시 적용되었던 '97 단체협약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26조(인원정리 및 양도)
기업을 양도 및 이전할 경우에는 90일전에 조합에 통지하고, 고용조건, 근속년수, 단체협약 및 노동조합의 승계에 관하여 상호 협의하여 결정하며, 회사의 경영상 종업원의 감원이 불가피할 시는 조합원의 동의를 얻어 다음 각호와 같이 인원을 정리한다.
상기사항이 발생된 이후에 퇴직을 지원하는 조합원에게 퇴직금 이외에 평균임금의 90일분 이상을 추가 지급하고 퇴직시킨다. 단, 잔여근무일수가 60일 이상이어야 하면 근속년수에 무관하다.
제1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자퇴자가 감원계획 인원에 미달할 때는 임시공, 수습공, 단기 근속자 순으로 정리한다.
생산부분 및 일부 부서를 하도급으로 전환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조합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단, 상기사항을 협의하기 위한 노사협의를 노사 동수로 구성한다.
회사는 새로운 기술 및 작업방식 도입, 기계설비 자동화에 따른 작업인원 감소문제가 발생할 경우 노조에 사전 통보후 협의하여 시행하고 물량감소 등으로 인한 조업단축, 라인축소시의 생계곤란에 대한 대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회사는 조합원의 전직, 전환배치시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않으며 전직 훈련기간은 2개월 이내로 한다.
제65조(교섭대상)
단체교섭의 대상은 다음과 같다.
(생략)
조합활동에 관한 사항
불이익 처우의 인사와 관련된 일체의 사항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근로시간에 관한 사항
안전, 보건, 재해에 관한 사항
근로조건 개선사항과 관련된 경영성과의 분석 사항
생산시설 라인과 작업강도에 관한 사항
공장폐쇄, 휴업, 합병, 분할, 사업의 축소에 관한 사항
기타 단체교섭에 해당되는 사항
제66조(교섭 요구)
어느 일방이 단체교섭을 요구할 시 장소, 안건, 위원명단을 명시하여 교섭일 5일 전에 문서로 요구한다.
제67조(교섭 의무)
어느 일방에서 단체교섭의 요구가 있을 시에는 상대방은 이에 응할 의무가 있으며 특별한 사정으로 일시를 연기할 시에는 즉시 연기 사유와 함께 연기일시를 통보하여야 한다.
제74조(노동쟁의 신고)
단체교섭을 3회 이상 전개하였는데도 교섭사항이 불일치하였거나 단체교섭을 3회 이상 요청하였는데도 해태 또는 거부하였을 경우 조합은 노동쟁의 신고를 할 수 있다.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F은 ①회사의 구조조정안 협의는 단체협약 사항이 아니고, ②회사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1998. 7. 이후로 단체교섭을 연기할 필요가 있으며, ③F은 정부 재투자기관으로서 현재 감사원에서 모든 정부투자기관에 대하여 감사를 종료한 상태로 감사결과에 따라 위 F의 경영존폐를 결정키로 되어 있어 현 경영진도 그 진로를 판단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노조는 F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자 1998. 5.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 6. 8. N로 '노조가 K에 단체교섭권의 체결을 위임한 상태에서 이를 철회하지 아니하고 사용자에게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교섭권한 및 절차를 혼동한 것이고, K도 F에 교섭을 요청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교섭이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으며, 노조의 교섭요구에 대하여도 사용자인 F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등을 감안하여 교섭시기의 연기를 요청한 사정 등 당사자가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여 노사 양측의 교섭미진으로 인하여 당사자간 쟁점사항에 대하여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없어 이를 노동쟁의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조정안 제시 등 실질적인 조정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하고 노사 양측에 자주적인 교섭을 충분히 가지고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이하 근참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노사협의회에서 충분히 협의할 것을 권고'하면서 조정종결결정을 하였다.
피고인들은 정리해고철폐, 고용승계 등의 고용안정을 주장하면서 1998. 6. 8.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다음 날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들의 찬성을 얻은 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쟁의행위를 행하는 과정에서 집단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쟁의행위의 정당성여부를 검토하여 보기로 한다.
목적의 정당성 여부
피고인들은 정리해고의 철회, 일방적인 구조조정의 중단, F의 타워크레인 부서의 M&A를 추진과정에서의 고용승계보장을 주장하였는데, 이는 앞서 본 그 주장 경위에 비추어 볼 때, 고용안정쟁취가 주된 목적으로 보이고, 앞서 본 '97 단체협약 제26조 제1항에는 회사의 경영상 종업원의 감원이 불가피할 시는 조합원의 동의를 얻어 인원을 정리하고, 제65조 제8호에 의하면 공장폐쇄, 휴업, 합병, 분할, 사업의 축소에 관한 사항은 단체교섭사항이라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위 단체협약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피고인들이 내세운 주장은 모두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고 이는 사전에 노조의 동의를 거쳐 시행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그리고 F의 1998. 8. 28.자 구조조정안에 의하더라도 위 제26조에 근거한 구조조정안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회사측에서도 위와 같은 사항이 단체교섭의 대상임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들이 주장한 정리해고 철회가 그 목적의 정당성이 있는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들 주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용안정쟁취로 보이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과연 정리해고 철회 등을 통한 고용안정이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되는지가 문제되는데, 우선 정리해고 철회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부정하는 점에서 일응 과도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단체교섭과정에서 노동조합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쟁의전술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불실시 등 사용자측으로서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체교섭의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노동조합측으로부터 과다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막바로 그 쟁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리해고 철회도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한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관한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또한 이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결국 정리해고 철회 등을 통한 고용안정은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고 볼 것이다{다만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0242 판결에서는 회사가 그 산하 시설관리사업부를 폐지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적자가 누적되고 시설관리계약이 감소할 뿐 아니라 계열사와의 재계약조차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로 불가능해짐에 따라 불가피하게 취해진 조치로서 이는 경영주체의 경영의사 결정에 의한 경영조직의 변경에 해당하여 그 폐지 결정 자체는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 위 사안은 노동조합이 시설관리사업부 폐지 자체의 백지화만을 고집하면서 그 폐지에 따른 근로자의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의 변경에 관하여 교섭하자는 회사의 요청을 전적으로 거부하고 폐지 백지화 주장을 관철시킬 목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아간 경우에 관한 것으로서, 노조가 단체협약에 따라 먼저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 F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이 사건의 경우에까지 위 판시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사업부폐지에 따른 근로자의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여전히 단체교섭의 대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 여부
쟁의행위는 사용자가 노조의 단체교섭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이어야 정당하다 할 것이고, 다만 쟁의행위의 시기, 절차 등을 규정한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고, 그 절차를 따를 수 없는 납득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인정되는지 여부,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국민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는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의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 유무를 살펴야 할 것이며(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누4006 판결, 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도1855판결,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누1094 판결,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645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2조 제5호에는 쟁의행위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규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주장의 불일치라 함은 당사자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5조 제2항에는 쟁의행위는 노조법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F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F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는데, F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한 이유는 그 설득력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노조는 이미 4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F은 매번 거부하였던 점을 종합하면 쟁의행위를 개시할 수 있는 전제요건은 충족되었다고 볼 것이다(다만, 기록에 의하면 노조와 사용자 사이에 1998. 5. 26. 정리해고와 관련한 노사협의회가 개최된 흔적을 찾아볼 수 있기는 하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체교섭활동은 노사협의회 제도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정당성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노조법 제45조 제2항에 규정된 조정전치 요건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사용자가 계속 거부한 이 사건의 경우에, 성실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단체교섭응락의무를 위반하여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한 이상 단체교섭의 전제가 되는 단체교섭의 주체에 대한 노사간의 주장이 불일치하여 노동쟁의 상태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조정전치를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요건으로 파악하게 되면 이 사건과 같이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의 성실교섭의 무위반으로 노사간의 실질적인 교섭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노동쟁의가 아니라고 결정하여 조정종결결정을 하거나 조정신청서를 반려하게 되면 조정은 성립할 수 없으며 결국 당사자는 조정전치의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 노동조합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 노동조합의 쟁의권이 부당하게 침해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종결결정 이후에 이루어진 쟁의행위는 노조법 제45조 소정의 규정에 따라 조정절차를 거친 이후에 이루어진 쟁의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절차적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한편 피고인들이 소속된 노조가 상급단체인 K에 단체교섭권결을 위임한 상태에서 이를 철회하지 아니하고 사용자에게 직접교섭을 요구한 것과 관련하여서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측에 대한 단체교섭권한을 상급단체에 위임한 후 이를 해지하는 등 별개의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한은 여전히 수임자의 단체교섭권한과 중복하여 경합적으로 남아 있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8. 11. 13. 선고 98다20790 판결 참조), 노동조합으로서는 여전히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중앙노동위원회가 근참법 제19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노사협의회에서 충분히 협의할 것을 권고하였다 할지라도 근참법 제5조에 의하면 단체교섭활동은 노사협의회제도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노사협의회의 협의나 의결의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여 의무적 교섭사항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정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그러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권고안이 노조나 사용자에게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기타 방법 등의 정당성 여부
쟁의행위는 소극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여 사용자에게 타격을 주는 것이며, 노사관계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기타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니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함은 물론이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4042 판결, 1998. 1. 20. 선고 97도588 판결 참조).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각 쟁의행위를 살펴보면, 피고인들의 행위 중 1998. 7. 8., 10., 13.에 이루어진 각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들은 그 정도가 생산 기타 주요 업무에 관련되는 시설이나 이에 준하는 시설을 전면적으로 점거하는 등의 흔적은 보이지 아니하고, 쟁의행위 과정에서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다만, 1998. 7. 7., 같은 달 16.에 각 이루어진 방법을 보면 본사 사무실, 작업장 앞에서 소음을 발생시키고, 사용자측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으로 비록 그 방법이 다소 과도하다 할 것이나 폭력행위 등을 수반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상당성을 일탈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행위 중 1998. 7. 8., 10., 13.에 이루어진 각 행위를 보면 이들 행위는 피고인들이 관리직 사원들의 작업장에 들어가 작업을 방해하고, 창원공장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도로를 점거하는 등 하여 사무직 사원들의 출입 및 업무를 방해하고, 또한 본관 출입문을 점거하고 구호를 제창하는 등으로 역시 사무직 사원들의 출입 및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는 것인데, 비록 피고인들의 그러한 행위에 폭력행위 등이 수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쟁의행위 중 1998. 7. 8., 10. 및 같은 달 13.에 이루어진 각 쟁의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쟁의행위는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결과 그 쟁의행위로 인한 업무방해죄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으나, 1998. 7. 8., 10. 및 같은 달 13.에 이루어진 각 쟁의행위에 대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할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고,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에 관한 주장에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기로 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