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1. 12. 17. 선고 2020나65859 판결

2020

주문

1.

제1심판결의 본소에 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B에게 6,473,838원, 원고(반소피고) C, D, E에게 각 4,315,892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4. 22.부터 2021. 12. 17.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에 관한 나머지 항소와 반소에 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본소에 대한 소송 총비용 중 20%는 원고(반소피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각 부담하고, 반소에 대한 항소비용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5.

원고(반소피고)들의 소송수계에 따라 제1심판결의 주문 제2항은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피고(반소원고)에게, 원고(반소피고) B은 4,333,333원, 원고(반소피고) C, D, E은 각 2,888,88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7. 31.부터 2020. 11. 1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3.79톤 선박 G(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를 소유한 선주이자 선장으로서 잠수기 어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망 A(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잠수사로 일하였던 사람이다.

나.

망인은 2016. 6.경 피고와 아래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 기재와 같이 승선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피고로부터 선급금 5,000만 원(이하 ‘이 사건 선급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았으며, 2016. 7. 1.부터 2019. 4. 6.까지 이 사건 선박에서 잠수사로 근무하고 2019. 4. 7. 퇴직하였다.

다.

이 사건 선박에는 잠수사인 망인, 선주 겸 선장인 피고, 잠수사의 업무를 하는 선원 1명이 근무하였고, 어획판매금을 기준으로 망인은 38%, 피고는 49.5%(= 선주 몫 37% + 선장 몫 12.5%), 선원은 12.5%를 각자 수익으로 분배받기로 하였다.

라.

망인은 피고에게 이 사건 선급금 중 200만 원을 2017. 6.경 반환하였고, 3,000만 원을 2019. 4.경 이 사건 선박에서 하선한 후 반환하였으며, 나머지 1,800만 원은 아직 반환하지 않고 있다.

마.

망인은 2019. 4. 20. 피고가 임금 일부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피고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 진정하였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은 피고가 망인에게 임금 5,000,000원, 퇴직금 19,421,515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으나, 창원지방검찰청 검사는 2020. 3. 19. 임금‧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보이고, 망인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피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바.

망인은 이 사건 소 계속 중이던 2021. 9. 2. 사망하였고, 망인의 상속인인 처 원고 B, 자녀들 원고 C, D, E이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4, 8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I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망인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이 사건 선박에서 잠수사로 근무한 후 퇴직하였는바, 사업주인 피고는 망인에게 임금과 퇴직금 합계 24,421,516원(= 미지급 임금 5,000,000원 + 퇴직금 19,421,51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으므로,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각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 즉 망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 망인의 근무시간과 장소, 근무형태, 지휘감독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가)

이 사건 계약서에 망인은 선원으로, 피고는 선주로 명시되어 있고, 이 사건 계약서의 표제가 동업계약서가 아닌 “잠수기어선 승선계약 및 선급금영수증”이며, 이 사건 계약서의 조항들은 동업관계에 기초한 법률관계가 아니라 망인이 선원으로서 준수할 사항과 피고로부터 미리 지급받는 급전(선급금)을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서는 동업계약서가 아니라 선원근로계약서에 가깝다.

나)

이 사건 계약서에는 “망인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제2항), “망인은 피고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계약기간을 준수하지 않을 시에는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것임”(제3항), “피고가 망인에게 가혹행위를 하거나 잠수기 외의 노동을 요구할 시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4항)라고 정해져 있다. 이러한 각 규정에 의하면 피고는 망인에게 업무 지시를 할 수 있고, 망인이 업무상 피고의 어업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피고의 가혹행위 방지 및 잠수기 외 노동요구 금지 조항이 삽입된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망인에 비하여 상당한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

다)

피고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서 이 사건 선박 작업시간에 관하여 “여름에는 06:20경, 겨울에는 06:40경 출항해서 30분 후 작업장소에 도착하여 작업을 시작하고, 보통 14:00~14:30경까지 작업한 후 수협에 경매하는 차량이 들어오는 16:00까지 부두에 돌아와야 한다.”라고 진술한 점, 실제로 선원승선신고사실확인서에 의하면 피고는 2019. 1.경 및 2.경 일출시간(07:20경 ~ 07:30경)보다 40~50분 정도 이른 시각에 출항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점, 이 사건 선박의 선원으로 근무하였던 I은 제1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망인이 I에게 작업범위, 작업시간 등을 지시하거나 관리‧감독한 사실은 없고, 일출 전 작업에 관하여는 잠수사가 선장에게 물어보고 결정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피고는 어획량이 적은 경우 망인에게 한 번 더 작업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은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과 장소에 사실상 구속되어 근무하였던 것으로 인정된다.

라)

망인은 피고가 제공한 컴프레서(공기압축기)를 이용하여 잠수를 하였고, 어획이 부진한 경우에도 피고로부터 받는 수익 금액이 줄어드는 것 외에 다른 손실을 감수할 위험이 없었으며, 잠수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선원을 망인이 아닌 피고가 채용하는 등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어업을 영위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었다.

마)

이 사건 계약서에 임금이나 퇴직금 산정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명시되지 않았고 망인의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이러한 사정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사용자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있는 것이므로 쉽사리 망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되지 못한다.

2)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

가)

임금에 관하여 보건대, 망인에게 미지급된 임금이 500만 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 사건 선급금은 아래 제3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미리 지급한 임금의 성격을 가지므로 위 미지급 임금 500만 원은 망인이 피고에게 아직 반환하지 않은 이 사건 선급금 잔액 1,800만 원에서 처리되어, 결국 피고가 망인에게 지급할 임금은 남아 있지 않다.

나)

퇴직금에 관하여 보건대, 망인이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이 사건 선박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망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갑 제1,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의 퇴직일 전 3개월간(2019. 1. 7. ~ 2019. 4. 6.) 급여 합계는 21,056,000원(= 2019. 1.분 7,920,000원 + 2019. 2.분 5,280,000원 + 2019. 3.분 6,956,000원 + 2019. 4.분 1,000,00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일 평균임금은 233,955.55원(= 21,056,000원 ÷ 90일, 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이고 이를 바탕으로 망인의 계속근로 기간에 대하여 산정된 퇴직금은 19,421,514원[= 직전 1년(2018. 4. 7.부터 2019. 4. 6.까지) 7,018,666원 + 직전 2년(2017. 4. 7.부터 2018. 4. 6.까지) 7,018,666원 + 직전 3년(2016. 7. 1.부터 2017. 4. 6.까지) 5,383,182원]이다.

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각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 B에게 6,473,838원(= 19,421,514원 × 3/9), 원고 C, D, E에게 각 4,315,892원(= 19,421,514원 × 2/9)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망인이 퇴직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19. 4. 22.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2. 1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선급금은 피고가 망인에게 무이자로 대여하고 망인이 퇴직할 때 반환받기로 돈이므로 피고에게 전액 반환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아직 반환되지 않은 선급금 1,800만 원에서 미지급 임금 500만 원을 공제한 1,3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이 사건 선급금의 성격

원고들은 이 사건 선급금은 대여금이 아니라 ‘승선의 대가로 지급하는 계약금 유사 금원’인데, 피고가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비하지 못하는 등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망인이 이 사건 선박에서 일을 그만두었으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선급금 중 남은 금액 1,800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원고들 주장은 이 사건 선급금은 망인이 자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약정한 근로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둘 경우에만 그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금원이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계약서에 5,000만 원의 성격을 “선급금”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선급금은 사전적으로 ‘미리 지급하여 주는 돈’이라는 의미인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선급금에 관하여무이자 대여금의 성격과 함께 수익분배금(임금)을 미리 지급한 정산금 성격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이 사건 반소장 참조), ③ 망인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서 이 사건 선급금은 일하기 전에 선주에게서 빌리는 돈이어서 일을 그만둘 때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선원이었던 I도 제1심 법정에서 선급금은 무이자 대여금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망인은 실제로 피고에게 이 사건 선급금 중에서 3,200만 원을 별다른 이의 없이 반환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선급금은 피고가 망인에게 미리 지급한 임금으로서 임금지급채무 등 근로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주의 채무를 담보하고,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때에 선급금이 망인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액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망인이 피고에게 그 잔액을 반환할 의무를 가지는 대여금 성격을 함께 가진 금원으로 봄이 타당하다(이와 달리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선급금이 원칙적으로 반환의무를 전제하지 않는 계약금 유사 금원이라거나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망인이 퇴직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선급금 잔액 1,300만 원을 각 상속지분의 비율에 따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피고에게 원고 B은 4,333,333원, 원고 C, D, E은 각 2,888,88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반소장 송달 다음 날인 2019. 7. 31.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0. 11.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본소에 관한 부분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본소에 관한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피고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인정한 위 돈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들의 본소에 관한 나머지 항소 및 반소에 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양상익(재판장) 전보경 김희수

각주1) 1척의 동력어선에 잠수기를 설치하여 패류 등의 정착성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는 어업(수산업법 제41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21호)

각주2) 233,955.55원 × 30일 = 7,018,666원(원 미만 버림)

각주3) 233,955.55원 × 30일 × 280일/365일 = 5,384,182원(원 미만 버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