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2016고단4149 사건의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1, 2, 4 내지 9 기재 각 근로자들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이 제출한 항소장 및 항소이유서의 기재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제기하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횡령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6년 1월경부터 같은 해 7월경까지 피해자 H에게 7,060만 원을 초과 변제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위 돈을 별개의 대여금 내지 비용 명목으로 충당해 버리고서는 피고인이 돈을 변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피고인에게 횡령의 범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8월 및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매월 250만 원의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피해자의 돈 5,000만 원을 K에게 빌려주고 추후 이를 돌려주기로 하였으므로, 위 5,000만 원은 목적과 용도가 특정되어 피고인에게 위탁된 돈임이 명백한 점(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5,0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 받은 후 약 900만 원을 거래처나 경비조로 지출하기도 하였다), ② 피고인은, K로부터 변제받기 전 피해자의 독촉으로 7,060만 원 가량을 변제하였다고 하면서도, 그 돈이 K와 관련된 돈이라는 점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하는데, 피해자는 피고인과 2013년경부터 여러 차례 금전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로서는 위 5,000만 원을 변제받았다고 알기는 어려웠을 것인 점(5,000만 원과 위 7,060만 원은 서로 액수가 다를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오고간 문자메시지 등을 보더라도 피해자로서는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은 원심에서, 자신이 피해자로부터 받을 돈이 더 많았기 때문에 K로부터 변제받은 돈을 상계처리하고 반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는데, 피해자와 사이에 상계정산하기로 하였다는 특별한 약정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위와 같이 상계충당 하였다면서 돈을 반환하지 않은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하는 점(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도1520 판결 등 참조)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횡령의 범의가 있었음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횡령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 부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을 대부분 지급하였고, 그 결과 상당 부분 공소기각이 된 점, 2017. 6. 20.자 음주·무면허운전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68%로 그다지 높지 않았고, 운전한 거리도 10m로 짧은 점,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을 처분한 점, 피고인이 처와 미성년 자녀 2명을 부양하고 있는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당심에서도 여전히 횡령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5회 벌금형, 음주운전으로 1회 벌금형, 무면허운전으로 4회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횡령 범행의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당심에서도 거듭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의 채권채무관계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변제 내지 상환사실을 다투는 이상 피해가 회복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수(재판장) 황일준 정재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