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11. 23.부터 2017. 7. 24.까지 항공기용 부품 제조업을 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2015. 11. 23.부터 2016. 12. 31.까지는 연봉 2,000만 원(월 1,666,666원)을, 2017. 1. 1.부터 2017. 7. 24.까지는 연봉 2,100만 원(월 1,750,000원)을 각 지급받았다.
위 근로계약 당시 피고의 취업규칙 임금규정(2008. 6. 16. 개정)에는 연봉제 근로계약에 관하여 '월 209시간제(주 40시간)에 의하되, 추가 34시간 근무에 대한 수당을 포함하여 기본 산정시간 243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는 연봉제 계약 근로자가 월 209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는 경우, 연봉과 별도로 초과 시간당 4,000원으로 산정한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였는데, 원고 역시 위 근로기간 동안 연장근로, 야간근로를 하고, 피고로부터 연봉 및 수당을 지급받았다.
원고가 위 근무기간 동안 월 209시간을 초과하여 일한 연장근로시간, 그중 야간근로시간, 월 243시간을 초과하여 일한 연장근로시간, 연봉(월 급여) 외에 추가로 지급받은 수당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5, 7, 8호증, 을 1, 3, 6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에 대한 문서송부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는 취업규칙에 정한 연봉제 임금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명시적 기재가 없었고, 원고는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여 임금을 지급받기로 피고와 합의한 적도 없으므로, 원고에게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취업규칙 임금규정에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연봉제 규정은 이른바 포괄임금제 약정으로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위배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월 기준시간인 209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 합계 631.5시간(야간근로시간 68시간 포함)에 대하여 시간급 통상임금 7,974원 또는 8,373원을 적용하여 산정한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중 미지급금액 합계 5,354,85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08. 6. 개정된 취업규칙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들과 그때부터 월 34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한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피고가 연봉제 방식을 도입하게 된 것은 시간급 방식의 문제점에 대한 근로자들의 개선 요구에 따른 것이고, 취업규칙에 따른 연봉제 방식이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하지 않으며, 근로기준 법령에도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연봉에 월 34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려면 근로자의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자의 승낙 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시간 외 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계약은 유효하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5다4056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구체적인 임금지급 기준 등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그러한 규정상의 기준에 비추어 보아 불이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 약정의 성립
원고는 연봉(월 급여)에 월 34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시키기로 하는 약정을 피고와 체결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취업규칙 임금규정에 따라 위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여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주장하는 취업규칙 임금규정 내용은 연봉제 방식의 급여에 월 34시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이 일률적으로 포함된다는 것이므로, 이는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일정액의 연장근로수당을 실제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하는 이른바 포괄임금제 약정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는지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에다 위 각 증거, 을 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취업규칙 임금규정 내용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였거나 적어도 원고가 피고의 포괄임금 지급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승낙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항공기용 부품을 제작하여 납품하는 제조업체로서 그 수주 물량에 따라 월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고, 납품 기한 등 제반사정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야간근로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연봉합의서)에는 연봉 금액, 월 급여가 기재되어 있고, 수당지급내역, 성과수당 란에 '발생시 지급'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제3항에 '기타 근로조건은 당사 취업규칙 및 관례에 의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위 근로계약 당시의 취업규칙 임금규정 제7조에는 연봉제의 경우 '주 40시간, 월 209시간제에 의하되, 기본 산정시간은 월 243시간(추가 34시간 포함 지급)'이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이 근로계약서 자체에 연장근로수당에 관하여 구체적 사항이 직접 기재되어 않더라도 기타 근로조건에 관하여 취업규칙에 의한다는 위임규정이 존재하고, 취업규칙 임금규정에 연봉제에 관한 기준 근로시간, 연장근로시간 포함 여부 등에 관하여 명기되어 있다. 이에 따라 연봉제 계약을 체결한 생산직 근로자들은 2008. 6. 취업규칙 개정 이후로 상당한 기간 동안 연장근로를 하지 않더라도 공히 일정한 연장근로 수당이 포함된 연봉을 지급받았고, 다만 실제로 월 209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한 경우 시간급 4,000원으로 계산한 수당을 추가로 지급받아왔다.
위 시간급 4,000원은 2008년 최저임금 3,770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그 1.5배에 미달하는 금액이고, 2015년 이후의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인데,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이 별다른 이의 없이 연봉 및 수당을 수령한 것은 월 34시간의 연장근로 수당이 이미 연봉에 포함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고가 근로자들과 체결한 포괄임금제 약정은 법정 제 수당 중 연장근로수당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고, 근로자로서는 연장근로시간이 34시간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에도 일정한 연장근로수당을 고정적으로 지급받는 것이므로 반드시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성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포괄임금제 약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유효하다.
피고 사업장의 업태, 근로자들의 근로 내용을 보면, 생산직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고, 피고는 2008. 6. 연봉제 도입 이전에 생산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시간급제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의 수주 물량,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및 임금이 일정하지 않아 근로자들의 생활이 불안정해지고, 근로자들 사이에 연장근로를 많이 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거나 불량률이 증가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근로자들의 개선 요구에 따라 피고는 일정 연장근로수당을 연봉에 미리 산입하여 고정 급여를 지급하되, 일정한 연장근로수당을 일률적으로 급여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취업규칙 임금규정에 근거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근무기간 21개월 중 월 243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한 달은 6개월에 그치고, 나머지 15개월은 모두 월 243시간 미만으로 연장근로를 하였다. 포괄임금제 약정에 의하면, 근로시간이 월 243시간을 초과할 경우에 연봉에 포함된 월 34시간의 연장근로수당 및 추가 수당(월 209시간 초과 부분에 대하여 시간당 4,000원) 외에는 별도로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하게 되지만, 근로시간이 월 243시간 미만이더라도 미리 산입된 연장근로수당을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익이 있으므로, 이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의 연봉을 월 34시간을 포함한 근로시간인 월 243시간 기준으로 하여 시간급으로 환산하더라도, 2015. 11.부터 2016. 12.까지 시간급 6,410원, 2017. 1. 이후로는 시간급 6,730원로서 당시의 최저임금을 상회하므로, 근로기준법령을 회피하려는 의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후 근로자들이 월 34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는 경우 성과 수당만 지급하는 데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고, 피고는 2018. 9. 16. 노동조합과 월 34시간 초과 부분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위 단체협약 내용 역시 연봉제 근로자의 연봉에 월 34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이 포함된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바, 노동조합 측도 월 34시간 연장근로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 약정 자체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결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연봉에 월 34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일률적으로 포함시키는 포괄임금제 약정이 체결되었고, 그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가 월 34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이 연봉에 포함되지 않음을 전제로,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산정한 법정수당과의 차액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강진명 구경모
각주1) 연봉이 2,000만 원일 경우, 피고는 월 243시간에 대한 급여를 '(209시간 × 시간급 6,410원) + (34시간 × 시간급 6,410원 × 1.5)'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기록 82면 참조).
각주2) 다만, 그 명목은 '성과수당'이다.
각주3) 월 1,666,666원 ÷ 209시간
각주4) 월 1,750,000원 ÷ 209시간
각주5)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원고의 연장근로수당을 재산정할 경우, 연봉제에 의하여 연장근로수당이 과지급된 것으로 나타난다.
각주6) 2015년 5,580원,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