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 H영농조합법인(이하 ‘피해자 조합’이라 한다)과 사이에 ‘피고인이 피해자 조합 운영을 위한 비용을 선지급하고 뒤에 총회의 결의로 피고인이 사용한 금원을 피해자 조합이 변제한다’는 합의를 하였고, 피고인은 2018. 4. 20.과 2019. 9. 17. 피해자 조합 총회의 승인을 받아 ‘피해자 조합 소유의 임대료와 배당금’을 ‘피고인이 피해자 조합을 위하여 사용한 비용’에 충당하였는바, 피고인은 피해자 조합을 위하여 금원을 피해자 조합에게 빌려주고 총회의 결의를 거쳐 이를 반환받은 것에 불과하다. 피고인이 피해자 조합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 더 많아 피고인이 피해자 조합에 손해를 입히고 개인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으니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다. 업무상횡령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되어야 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업무상횡령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업무상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하려는 의사가 있다고 하여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업무상횡령죄는 위와 같은 불법영득의 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시되었을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횡령의 범행을 한 자가 물건의 소유자에 대하여 별도의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횡령 범행 전에 상계 정산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사유만으로 이미 성립한 업무상횡령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5895 판결).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에 있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의사를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므로 손해의 발생이나 그 귀속 또는 이를 보전할 의사의 유무 등도 따질 필요가 없다(대법원 1982. 4. 13. 선고 80도537 판결 참조).
위 2) 기재 법리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피해자 조합 소유 ‘토지의 임대료’를 피고인 개인 계좌 또는 피고인의 아들 N 명의 계좌로 지급받아 이를 임의 소비하고, ‘조합원에게 지급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배당금’을 피고인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으며, B과 공모하여 피해자 조합 법인 계좌에 있던 돈을 B이 임의 소비하여 횡령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 조합 운영을 위한 비용으로 상당한 금원을 지출하고 피해자 조합이 사후적으로 피고인이 지출한 비용을 피해자 조합의 재산으로 정산하는 승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조합과 사이에 피해자 조합 소유의 임대료, 배당금을 상계 정산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를 임의로 수령하여 소비한 이상, 피해자 조합이 사후에 이를 승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업무상 횡령죄의 죄책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피고인은 ‘피고인이 피해자 조합 운영 비용을 선지급하고, 총회의 결의로 피고인이 사용한 금원을 피해자 조합이 변제하기로 사전에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전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제출한 2016. 1. 14.자 회의록은, 피고인이 K에 대한 임대료 600만 원 및 M에 대한 임대료 750만 원을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들의 계좌로 수령하여 임의 소비한 이후에 작성된 것이므로 위 1,350만 원 임대료에 대한 사전 합의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위 회의록의 내용은 ‘피해자 조합이 한전으로부터 합의금으로 지급받은 지역지원사업비외힐링비 3,500만 원과 사과밭 도지비 1,350만 원 합계 4,850만 원 중 기 지급한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26,152,570원을 대표들이 개인사용한 제 비용에 대하여 대체 지급한다’는 것으로, ‘사과밭 도지비 1,350만 원’이 K, M로부터 지급받은 임대료 합계 1,350만 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여기에는 M에게서 추가로 지급받은 선지급 임대료 1,500만 원이 포함되지 아니함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사전 정산 합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회의록에는 조합원 배당금에 관한 내용은 없다.
피고인이 제출한 2018. 4. 20.자 총회 회의록, 2019. 9. 17.자 임시총회 회의록은 모두, 피고인 또는 B이 조합의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이후 또는 피고인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고 난 이후에 작성되었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부분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교통사고 피해자 F와 합의하였다. 피고인은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다.
그러나 피고인 및 피고인과 B의 각 업무상횡령으로 인한 조합의 피해액 합계가 5,250만 원에 이르고, 피해자 조합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1983년 도로교통법위반, 1990년, 1993년 각 자동차관리법위반, 1995년 산업안전보건법위반, 1995년 자동차관리법위반, 1996년 근로기준법위반, 1997년 사기, 1997년 자동차관리법위반, 2007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상태,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 조건과 원심판결 이후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복규(재판장) 강은지 윤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