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8. 8. 8. 선고 2018노130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B, F 주식회사, 주식회사 G(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 F 주식회사(이하 'F'이라고 한다)와 G 주식회사(이하 'G'이라고 한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가 아니다(이하 '제1 주장'이라고 한다).

2)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 F, G에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 한다)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다(이하 '제2 주장'이라고 한다).

3)

공소사실 제2항 관련하여 이 사건 사고 이전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지적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의무 위반과 관련된 해당 안전조치가 되어 있었으나 사고로 인해 훼손되고 복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이하 '제3 주장'이라고 한다).

나.

피고인 C, D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감리 업무를 담당하였던 피고인 C, D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주의의무위반 사실이 없고, 설령 주의의무위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위반과 이 사건 사고 발생과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2)

양형부당(피고인 C, D: 각 금고 6월, 집행유예 2년)

2.

판단

가.

피고인 B, F, G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제1 주장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F, G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자세한 사정 등을 들어 위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

위 피고인들의 주장 요지

위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호의 적용범위와 관련하여 위 규정의 개정 취지(사업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도급 준 경우 제29조 제1항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폐기하는 입법이 아니라는 점) 및 '작업의 혼재성' 요건의 해석 등을 종합하면, 사업이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와 전문분야가 아닌 공사로 이루어진 경우 그 사업주가 전문분야가 아닌 공사는 직접 하면서 전문분야인 공사는 전부 하도급 준 경우에 한하여 그 사업주가 전문분야 공사 부분에 대하여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규정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과 같이 전문분야로 이루어지는 공사 전부를 하도급 주고, 그 공사나 공정 중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지 아니한 채 단지 공사를 총괄적으로 관리, 감독하고 전체 공정을 조정하는 역할만을 수행한 피고인 F, G에게는 위 제2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령

(2)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체계 및 취지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자신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자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자신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수급인(하수급인도 포함)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규칙이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5항).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이 하도급의 형태로 사업이 운영되는 경우를 규율하면서 사업주가 종합적인 현장의 안전관리를 하도록 하되, 책임소재가 모호하지 않도록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도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것은 사내하도급의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하도급업체의 재해율이 원도급업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그 작업장소가 원도급업체가 관리하는 현장 내인 경우가 많아 하도급업체의 독자적인 노력만으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역부족인 근로현실을 반영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에는 1996. 12. 31. 개정 시 제29조에 도급사업주로 하여금 작업장을 순회하면서 안전·보건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고, 사업주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규칙이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의 규정이 신설되었다. 그리고 다시 산업안전보건법이 2011. 7. 25. 개정될 당시 사업의 일부를 도급 주어 하는 사업 외에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에게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 내용과 경위를 살펴보면, 안전사고에 관한 도급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위 법률이 개정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가)

원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위 규정이 개정된 취지와 이유(㉠ 사업 일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전문공정의 단계별로 도급을 주어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에도 종합적인 현장 안전관리가 요구되므로 전문분야의 공사 전체에 대해 하도급을 주는 경우에도 원도급업체의 사업주가 자신이 사용하는 근로자 및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회피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음, ㉡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는 경우뿐만 아니라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로서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를 전부 도급을 주는 경우에도 원도급업체 사업주가 산재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명확히 규정함, ㉢ 도급사업에서 도급업체의 산업재해 예방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산업재해 발생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됨) 및 산업안전보건법의 다른 관련 조항의 내용(즉, 위 법률 제18조에서 동일한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 업무를 총괄·관리하기 위하여 관리 책임자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29조는 제4항 이하에서 도급인의 안전조치의무를 상당 부분 강화하고 있다)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사업주가 공사 전부를 그 분야별로 나누어 전문업체에 도급하여 진행하면서 자신이 직접 공사를 수행하지는 않고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한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위 피고인들은 사업이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와 전문분야가 아닌 공사로 이루어진 경우 그 사업주가 전문분야가 아닌 공사는 직접 하면서 전문분야인 공사는 전부 하도급 준 경우에 한하여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주장하지만, 그와 같이 적용범위를 축소 해석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고, 오히려 그러한 해석은 아래에서 보는 위 법 제29조 제1항 제1호의 해석 방향 및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법의 취지·목적 등에 어긋난다고 보인다.

(다)

위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해석하지 않으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호가 제1항에서 규정하는 혼재성 요건 충족과 상충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는데, 우리나라의 공사현장의 특성상 하나의 공사를 수행하는 종합건설회사가 공사를 내용별로 쪼개서 다수의 전문건설업체에게 하도급 주는 관행이 있고, 이 경우에도 도급인은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 및 의무가 있어 위 규정이 개정된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 F, G은 현장에서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수급업체들을 관리, 감독하는 업무를 하였는데 그러한 업무도 작업의 한 형태임이 분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제29조 제1항은 사업주가 같은 사업장 내에서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 전부를 여러 업체에 도급 주고,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수급업체들을 관리·감독한 경우에도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사업주'로서 그에게 도급인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가)

위 피고인들은 위 제29조 제1항 제2호의 적용 범위와 관련하여 이 사건과 같이 사업주가 공사 전부를 하도급 주고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 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위 제29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해석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나)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피고인 F, G과 같이 전체 사업을 운영하는 도급사업주가 사업의 각 내용을 분할하여 다수의 수급인들에게 도급을 줌으로써 형식적으로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 주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일부 도급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사업의 전부' 내지 '사업의 일부'에 관하여 위 법에서는 이에 관한 정의 내지 구별기준에 관한 규정이 없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취지, 법조문의 내용, 관련 법리 등을 종합하여 보면, 도급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의 사업주에 해당하는지는 단순히 해당 작업을 수급인의 근로자들만이 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도급사업자가 직접 사업장을 전반적·총괄적으로 관리(감시·감독도 작업의 한 형태라 볼 수 있다)하면서 언제든지 수급인과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상황에 있는 경우인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입법취지가 도급사업주의 근로자와 수급사업주의 근로자가 내용이 서로 다른 업무를 수행하지만 단일한 공정계획 아래에서 같은 사업장에서 여러 업무가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수행되는 경우에는 도급사업주도 수급사업주의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위 규정은 1996. 12. 31. 개정 시에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한다는 부분이 추가된 것인데 이는 위 규정이 이른바 사내하도급의 유형에 대하여 적용된다는 취지를 더욱 분명히 하고자 한 것으로 단순히 사업의 각 내용을 분할하여 다수의 수급인들에게 도급을 줌으로써 형식적으로 전부 도급 주게 된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주를 면책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위 규정에서의 '사업'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경영함. 또는 그 일'라고 할 것인바, 이러한 사업에는 어떤 일의 공정 내지 공사를 직접 담당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관리·감독의 범위를 넘어서 이루어지는 그 일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업무도 사업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작업의 한 형태임이 분명하므로 그 내용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사업'의 사전적 의미에 부합한다.

○

규범적으로도 도급사업주가 각 도급 업무를 총괄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전체 공정의 일부를 담당하는 경우에는 각 도급 준 사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관리한다고 할 수 있다.

○

위와 같이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도급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는 도급인의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하는 등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인정하게 되므로 도급사업주의 책임범위가 책임주의 원칙의 범위를 벗어나면서까지 확대되지는 않는다.

(5)

소결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F, G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철골 공사 부분은 E에, 철근 콘크리트 공사 부분은 주식회사 X에, 토목공사 부분은 주식회사 Y에 각각 하도급을 주긴 하였지만 각 수급인의 작업장이 도급인의 다른 사업장과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운영된 것이 아니었고, 피고인 B를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에 따라 안전보건 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위 피고인들 소속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그 시공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감독하였으며, E 등은 그 공사과정을 피고인 B에게 보고하는 등으로 위 각 공사는 피고인 F, G의 전반적이고 지속적인 관리하에 이루어 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본 각 법리 등에 의하면, 피고인 F, G은 그 수급업체인 E 등과 같은 장소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정하고 있는 사업주로서 수급인인 E 등의 근로자들이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위 피고인들이 다수의 수급인들에게 이 사건 공사의 전부를 도급 주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 또는 제2호의 도급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위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 주장에 관하여

위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결문에서 자세한 이유를 들어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제3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이 사건 사고 이후인 2015. 12. 7.부터 2015. 12. 9.까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주관하는 현장특별감독이 이루어진 사실, 7명으로 구성된 감독관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한 감독을 한 이후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지적하는 감독점검표, 시정시지서를 작성하였고, 피고인 B는 이에 관한 확인서에 서명을 한 사실, 피고인 B는 2016. 5. 30.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에서 이에 관하여 수사를 받으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B는 기소 이후부터 이 사건 사고 전에는 해당 안전조치가 되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피고인 C, D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피고인 C, D는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자세한 사정 등을 들어 위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

설계, 시공, 감리 단계에서 과실이 겹쳐 구조물이 붕괴한 이른바 과실범의 공동정범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공동의 목표 아래 각자 분업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각자의 주의의무 위반행위가 결과발생에 본질적으로 기여하였다면 그에 따라 발생한 전체 결과에 대하여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3)

건축법, 건축사법, 건설기술관리법 등의 관련 법령에서 일정한 용도·규모 및 구조의 건축물을 건축하는 공사의 경우에 반드시 건축사 등의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 의한 공사감리를 받도록 규정한 취지는, 건축주나 공사시공자로부터 독립한 전문가로 하여금 관계 법령과 설계도서 등에 따른 적합한 시공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관리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게 함으로써, 건축물 붕괴사고, 하자분쟁, 유지보수비의 급증, 건축물 수명단축에 따른 재건축 등의 후유증을 유발하는 부실공사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공사감리자가 관계 법령과 계약에 따른 감리업무를 소홀히 하여 건축물 붕괴 등으로 인하여 사상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4)

건축법 제2조 제1항 14호, 15호는 '설계도서란 건축물의 건축 등에 관한 공사용 도면, 구조계산서, 시방서 그밖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공사에 필요한 도면을 말하고, 공사감리자는 건축물 등이 설계도서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를 확인하고 안전관리 등에 대하여 지도 감독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건축법 제25조는 '공사감리자는 공사감리를 할 때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 그 밖의 관계 법령에 위반된 사항을 발견하거나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하지 아니하면 이를 건축주에게 알린 후 공사시공자에게 시정하거나 재시공하도록 요청하여야 하며, 공사시공자가 시정이나 재시공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면 서면으로 그 건축공사를 중지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사중지를 요청받은 공사시공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공사를 중지하여야 한다.'(제3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 또는 규모의 공사의 공사감리자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공사시공자에게 상세시공도면을 작성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제5항), '공사감리의 방법 및 범위 등은 건축물의 용도·규모 등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되, 이에 따른 세부기준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거나 건축사협회로 하여금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정하도록 할 수 있다'(제8항)고 규정하고 있으며, 건축법 제19조 제6항은 공사감리자가 수행하여야 하는 감리업무를 '1.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하는지 여부의 확인, 2. 공사시공자가 사용하는 건축자재가 관계 법령에 따른 기준에 적합한 건축자재인지 여부의 확인, 3. 그 밖에 공사감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건축법 시행규칙 제19조의2 제1항은 공사감리자가 수행할 업무를 '1. 건축물 및 대지가 관계법령에 적합하도록 공사시공자 및 건축주를 지도, 2. 시공계획 및 공사관리의 적정 여부의 확인, 3. 공사현장에서의 안전관리의 지도, 4. 공정표의 검토, 5. 상세시공도면의 검토·확인, 6. 구조물의 위치와 규격의 적정여부의 검토·확인, 7. 품질시험의 실시여부 및 시험성과의 검토·확인, 8. 설계변경의 적정여부의 검토·확인, 9. 기타 공사감리계약으로 정하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건축법 제25조에 따라 감리자가 건축물의 공사감리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건축공사 감리세부기준(건설교통부고시 제1996-131호)은 '공사감리자는 수시 또는 필요한 때 공사현장에서 감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2.3. 공사감리업무의 수행방법 1.항) '공사감리자는 주요 공종별, 단계별로 시공 규격 및 수량이 설계도서의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검사하고 확인된 부분에 대하여 다음 공정을 착수하게 한다. 설계도서의 내용과 서로 다른 경우에는 시정사항을 기록, 시정하도록 통보하고 공사시공자가 지적사항을 조치 완료한 후 그 결과를 공사감리자가 재확인하여 다음 공정을 착수하게 한다'(2.6.8. 현장시공관리 1) (1)항), '공사감리자는 건설공사의 품질확보를 위하여 품질관리가 요구되는 주요공종의 시공과정에 입회확인한다'(2.6.8. 현장시공관리 2)항)고 규정하고 있다.

5)

위 법리 등과 함께, 건축 관련 분야는 원래 종합적이고 고도의 기술이 필수적인 데다가 최근 건축물이 대형화·고층화되면서 그 질적 향상과 구조적 안전 및 견실시공 등이 더욱 요청되는 점, 사회가 발전·변화함에 따라 공사의 규모·내용·방법 등 공사를 둘러싼 환경과 제반 사정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건설과정에서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감리자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경제 현실을 염두에 두고,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요건, 공사감리자의 업무 범위 등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여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C, D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이 사건 공사에서 다른 부분에 지열 공사 중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의 무대 부분에 먼저 철골 공사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 철골 구조물의 첫 번째 거더(Girder)는 콘크리트 바닥으로부터 약 17.6m(기둥 하부 기준)에 설치되어 있고, 철골 기둥 2절 전체 높이는 27.8m에 달해, 철골 구조물 전체의 무게 중심이 상부에 위치하여 전도될 위험이 높은 상태였는데, 위 피고인들은 2015. 7.경부터 이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공연장의 객석 부분에 관하여는 안전상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무대 부분에 관하여도 안전상의 문제를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

또한 공연장 전체가 아닌 무대 부분만 먼저 철골 공사를 진행하게 된 관계로 철골 구조물이 8개에 불과한 불안정 상태에서 거더, 빔을 설치하였고, 그 설치를 타워 크레인(300톤)이 아닌 이동식 크레인(100톤)으로 하게 되었는데, 위 피고인들은 이러한 사정을 당시 알고 있었다. 나아가 시방서에는 철골 조립과 관련하여 가대 및 가설 브레싱을 설치하고, 기둥 1절을 세운 후 콘크리트 타성을 한 후 기둥 2절을 세우도록 되어 있는데, 현장 여건, 공사의 특성에 따라 시공 당시 이러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당시 객석 부분 외에는 바닥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장에 여러 자재가 위치하고 있어 이동식 크레인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 이동식 크레인의 특성 등에 의해서 철골기둥의 거더를 전체적으로 설치하지 못하고 편중되게 설치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정에 다른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

위 피고인들은 현장에 상주하면서 공사 전반을 두루 살피고 위와 같은 문제가 발견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해태하였으므로 다른 피고인들의 주의의무위반과 더불어 위 피고인들의 주의의무위반도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된 점은 명백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위 피고인들의 주의의무위반 및 인과관계, 객관적 귀속이 모두 부정된다는 위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인 C, D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1)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 제1심의 양형 판단을 존중함이 타당하다.

2)

원심은, 피고인 C과 D는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이 사건 재해로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상해를 입는 등 그 결과가 매우 심각할 뿐만 아니라,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와 내용 등에 비추어 죄질 또한 상당히 중한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각 참작하고, 그 밖에 위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고형을 정하였다.

3)

위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당심에서 위와 같은 양형 조건이 변화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며, 앞서 본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적정하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C, D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금덕희(재판장) 조현욱 김재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