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2, 을 1, 2(가지번호를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 당해 서증의 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제1 도급계약서의 작성
피고는 대구 수성구 C를 포함한 4필지 지상 다세대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건축주인데, 원고와 피고는 2014. 5. 29.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중 골조공사(이하 '이 사건 골조공사'라 한다)를 공사금액 162,000,000원, 공사기간 2014. 6. 2.부터 2014. 8. 2.까지로 정하여 도급'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서(이하 '제1 도급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제2 도급계약서의 작성
원고와 D은 2014. 7.경 '원고가 D에게 이 사건 골조공사를 공사금액 155,000,000원, 공사기간 2014. 6. 2.부터 2014. 8. 2.까지로 정하여 재차 도급'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서(이하 '제2 도급계약서'라 하고, 제1, 2 각 도급계약서를 합하여 이하 '이 사건 각 도급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인부의 투입 및 임금 지급
원고는 2014. 8. 1.부터 같은 해 8. 21.까지 수차례에 걸쳐 E를 통하여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 F, G 등의 인부를 투입하였고, 2014. 9. 6. E에게 위 F, G 등의 임금 합계 10,762,500원을 지급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도급받은 사실이 없고, 피고로부터 도급받은 이 사건 골조공사를 D에게 재차 도급한 사실도 없으며, 이 사건 각 도급계약서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작성해주었을 뿐이다.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하여 피고로 하여금 사용하도록 하였으므로, 피고가 위 은행계좌에 입금한 공사대금도 원고에게 지급된 것이 아니다. 결국 이 사건 공사를 주관하면서 공사업자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한 자는 피고이다.
원고는 이러한 피고의 요청에 따라 E를 통해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 인부들을 투입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인부들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E에게 위 임금을 대신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약정에 따라 위 인부들의 임금을 지급하거나, 위 약정에 따른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피고는 2014. 5. 29. 원고에게 이 사건 골조공사를 공사금액 162,000,000원에 도급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의 동의 없이 위 골조공사를 H에게 재차 도급하였고, H은 I에게, I은 D에게 각 위 골조공사를 도급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골조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피고가 항의하자 원고는 D에게 이 사건 골조공사를 공사금액 155,000,000원에 재차 도급하여 공사를 진행하였다. 피고는 2014. 9.경 원고가 위 골조공사를 중단할 때까지 원고에게 기성금으로 합계 127, 077,900원을 지급하였고,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인부들의 임금은 위 공사대금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원고의 부탁으로 원고 명의의 은행계좌를 관리하게 되었고, 공사업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함에 있어서도 원고로부터 승낙을 얻어 집행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4. 7. 24. D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에 관한 포기 각서를 받으면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임금, 자재임대료 등을 모두 인수하였고, 2014. 7. 24. 이후에는 위 골조공사를 직접 진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인부들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의 쟁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도급받은 사실이 없음을 주된 주장으로 내세우면서 피고에 대하여 임금 또는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먼저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도급받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또한 원고의 주장과 달리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도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E를 통해 투입한 인부들의 임금에 관하여 별도의 지급 약정을 할 수도 있으므로, 위와 같은 지급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도 살펴본다(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도급받은 사실이 없음을 주된 주장으로 내세우나, 위 주장도 결국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 인부들의 임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고, 원고도 청구원인에서 위 약정에 관한 주장을 하고 있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도급받았는지 여부
갑 2-1, 3, 5~7, 을 4, 11~13, 17-6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4. 7. 1.부터 원고 명의의 은행계좌(농협은행 J)를 관리하였는데, 피고는 2014. 7. 1. 피고, K, L의 명의로 원고 명의의 은행계좌(농협은행 J)에 합계 48,600,000원을 입금하였다가 다음날인 2014. 7. 2. 5차례에 걸쳐 다시 피고 명의의 은행계좌로 합계 15,941,000원을 송금하고 6차례에 걸쳐 6,000,000원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 피고가 원고 명의의 위 은행계좌에서 2014. 7. 29.부터 2014. 9. 3.까지 사이에 23회에 걸쳐 합계 9,000,000원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 주식회사 대승상사가 2014. 10. 7. 피고 등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4가단30296호로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자재 임대료 37,331,85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2015. 10. 13. '피고 측이 2015. 10. 23.까지 주식회사 대승상사에게 20,000,000원을 지급하고, 주식회사 대승상사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취지의 조정이 성립된 사실, M이 2014. 12. 8. 피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4가소47250호로 이 사건 공사에 납품한 물품대금 2,860,5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실, N이 피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4가소44336호로 이 사건 골조공사 중 철근조립 공사대금 9,0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실, O, N이 피고를 상대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에 관한 진정을 제기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 사실과 을 1~3, 17, 갑 3, 5-10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P, Q의 각 증언, 당심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도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고,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원고의 주장 사실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각 도급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당사자로서 직접 서명 날인하였고, 당시 원고가 사용하던 은행계좌인 '농협 R'를 자필로 부기하였을 뿐 아니라 '폐목 정리, 기성금의 처리'와 같은 사항을 특약 사항으로 기재하기도 하였다.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를 실제로 수급한 사람이 'H'이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이면계약서 등의 자료가 제출된 바 없고, 단순히 피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각 도급계약서에 당사자로서 서명 날인하였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는 2014. 7. 1.부터 원고 명의의 은행계좌(농협은행 J)를 관리하면서, 2014. 7. 15. S에게 10,730,000원을, 2014. 7. 23. N에게 8,000, 000원, O에게 8,850,000원을, 2014. 8. 14. S에게 14,187,500원을 각 송금하는 등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의 공사업자 및 인부들에게 공사대금 및 임금 등을 직접 지급하였다. 그런데 원고와 D이 작성한 제2 도급계약서에는 '원고의 통장에 확인하며 계좌번호(농협) J으로 정리한다'는 취지의 특약 사항이 기재되어 있고, 이는 원고 명의의 위 은행계좌를 통하여 이 사건 골조공사의 공사대금 및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해석되므로, 피고가 원고 명의의 위 은행계좌를 통하여 공사대금 및 임금 등을 직접 지급한 것은 위 특약 사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가 원고 명의의 위 은행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피고 명의의 은행계좌로 돈을 송금하였다는 것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기성금의 합계액을 산정하는 데 참작할 사정이 될 수 있을 뿐 이것만으로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D은 원고로부터 도급받은 이 사건 골조공사를 진행하였는데 공사 현장에 민원이 제기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고, 이에 원고에게 공사대금의 증액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D도 더 이상 위 골조공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으며, 결국 2014. 7. 24.경 원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골조공사를 포기하는 내용의 각서(을 3-1)를 작성하였다. 위 포기 각서에는 '원고가 이 사건 골조공사에 관하여 발생한 각종 임금, 자재 임대료, 식비, 용역비 등의 채무를 인수한다'는 취지의 특약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데, 위 포기 각서에 D의 서명 날인만 있을 뿐 원고의 서명 날인은 누락되어 있지만, 원고는 위 포기 각서 작성 당시 현장에 입회하여 위와 같은 채무 인수에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N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4가소44336호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6. 3. 3. 위 소를 취하하였다. 또한 O과 N이 피고를 상대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에 관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N은 2014. 10. 16. 피고에 대한 진정을 취하하였고, O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출석하여 'D이 이 사건 골조공사를 포기한 후 다시 위 골조공사를 진행한 사람은 원고이고, 원고가 자신이 청구한 일당을 삭감하기도 하였으며,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원고가 맞지만 최초 노동청에서 상담을 받을 때 원고나 피고 중 아무나 적어도 된다고 하여 피고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위 진정 사건을 담당한 근로감독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원고를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송치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O 등 13명의 임금 합계 5,265,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5. 12. 24.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구지방법원 2015고약18100).
O은 2014. 9. 1. 원고에게 거래명세표(을 17-15)를 통하여 인부들의 임금 합계 4,000,000원의 지급을 요청하였는데, 원고는 위 금액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자필로 위임금액을 일부 삭감하여 계산하는 내용의 메모(을 17-16)를 작성하여 준 적도 있다. T은 2015. 6. 22. 원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2015가소39280호로 4,000,000원의 펌프카 대여료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5. 10. 14. T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의 부탁을 받고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 인부들을 투입했던 Q도 제1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자신에게 인부들의 임금은 자신이 알아서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증언한 바도 있다.
만약 원고가 피고의 부탁으로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 투입할 인부들을 소개한 것에 불과하다면, 원고로서는 위 인부들로 하여금 피고를 상대로 하여 임금의 지급을 구하라고 하면 될 뿐 원고가 나서서 위 인부들의 임금을 직접 지급할 필요도 없었다.
피고가 원고에게 인부들의 임금을 별도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지 여부
다음으로 이 사건 도급계약과는 별도로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E를 통해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 투입한 인부들의 임금에 관하여 별도의 지급 약정을 하였는지 살펴본다.
갑 2, 을 17-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O, U, V, W 등 13명의 임금 합계 5,265,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원고가 E를 통해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 투입한 인부들은 위 13명의 인부들이 아닌 F, G, X, Y 등의 인부들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E를 통해 이 사건 골조공사 현장에 F, G, X, Y 등의 인부들을 투입한 것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 골조공사에 관한 도급계약과는 별도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인부들의 임금 지급에 관한 별도의 약정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4. 7. 24. D로부터 이 사건 골조공사에 관한 포기 각서를 받으면서 2014. 7. 24.까지 발생한 임금, 자재 임대료, 용역비 등의 채무를 인수하였고, 2014. 7. 24. 이후 이 사건 골조공사를 진행한 사람은 원고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기(재판장) 정연희 김선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