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96,102,21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2.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이었던 E과 주주인 주식회사 F, G 주식회사(이하 ‘E 등’이라 한다)는 2020. 1. 16. H 주식회사(이하 ‘H’라고 한다)와 사이에 E 등이 보유하는 피고의 주식 80만 주를 80억 원에 양도하는 주식 양도양수 계약(이하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H에게 피고의 경영권 및 경영권에 종속되는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일괄 위임하였다.
원고는 2020. 3. 5.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20. 3. 5. ‘비상경영 전환 및 긴급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 개편으로 인한 인사명령’을 발령하여 기존 임원이었던 I 등을 대기발령하고 원고 등을 영업건설본부 본부장 등으로 발령하였는데, 위 인사명령의 상단에 ”2020. 3. 5.자 경영권 양도양수로 인한 임직원을 다음과 같이 임명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하단의 ’협의부서‘란에 “※ 경영권 인수팀 협의”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에 관하여 E 등과 H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다. 이에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인 J와 사내이사인 E 등은 2020. 4. 3. 원고 등에 대하여 대기발령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원고는 2020. 4. 13. 피고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었다가 2020. 4. 22.자 임시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21. 1. 5. 회생개시결정을 받았다(창원지방법원 2020회합10049호). 위 법원은 피고의 관리인으로, 같은 날 C을, 2021. 9. 1. C과 D을 각 선임하였고, 2022. 7. 6. 회생절차가 종결되었으며, 이에 따른 각각의 소송수계가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내지 10, 14호증, 을 제1 내지 8, 20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11. 30.까지 미지급된 임금 96,102,210원을 청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아래와 같이 주장하여 원고의 청구를 부인하거나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항변한다.
H가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에 따라 피고의 경영권 인수를 위하여 원고를 채용하였을 뿐,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지 않았다.
설령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H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채용인데, H의 경영권 인수는 실패하였으므로, 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였다.
설령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는 부사장으로 발령받은 등기임원으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수임인이므로, 원고의 보수채권은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는 보수채권을 회생절차에 신고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보수가 회생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생계획 인가결정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보수지급의무는 면책되었다.
설령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이사로 선임되었는데, 피고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에서 원고의 보수를 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한 피고의 근로자로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처분문서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은 것을 내용으로 한다.
H가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에 따라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사정은 인정된다. 하지만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이었던 E이 피고 명의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였으며,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기도 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라 형성된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에는 H의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업무가 포함되어 있는 사정은 인정된다. 하지만 피고가 자금난으로 인해 경영 위기에 처하자 당시 대표이사였던 E이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통해 경영 위기를 타개하려고 하였으므로, 경영권 인수 관련 업무는 피고를 위한 업무의 성격도 가진다고 볼 수 있고, 원고를 비롯하여 2020. 3. 5. 새로 임명된 임직원들은 피고의 기존 임직원들이 수행하던 업무도 함께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20. 3. 5.자 인사명령에 H와 관련된 K 등이 서명을 하였지만, 위 인사명령의 최종결재권자는 당시 대표이사이었던 E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H의 경영권 인수에 관한 조건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에 피고가 주장하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가 임원에 해당하는 부사장의 직책을 부여받은 점, 원고는 피고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었던 점, 원고는 부사장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고 법인카드도 제공받은 점, 원고의 채용은 근로자의 채용절차인 공개채용 절차를 따르지 않은 점 등이 인정되고, 피고는 이를 근거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른 계약이 고용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가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은 채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독립적으로 처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연봉직 사원 관리규정‘과 ’노동관계법령‘을 따르기로 정한 점, ③ 사내이사 등재 여부, 급여의 액수, 법인카드 제공 여부 및 채용절차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의 성격을 정하는 데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및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구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피고의 계약을 위임계약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대로 고용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L 등은 원고와 마찬가지로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동일한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H의 경영권 인수과정에서 채용되어 2020. 3. 5.자 인사명령에 의하여 임원급에 해당하는 지위를 부여받았는데, 원고와 마찬가지로 급여를 받지 못해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0가합1637, 서울고등법원 2022나2022362, 대법원 2023다292146). 위 소송에서도 L 등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96,102,21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 송달 다음 날인 2020. 12.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규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