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5. 11. 24. 선고 2014나12991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부제소합의 주장(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2013. 1. 31. 퇴직금 중간 정산에 관하여 합의하면서 피고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수령한 후 그에 대하여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이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 제3,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가 2013. 1. 31.경 2012. 2. 1.부터 2013. 1. 31.까지 발생한 퇴직금의 중간 정산 지급에 관하여 합의한 후 이에 대하여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그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 발생한 퇴직금의 지급에 관하여는 합의한 바가 없다.

그리고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 기간을 계속 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그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계속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되는 것이고,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이와 같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인바(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2.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는 조선 선박 임가공,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한 근로자이다.

2)

원고 A은 2010. 7.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3. 7. 31.에 퇴사하였고, 원고 B은 2010. 7.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3. 7. 23.에 퇴사하였다.

3)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2012. 2. 1.부터 2013. 1. 31.까지 발생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각 수령하였고,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5,489,658원, 원고 B에게 퇴직금 4,951,242원을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4)

피고의 대표이사 D은 2014. 4. 8.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4고약435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에서 2010. 7. 1. 입사하여 2013. 7. 31.까지 근로하다 퇴사한 원고 A에 대하여 퇴직금 5,489,658원, 2010. 7. 1. 입사하여 2013. 7. 23.까지 근로하다 퇴사한 원고 B에 대하여 퇴직금 4,951,24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벌금 1,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5,489,658원, 원고 B에게 퇴직금 4,951,24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3.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2010. 7. 1.부터 2012. 1. 31.까지는 피고 회사가 아닌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 한다)에서 근무하였고 피고 회사와 E은 동일한 법인이 아니므로 위 기간 동안 발생한 퇴직금에 대해서는 피고가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 2, 5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회사의 관리 차장인 F은 2013. 12. 30.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 근로개선지도과에 출석하여 "고소인 A은 2010. 7. 1. E에 입사한 후, 2012. 1. 1.부터 E에서 ㈜C으로 사업장 명이 변경되었는데, ㈜C에서 계속 근로하다가 2013. 7. 31.까지 근로하다 퇴사하였습니다. B 역시 2010. 7. 1. E에 입사한 후 2012. 1. 1.부터 E에서 ㈜C으로 사업장 명이 변경된 후 2013. 7. 23.까지 근로하다 퇴사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한 점, ② 피고 회사 대표이사인 D 역시 2014. 1. 16.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 근로개선지도과에 출석하여 원고들의 근로 기간에 대한 F의 진술을 인정하면서 E에서 원고들이 근무할 때는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 중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③ 피고 대표이사 D이 E에서의 근로 기간을 포함하여 원고들에게 2010. 7. 1.부터 2013. 7.경까지의 퇴직금(퇴직금 중간 정산하여 지급한 기간은 제외)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와 E은 명칭만 달리할 뿐 사실상 동일한 회사로 보여지고 설사 법인격이 다른 별개의 회사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E의 근로계약을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1)

항변 요지

피고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일 경우 원고들에게 매월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원고들이 부당하게 이익을 얻은 것이므로 이를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권과 이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항변한다.

2)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의 돈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3)

판단

피고의 이러한 항변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월 지급한 임금 중 가불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바, 원고들에게 매월 지급된 가불금을 퇴직금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의 근로계약서 급여 항목에 '가불금: {(기본일급+제수당)-일 지급총액} 통상일지급액의 10% → ₩10,000', 원고 B의 근로계약서 급여 항목에 '가불금: {(기본일급+제수당)-일 지급총액} 통상일지급액의 10% → ₩9,000'이라고 각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3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의 각 근로계약서에는 급여에 포함되는 여러 항목이 제7항에 기재되어 있고(그 중 하나가 가불금 항목이다), 이와 별도로 제8항에서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 임금지급 총액의 퇴직소득에 발생되는 모든 세금을 공제 후 지급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피고 스스로 2012. 2. 1.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가불금 항목으로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주장과는 다르게 2013. 1. 31. 원고들과 퇴직금 중간 정산 합의를 한 후 2013. 3. 27., 2013. 4. 25.에 원고들에게 정산 합의한 퇴직금의 50%씩을 각 지급한 점, ③ 피고 또는 E이 발급한 원고들에 대한 급여 현황에도 가불금 또는 퇴직금에 대한 내역은 존재하지 않는 점, ④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매월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실질적인 퇴직금을 분할하여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가불금 등의 명목을 빌려 통상임금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균철(재판장) 손승범 송진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