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다가 원고 A, B은 2016. 6. 30., 원고 C은 2016. 12. 31., 원고 D는 2018. 3. 31. 각 퇴사하였다.
원고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창원시에서도 시행되었다.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전인 2008. 6. 1. 근로시간을 1일 8시간으로 정하는 임금협정을, 2010. 6. 15. 근로시간을 1일 8시간(주 44시간)으로 정하는 단체협약을 각 체결하였다(이하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이라 한다).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201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1일 5시간(주 40시간)으로, 2014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1일 4시간(주 40시간)으로, 2015년 임금협정에서 1일 4시간(주 40시간)으로, 2016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1일 4시간(주 40시간)으로, 2018년 임금협정에서 1일 4시간(주 40시간)으로 각 정하였다(이하 위 2015년 이후의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을 통틀어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동일),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2013년 이후의 각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모두 무효이므로, 원고들에게는 그 전인 200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2016년 6월분 이후 1일 8시간, 1주 40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계산한 최저임금과 실제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인 별지 표 중 ‘최저임금 미달액’란 기재 각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을 구한다.
2008년 임금협정에 기재된 것처럼 원고들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총 17시간 중 휴게시간 3시간을 제외한 14시간을 근무하였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라 근무시간 8시간을 초과한 6시간 연장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하고, 그 중 22시부터 24시까지 2시간 야간근로에 대하여는 다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지급받지 못한 별지 표 중 ‘연장근로수당’란 기재 각 돈과 별지 표 중 ‘야간근로수당’란 기재 각 돈 및 각 그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원고들은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였는데도 그에 대한 연차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에게 별지 표 중 ‘미사용 연차수당’란 기재 각 돈과 그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피고는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다가 2014년 단체협약으로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였는데 다른 근로자 다수에게 종전 단체협약에 따른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도 동일하게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원고들이 과소 지급받은 급여, 연장·야간근로수당, 연차수당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표 중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최저임금액 미달액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이 순차적으로 단축됨으로써 1일 4시간까지 줄어들게 된 사실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의 개정이 ’피고가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은 무효라고 볼 수 없고, 이와 반대의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원고들이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며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일을 하였다.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기본급 외에 초과운송수입금도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08년도 임금협정 당시 근로기준법이 정한 법정근로시간인 1일 8시간의 범위 내에서 형식적으로 1일 8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경남 지역 택시요금은 2008. 12. 29. 기본운임 2,200원이었으나, 2013년경 기본운임 2,800원(27.2% 상승), 2019년 3,300원(17.9% 상승)으로 점차 인상되고, 할증운임도 변경되는 등의 사정변경이 있었는데, 이와 같은 사정변경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택시요금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사납금의 금액을 2008년 120,000원에서 2018년 144,000원으로 8년 동안 24,000원을 인상하였다. 기술의 발전과 보급 등으로 인하여 앱택시의 이용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승객을 탑승시키기 위하여 빈차로 돌아다니는 시간이 줄어들어 운행시간 대비 운송수입의 효율이 증가하였다. 또한 피고가 2015년경 차량용 블랙박스 교체, 영상기록장치 설치, 차량용 네비게이션 교체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연장·야간근로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단체협약 등에서 실제의 연장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일정 시간을 연장근로시간으로 간주하기로 합의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은 1일 4시간이고 그 외에 원고들이 실제로 연장 또는 야간근로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연차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19호증, 을 제 10 내지 12,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A에게 2017. 1. 14. 2016년도 연차수당 334,400원을, 원고 B에게 2016. 2. 15. 2015년도 연차수당 214,016원, 2017. 1. 19. 2016년도 연차수당 214,016원을, 원고 C에게 2017. 1. 13. 2016년도 연차수당 307,740원 및 2017년도 연차수당 334,400원을, 원고 D에게 2017. 1. 9. 2016년도 연차수당 227,392원, 2018. 1. 9. 2017년도 연차수당 227,392원, 2018. 4. 13. 2018년도 연차수당 240,768원을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노동조합이 사용자측과 기존의 임금, 근로시간, 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 동의나 승인의 효력은 단체협약이 시행된 이후에 그 사업체에 종사하며 그 협약의 적용을 받게 될 노동조합원이나 근로자들에 대하여 생긴다고 할 것이므로, 취업규칙 중 퇴직금에 관한 규정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아니한 채 변경을 함으로써 기득 이익을 침해받게 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 종전의 퇴직금조항이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에도, 노동조합이 사용자측과 사이에 변경된 퇴직금조항을 따르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기득이익을 침해받게 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 종전의 퇴직금조항이 적용되어야 함을 알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그 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변경된 퇴직금조항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6 내지 18호증, 을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14년 단체협약에서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한 사실, 피고가 원고들이 퇴직할 당시 퇴직금을 지급한 후 고용노동부의 제안으로 다시 원고들에게 퇴직금 누진제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급여, 연장·야간근로수당, 연차수당 청구는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퇴직금은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윤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