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인정하기에 충분함에도, 이를 모두 배척하고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진해시 B에 있는 공동주택인 C아파트의 관리를 위하여 구분소유자를 구성원으로 하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었고, 위 입주자대표회의는 2003. 경부터 위탁관리업체에 위 아파트의 시설물관리, 경비업무 등의 관리를 위탁하여 왔는데, 2004. 6. 1.경 위탁관리업체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와 사이에 공동주택 위 · 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위 아파트의 관리 업무를 위탁하였다.
E는 2003. 8. 10.경 주식회사 F에 입사하여 위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였고, 그 후 위 아파트의 주택관리업체는 G 주식회사 창원지점, D(위 각 업체의 실제 경영주는 H으로 동일하였음)로 순차 변경되었음에도 그대로 위 아파트의 경비업무를 수행하였으며, I은 2004. 7. 8.경 D에 입사한 후 위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D가 2004. 말경 산재보험료 등 4대 보험료를 체납하는 등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그에 따라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련 기관의 독촉장이 송달되기에 이르자, 위탁관리업체를 변경하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는데, 이와 관련된 문제로 인하여 그 무렵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들이 전원 사퇴하였다.
이와 같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이 모두 사퇴한 상태에서, 2005. 7. 29.경 일부 입주민 등에 의하여 D에 대한 위탁관리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의 통지가 이루어졌고, 그 후 2005. 9.경 새로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 선출이 이루어진 결과, 피고인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선임되어, 2005. 9.말경부터 2005. 11. 20.경까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재직하게 되었는데, 공고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 2005. 11. 5.경 주식회사 J으로 위탁관리업체를 변경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5. 11. 4.경까지의 기간 동안 종전 D에 의하여 운영된 방법에 따라 위 아파트에 대한 관리가 잠정적으로 이루어졌고, 위탁관리업체가 변경되기 직전인 2005. 11. 4. E, I은 위 아파트의 경비원의 업무를 종료하였다.
한편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위 아파트에서 경비업무를 담당한 'E, I'에 대한 2005. 4.분까지의 인건비(임금, 퇴직금 포함)를 위탁수수료에 포함하여 D에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2005. 5. 1.부터 2005. 11. 4.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으로 E에게400,090원, I에게 997,290원을 각 지급하고, 그 이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경비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D에 이를 구상하는 절차를 취하기 위하여는 입주민 2/3 이상의 동의를 요하는 등의 절차가 선행'되어야 함을 이유로, 관련 민사소송에서 퇴직금의 지급을 명하는 경우, 곧바로 E, I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05. 7. 29.경 일부 입주민 등에 의하여 D에 대한 위탁관리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의 통지가 이루어져 그 무렵 D와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되어 새로운 위탁관리업체를 선정되기 전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형태는 위탁관리에서 자치관리로 전환된 점, ② 입주자대표회의는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함이 없이 D의 직원이었던 E 및 I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업무를 계속 담당하도록 하여 E, I은 근무형태 및 임금 등 종전과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아파트의 경비업무에 종사한 점, ③ 입주자대표회의는 E, I을 종전과 동일하게 아파트의 경비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면서 임금을 직접 지급한 점, ④ E, I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입주자대표회의는 위탁관리계약을 해지하고 자치관리를 하면서 E, I을 계속 근무하게 함으로써 고용을 승계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등 없이 E, I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등의 기일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경우뿐만 아니라 기타의 사정으로 사용자의 임금부지급에 고의가 없거나 비난할 수 없는 경우에도 그 죄가 되지 않고(대법원 1998. 6. 26. 선고 98도1260 판결), 임금·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① 입주자대표회의가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업무를 담당한 E, I에 대한 2005. 4.분까지의 인건비(임금, 퇴직금 포함)를 위탁수수료에 포함하여 D에 지급하였던 점, ② 자치관리로 전환되기는 하였으나, 타 위탁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잠정적인 조치였던 점, ③ 피고인은 자치관리로 전환된 후인 2005. 9.경 새로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 선출이 이루어지고 그때 대표자로 선출된 점, ④ 입주자대표회의가 E, I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하여는 입주민 2/3 이상의 동의를 요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퇴직금의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와 그 미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형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적으로 정당하므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홍만(재판장) 문흥만 이선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