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6. 6. 25.부터 2019. 6. 14.까지 통영시 C 소재 B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아파트 관리 및 방호업무를 담당하는 경비원으로 근무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운영주체이다.
원․피고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
원고는 1일 근무 후 다음 날 쉬는 격일제 방식으로 근무하였는데, 통상 07:30경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하였고, 22:30경 단지 내 순찰 업무를 마친 후 경비실 내에서 취침하였다.
원고가 근무하던 경비실 벽면에는 휴게시간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문(이하 ‘이 사건 안내문’이라 한다)이 부착되어 있었다.
현재 이 사건 아파트 경비실 벽면에는 관리인 근무시간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문이 부착되어 있다.
피고는 2014년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장으로부터 2인의 감시적 근로종사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장 및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제외 승인을 받았는데,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은 원고와 D 2인이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기재된 월 급여를 모두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으로서 격일로 24시간을 근무하면서 피고가 주장하는 식사 휴게시간(3시간) 및 야간 휴게시간(9시간)에도 사용자인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경비초소에서 식사를 하거나 가면을 취하면서 경비 업무를 담당하였고, 원고가 위 24시간의 근무시간 중 실질적으로 휴게한 시간은 2시간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2일 22시간을 근로하였는데, 피고는 2일 12시간에 해당하는 임금만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근로시간 10시간에 대한 임금 33,885,950원(산정근거는 별지와 같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는 일부 청구로서 그 중 12,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이 사안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휴게시간에 자유롭게 쉬지 못한 채 실질적으로 피고 측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휴게시간에 추가 근로가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가 근무한 경비실 벽면에는 휴게시간과 함께 ‘경비원이 휴게시간 중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경우 추가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니 경비원이 부재하더라도 양해 바란다’, ‘경비원이 경비실을 휴게공간으로 선택하는 경우 휴게시간 동안에는 업무지시를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취지의 문구가 기재된 이 사건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위 안내문의 내용 및 부착 장소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은 휴게시간 동안 원고에 대한 업무 지시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업무지시를 할 경우 추가로 경비가 지출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휴게시간 동안 경비실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2018. 6.경부터 2019. 1.경까지 직접 작성한 근무일지의 내역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근로 및 휴게시간은 피고가 주장하는 근로 및 휴게시간과 대체로 일치하고, 원고가 규정된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였다고 기재한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측의 개별적․구체적으로 업무지시로 인하여 원고가 휴게시간에 그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가 위 근무일지에 휴게시간에 초과 근로하였다고 기재한 부분이 일부 존재하기는 하나, ㉮ 원고가 수행하는 통상적인 업무(시설 점검, 단지 내 순찰, 청소 등)에특별히 정해진 시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단속적․간헐적 성격상 근무시간도 실질적으로는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는 점, ㉰ 원고가 휴게시간에 근무를 하는 경우 휴게시간을 변경하는 방법 등으로 자율적인 조정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장으로부터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제외 승인을 받았고, 원․ 피고 사이에 체결된 2018년 근로계약에는 근로시간의 일부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 ㉱ 특히 원고가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야간 휴게시간에 수행하였다고 기재한 박스 정리, 스티커 제거, 야간 순찰의 경우 원고가 일과 시간 내에 수행하였다고 기재한 부분도 다수 존재하고 위 업무를 휴게시간에 하였어야 할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업무일지에 초과 근무하였다고 기재한 일부 내역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감시적, 단속적 업무의 특성상 작업시간 내에 근로시간과 휴게․수면시간이 반복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경우, 휴게․수면시간에 시간적, 장소적 제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해방되어 실질적으로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어 있다면 휴게시간과 수면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야간 휴게시간(수면시간)에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근로지시를 받았다고 한 횟수는 3년간 2회 정도로 모두 물탱크가 터지거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긴급한 돌발 상황에 따른 것으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계속해서 야간 휴게시간(수면시간)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가 야간 휴게시간(수면시간)에 소등을 금지하였고, 위 휴게시간에 원고의 경비실을 찾아오기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원고가 근무한 경비실 내에는 평상 및 커튼이 구비되어 있었던 점, ㉯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밤 12시 이후에는 경비실의 문을 안에서 잠글 수 있었는바, 야간 소등이 금지되는 불가피한장소적 제약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으로부터 벗어나 개인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 앞서 거시한 2회의 돌발상황 외에 피고가 원고에게 개별적․구체적으로 경비 또는 순찰을 지시하거나 근무상황을 감독하거나 별도의 보고를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야간휴게시간(수면시간) 동안에도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실질적으로 근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민희(재판장) 하상제 장우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