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회사의 부도위기로 말미암아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하여 대출을 받아 회사에 빌려주었음에도 부도가 나고, 자신이 사업을 이끌게 되자 고민하다가 자살한 사건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2004.04.08, 창원지법 2003구합2722)
[요 지]
망인은 소외 회사를 위한 연대보증 및 대위변제 과정과 부도 이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정신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분노를 표출하기는 하였어도 특별히 정신적인 이상 증세를 보이거나 돌출행동 등을 하지는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그 업무의 수행에 따른 스트레스, 정신적 압박감 등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이 현저히 저하되거나 정신적인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빠지게 되어 그와 같은 상태에서 자살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 사 건 / 2004.4.8 선고, 창원지법 2003구합2722 판결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 / 김○○
* 피고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전 처분의 경위
신○○은 1991.경 창원시 ○○동 336 소재 제3표준공장 내 ○○기술(사업주는 손○, 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3.5.9. 11:45경 창원시 ○○동 소재 육군 제○○사단 인근 임야 내 수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는데, 사망원인은 같은 달 6. 04:00~06:00경 칼로 목 부위 등을 자해하여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처인 원고는 2003.5.20.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해 8.11. 원고에 대하여 망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그로 인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며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
원고의 주장
망인은 소외 회사의 부도위기로 말미암아 회사의 은행 대출에 대한 보증을 서고, 망인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하여 대출을 받아 회사에 빌려주었음에도 회사가 결국 부도를 맞게 되었고, 부도 이후 향후 회사의 운영문제를 논의하면서 동료 직원들과 갈등을 빚는 등으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자괴감에 빠지는 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결국에는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채 야산에서 칼로 자해하여 자살하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그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관련 볍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망인은 1991.경 소외 회사의 설립과 동시에 관리과장으로 입사하여 1996.경 부장으로 승진한 이래 사망시까지 설계업무를 담당하며 소외 회사에 근무해 왔다.
소외 회사는 2003. 2. 경영사정이 악화되어 사업주 손○이 운영자금으로 은행으로부터 3,000만원을 대출받고 망인이 연대보증을 하였는데, 그럼에도 같은 해 4.28. 부도가 발생하였고, 대출은행은 연대보증인인 망인에게 대출금의 변제를 독촉하여 망인은 같은 해 5.2. 그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3,500만원을 대출받아 이를 변제하였다.
위 대위변제에 앞서 망인은 손○으로부터 변제금의 상환을 굳게 약속받은 바 있어, 이를 근거로 손○에게 지불각서의 작성을 요구하였음에도 손○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망인은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망인을 비롯하여 소외 회사의 직원들은 부도로 회사가 소멸하게 될 경우 퇴직금과 손○에 대한 대위변제금을 해결할 방법이 막막할 것으로 여겨 망인을 대표자로 하여 손○으로부터 사무실 임대료 및 집기, 설계외주용역 청구금을 퇴직금 및 직원 임금으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채권양도각서를 징구하게 되었는데, 손○은 이후 위 양도계약의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몇 번씩 말을 바꾸곤 하여 망인을 포함한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에 채권양도각서에 대한 공증을 받기 위하여 김○○ 과장과 공증사무실로 가는 도중 망인은 손○에 대한 분개한 마음을 내비치며 김○○ 과장에게 “어떻게 사장이 저럴 수 있느냐, 내가 보증한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해 달라, 아니면 각서라도 써달라고 하니 사장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손○에 대한 직설적인 불만을 계속 토로했다.
이후 망인은 손○을 배제시킨 뒤 회사를 계속 끌고 나갈 것인지 등과 관련하여 회사 동료들과 많은 논의를 하였다. 그리하여 2003.5.3. 직원회의에서 연장자인 망인이 대표자를 맡기로 하였으나 적성이 맞지 않는 대표자를 맡게 되었다며 힘들어하는 내색을 보였다.
2003.5.4. 망인은 집에 머무르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식사도 거르며 담배만 피우다가 같은 날 19:00경 동료 직원들을 만나기 위해 회사로 가 그 자리에서 망인이 소외 회사의 대표자를 맡고 손○은 이후 퇴출시키기로 결정한 후 같은 달 5. 01:00경 서로 헤어졌다. 망인은 같은 날 03:00경 귀가하여 원고에게 “머리가 아파 남산공원에서 머리를 좀 식히다가 집에 오지 않으려 했으나 당신이 눈에 밟혀서 억지로 집에 왔다”고 하며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가 같은 날 05:00경 일어나 무릎을 꿇고 앉아서는 “손○ 사장에게 당했다”며 치를 떨고 분노했다.
망인은 2003.5.5. 집에 있으면서 초조해 하며 머리를 쥐어뜯기도 하고 줄담배를 피우는 등 마음을 안정하지 못하여 원고는 그 날 저녁 약국에서 안신액(신경안정제의 일종)을 사다 식사 전후 1병씩을 망인에게 복용시켰다. 망인은 같은 날 20:00시경 집 근처에서 회사 직원들을 만나 향후 대책을 논의한 후 22:00경 헤어진 이후 원고와 연락이 두절되었다. 다음 날인 2003.5.6. 02:30경 망인과 잠시 연락이 되었으나 망인은 이해하기 듣기 힘든 말만을 되풀이하다 연락이 다시 두절되었고, 망인은 같은 달 9. 11:45경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망인은 소외 회사가 부도가 나기 전까지는 연대보증을 한 일로 걱정을 하거나 괴로워 한 바 없고, 그때까지 회사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왔으며 사업주인 손○이나 동료 직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였다. 한편 망인은 매우 조용하고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하고 말은 많이 하지 않는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장남으로 홀로 남아있는 어머니의 부양을 많이 책임져왔다.
[인정근거 :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 내지 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5, 갑 제8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손○, 정○○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이 소외 회사를 위한 연대보증 및 대위변제 과정과 부도 이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정신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위 상황이 지속된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아니하였던 점, 망인 스스로도 이와 같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회사 동료들과 많은 접촉을 가지면서 상당한 노력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손○에 대한 개인적인 분노를 표출하기는 하였어도 특별히 정신적인 이상 증세를 보이거나 돌출행동 등을 하지는 아니한 점, 위와 같은 스트레스에는 손○에 대한 인간적인 배신감과 소외 회사의 부도 및 그에 따라 대위변제해 준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것에 대한 분노 내지 걱정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이 달리 업무수행 과정에서 손○이나 다른 동료들과 마찰을 빚어오는 등 문제점을 보인 바는 없는 점, 특히 망인은 정신과 치료를 받은 바도 없고, 단지 자살하기 전날 신경안정제인 안신액을 약국에서 구입하여 복용한 적은 있으나, 그때까지의 원고에게 보인 행동은 손○에 대한 개인적인 배신감으로 인한 허탈감 및 분노감의 표출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정신이상 증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그 업무의 수행에 따른 스트레스, 정신적 압박감 등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이 현저히 저하되거나 정신적인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빠지게 되어 그와 같은 상태에서 자살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결 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박성철(재판장), 우관제, 조민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