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D는 자신의 동생인 E이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투자하자 위 투자금 회수를 위하여 E과 함께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한 사람에 불과하여, D는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한 채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D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D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2014. 7. 1.부터 2017. 1. 25.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D의 2016. 12.분 및 2017. 1.분 임금 4,00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2014. 7. 1.부터 2017. 1. 25.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D의 퇴직금 5,038,713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이 사건 회사는 D에게 매달 1,500,000원 내지 2,000,000원을 지급한 점, ② 피고인 스스로도 D가 2016. 12.부터는 일반 직원과 똑같이 고용되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D는 이 사건 회사에 의하여 근로시간과 근로장소, 휴일이 정하여져 있었고 이에 구속받았던 점, ④ D는 이 사건 회사에 의하여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점, ⑤ D는 이 사건 회사에서 에어컨 판매 영업을 하였는데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F에서 교육을 받았고, D가 진행한 공사대금은 모두 이 사건 회사 명의의 계좌로 입금되었으며, 이에 대한 수익이 나는 경우 이 사건 회사는 약정된 수익금 중 일부를 D에게 지급하였던 점, ⑥ D가 감사로서 대가를 지급받거나 감사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는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 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면 근로기준법 기타 다른 법률 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까지 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기간 동안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D는 그의 동생인 E이 2014. 5.경 이 사건 회사에 투자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취임하자 2014. 7.경 이 사건 회사에 영업본부장 형태로 입사하였고(입사하는 과정에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지도 아니하였다), 2015. 1.경 이 사건 회사의 감사로 취임하였다가, 위 E이 2016. 11.경 이사직에서 사임하자 D도 그 무렵 감사직에서 사임한 후 2017. 1. 25. 최종적으로 퇴사하였다.
D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 D가 공사금액의 1% 또는 영업이익의 5%를 영업수당 또는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던 점, ㉡ E이 이 사건 회사의 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 피고인에게 'D의 현장에서 발생된 미수금액, 기타 현장과 관련하여 D가 회수하지 않고 퇴사 및 변제하지 않을시 해당 금액에 대하여 연대하여 지불할 것을 보증한다'라는 내용의 연대보증서를 작성하였고, D도 2017. 1. 25. 퇴사하면서 피고인에게 미지급된 현장대금 144,318,072원을 2017. 3. 30.까지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대금지불각서를 작성하여 주었던 점,㉢ E은 이 사건 회사의 이사직에서 사임한 이후 이 사건 회사의 업종과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회사를 설립하였는데, D는 현재 이 사건 회사에서 수행하였던 에어컨 설치 영업을 위 회사에서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근로자로서 임금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업이익을 수령한 것에 불과하다'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일응 수긍이 간다.
D는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서 4대 보험에 가입되기는 하였지만, 이 사건 회사는 D의 급여에서 근로자부담 보험료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고 이를 스스로 부담하였다.
D는 거래처와 계약할 때 이 사건 회사의 구체적 지시를 받지 않고 단가를 결정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D에게 거주비, 차량, 법인카드를 지원하면서 D가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대하여 업무용도로 사용한 금액과 개인용도로 사용한 금액을 구분하여 관리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인 I과 J은 고용노동청에서 'D는 본인의 업무를 직원들에게 지시하였고, 출·퇴근이 자유로웠으며, 출근체크기가 도입된 2017. 12. 7. 출근을 하지 않아 2017. 12. 14.에서야 비로소 출근체크기에 지문을 등록하였는데, 그 이후에도 아침에 지문만 찍고 바로 나갔다. D의 2017. 12. 영업실적이 없기 때문에 영업을 하러 나간 것도 아니다. D는 자기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실에 앉아서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등 임원처럼 행동했고, 본인 스스로도 동생이 이 사건 회사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으므로 공동대표나 마찬가지라고 자주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회사의 근태기록표에 의하면 2016. 12. 14.부터 2017. 1. 25.까지의 기간 동안 D의 출근시간에 대한 기록은 10회에 불과하고 퇴근시간에 대한 기록은 존재하지 아니하여 I과 J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D는 사무실에서 개인 소유의 대형견을 사육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D가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았다거나 피고인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D에게 '더는 감사가 아니므로 이제부터는 일반 영업사원처럼 근무하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있으나, 앞에서 본 I과 J의 진술 및 이 사건 회사에 근태기록표에 의할 때 D가 2016. 12., 2017. 1.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제2의 다항 기재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기인(재판장) 서민아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