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26
판결선고
2021. 4. 16.
범죄사실
[기초사실]
피고인은 창원시 의창구 G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H의 대표이사로 상시 근로자 77명을 고용하여 골프장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위 회사의 운영 및 자금 집행 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피고인은 2014. 12. 18.경 위 주식회사 H 대표이사 선거에 출마하였고, 2015. 3. 30.경 개최된 제1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I은 주식회사 H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2007. 1. 5.경 설립된 J 노동조합의 위원장이고, K은 노동조합 대의원, L은 노동조합 사무국장, M은 조합원이다.
피고인과 위 J 노동조합은 2015. 4.경부터 2015년도 임금협상을 진행하였는데, 2015. 6. 1.경 피고인의 임금교섭 해태를 이유로 이 부산고용노동청창원지청에 진정을 제기하거나, 피고인이 2015. 6. 22.경 노동조합에 13년 동안 사용해 왔던 노동조합 사무실을 이전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사무실을 직원 주차장 내 건물로 이전한 날 주차장에 CCTV를 설치하여 I이 창원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자 CCTV 방향을 조정하기도 하는 등 노사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 계속되어 왔다.
한편 피고인은 2014. 12. 8.경 위 대표이사 선거 출마 당시 주주들에게 "주주회원 여러분, 무엇이 우리 H 직원들을 변화하려고 하지 않고 무사안일하게 만드는지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노동조합입니다. 노동조합의 우산 속에만 들어가면 소나기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중략) 노동조합의 우산을 거두어야만 밝은 햇살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하는 등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어 왔다.
그 후 피고인은 2015. 7. 15.경 노조위원장 I과 2015년도 임금협상 제1차 실무교섭을 끝낸 직후 I에게 '2014. 3. 1.부터 현재까지 규정된 출근시간 08:00보다 늦게 출근을 하는 등 복무규정을 위반하여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통보한 후 2015. 7. 24.경 제1차 상벌위원회, 2015. 8. 13.경 제2차 상벌위원회, 2015. 8. 17.경 제3차 상벌위원회를 개최한 후 I에게 견책의 징계를 통보하였고, 2015. 8. 25.경 재심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견책의 징계를 유지하기로 의결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5. 7. 24.경 K, L, M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타바스코 소스 보관'을 이유로 상벌위원회 개최를 통보하였고, 2015. 8. 17.경 제1차 상벌위원회, 2015. 8. 25.경 제2차 상벌위원회, 2015. 9. 3.경 제3차 상벌위원회, 2015. 10. 22.경 제4차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K, L, M에게 각 정직 1개월, 감봉 3개월, 감봉 1개월을 의결하였고, 2015. 10. 28.경 개최된 재심 상벌위원회에서도 위 징계 처분을 유지하기로 의결하였다.
그러나 H 단체협약 및 복무규정에 의하면 시업(08:00) 및 종업시간(17:00)은 영업장의 특수성 및 실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고 I은 근로시간면제자로서 2014. 2. 27.경 단체협약 체결 후 같은 해 3. 1.경부터 통상 08:30 이후에 출근하여 조합 활동을 하여왔고 이에 대한 회사의 별다른 제지나 이의가 없었고, 피고인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I이 제출한 근로시간면제자 활동계획서에 08:30 이후로 업무가 시작되어 18:00경 또는 19:00경 끝마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음에도 2015. 7. 중순경까지 단 한 차례도 문제 삼지 않는 등 I의 탄력근무를 묵시적으로 용인하여 왔다. 더구나 H에서는 그 동안 근로자들의 지각에 대하여 '경고' 처분을 했을 뿐이고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한 사실이 없음에도 I의 경우 지각을 이유로 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였을 뿐만 아니라, 상벌위원회의 사측 위원들 대부분이 징계수위 중 가장 무거운 해고를 주장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K, L, M이 유통기한이 지난 타바스코 소스를 보관하였다는 이유로 위와 같이 징계하였는데, 당시 회사의 타바스코 소스 재고조사 현황에 의하면 타바스코 소스는 2014. 8. 13.경 2병이 입고된 이후 추가로 입고된 내역이 없었고 2015. 6.경 식자재 재고현황에 의하면 타바스코 소스가 1.2병 남아있는 것으로 기재(미개봉 소스 1병, 20% 남은 소스 1병)되어 있었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발견된 타바스코 소스는 당시 잔량이 80% 가량으로 위 재고조사 현황과 맞지 않았다. 더구나 위와 같이 같은 날 2병이 입고되었음에도 미개봉 소스병 뒷면 라벨 하단에는 녹색 띠가 있었고 발견된 소스병 뒷면에는 녹색띠가 없었으며, 미개봉 소스병 유통기한은 2016. 12. 2.이고, 발견된 소스병 유통기한은 2015. 6. 25.로 같은 날 입고된 소스병의 유통기한이 1년 6개월이나 차이가 나는 등 누군가가 유통기한이 지난 타바스코 소스를 주방에 임의로 가져다 놓았을 가능성이 있었고 이를 K 등이 주장하였음에도 유통기한이 지난 타바스코 소스가 놓여진 경위와 재고현황과 다른 이유 등에 대한 명확한 확인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피고인에 의해 징계절차가 이루어졌다. 그 후 당시 K 등과 함께 감봉처분이 이루어졌던 비노조원 N에 대하여는 회사에서 감봉 1개월 치에 해당하는 금액인 40만 원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징계 과정에 대하여 표면적으로는 지각 또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 보관을 각각의 징계이유로 내세웠으나 사실은 노동조합의 진정 제기로 2015년도 임금교섭에 응하면서 제1차 실무교섭이 있었던 2015. 7. 15.경 교섭이 끝나자마자 노동조합 위원장인 I에게 상벌위원회 개최를 통보하고, 약 10일 후인 2015. 7. 24.경 K 등에게 상벌위원회 개최를 통보함으로써 단체교섭 기간 중에 노동조합 위원장 등에 대한 징계를 시도하는 등 사실은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와 같이 노동조합 위원장인 I, 노동조합 간부인 K, L, M의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하여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2018. 12. 31. 창원지방법원에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로 재판을 받게 되자, 변호사를 선임한 후 피해자 주식회사 H 자금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급하고, 위 자금으로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게 되는 경우 벌금을 납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9. 2. 8.경 창원시 의창구 G에 있는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법무법인 O과 변호사선임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피해자 회사의 P은행 계좌(Q)에서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회사의 자금 770만 원(부가세포함)을 착수금 명목으로, 2019. 5. 20.경 같은 계좌에서 피해자 회사의 자금 880만(부가세포함)을 수임료 명목으로 각 법무법인 O의 계좌로 송금하여 임의로 사용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2019. 5. 16. 창원지방법원에서 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아 2019. 5. 24. 위 판결이 확정되자 2019. 6. 4.경 창원시 의창구 R에 있는 P은행 봉곡동 지점에서 위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서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회사의 자금 5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한 후 납부하여 임의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회사의 자금 합계 2,150만 원을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
I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각 판결문(순번 2 내지 4), 제16기 25차 이사회 회의내용, 대체전표(변호사비용처리), 대체전표(벌금 500만 원 처리), 상벌위원회 회의록, 소집건 등, 등기부등본 1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피해자 회사의 직무행위로 인하여 이 법원 2018고단3601 사건으로 기소되자 변호사 선임료와 벌금을 회사 자금으로 지출하여도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이사회결의까지 거쳐 변호사 선임료와 벌금을 회사의 비용으로 지출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는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판단
관련 법리
원칙적으로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는 변호사 선임료는 단체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 한하므로 단체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분쟁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관계는 단체에게 있으나 법적인 이유로 그 대표자의 지위에 있는 개인이 소송 기타 법적 절차의 당사자가 되었다거나 대표자로서 단체를 위해 적법하게 행한 직무행위 또는 대표자의 지위에 있음으로 말미암아 의무적으로 행한 행위 등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한 경우와 같이, 당해 법적 분쟁이 단체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단체의 이익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하여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6280 판결 등 참조).
법인의 구성원은 적법한 방법으로 그 법인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므로, 법인의 구성원이 업무수행에 있어 관계 법령을 위반함으로써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면 그의 개인적인 변호사비용을 법인자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횡령에 해당하며, 그 변호사비용을 법인이 부담하는 것이 관례라고 하여도 그러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만큼 사회적으로 용인되어 보편화된 관례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도235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위 각 증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15. 3. 30. 피해자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5. 7. 24.경부터 2015. 10. 28.경까지 사이에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I. K, L, M(이상 4명을 이하에서는 'I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각 견책, 정직 1개월, 감봉 3개월,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I 등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징계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2015. 11. 6.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정직·감봉·견책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2. 30. I 등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I 등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 2.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7. 1. 이 사건 징계는 모두 부당한 징계처분이고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피해자 회사는 2016. 8. 5.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71454호로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에 대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행정법원은 2017. 6. 15. 이 사건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으나,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 회사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 모두 항소를 제기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18. 8. 22. 이 사건 징계처분이 효력이 없음은 물론, 이 사건 징계처분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해자 회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의 항소를 인용하는 내용의 판결을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7누59279 사건).
피해자 회사는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은 2018. 12. 28. 피해자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대법원 2018두58189 사건).
한편 위 행정 사건이 확정되자 창원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12. 31.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공소사실로 피고인을 기소하였다. 이 법원은 2019. 5. 16.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같은 달 24일 확정되었다(이 법원 2018고단3601 사건).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위 사건의 변호사 선임료와 벌금을 납부하였다.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과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법원 2018고단3601 사건의 당사자는 피고인 개인일 뿐, 피해자 회사는 당사자가 아니었다.
이 법원 2018고단3601 사건이 진행될 당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이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관련 행정사건을 통해 이미 확정되어 있었으므로, 위 형사사건의 결과가 피해자 회사와 I 등과의 분쟁 또는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이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2008다74895 사건은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달라 적절한 선례로 보기 어렵다.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적법한 대표이사라고 볼 수도 없는바, 피고인이 대표이사 자격이 없을 당시에 이루어진 업무관련 행위로 기소된 이 법원 2018고단3601 사건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변호사 선임료나 벌금을 납부하는 것이 사회상규에 해당하는 등 정당행위나 위법성이 조각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2015. 3. 30.자 주주총회 당시 피고인의 경쟁 후보자로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후보로 입후보하였던 S은 2015. 4. 16. 이 법원에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피고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결의 등의 부존재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 법원 2015가합32301 사건).
이 법원은 2016. 4. 27. 피해자 회사가 2015. 3. 30.자 주주총회에서 피고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결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부산고등법원은 2016. 10. 28. 이에 대한 피해자 회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16. 11. 22. 확정되었다[부산고등법원 (창원)2016나21479 사건].
위 결의부존재확인판결은 소급효가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참여한 권한 행사는 무권한자의 권한행사로 보아야 하는바, 이러한 사정은 위 관련 행정소송판결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함에 있어 주요 근거 중 하나였다.
피고인은 2016. 5. 31.부터 부산고등법원(창원)2015라10030 가처분결정에 따라 대표이사로서의 직무집행이 정지되었다가, 2017. 3. 30. 주주총회에서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되었을 뿐이다.
피고인이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대표이사 자격이 없었다는 위와 같은 사정은 피고인이 이 법원 2018고단3601 사건으로 기소될 당시 이미 확정되어 있었다.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I 등에 대한 징계절차를 주도하였고 징계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의지에 따라 I 등에 대한 징계절차개시 여부, 징계수준 등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고 판단되는바, 이 법원 2018고단3601 사건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의 지위에 있음으로 말미암아 의무적으로 행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피해자 회사의 징계규정 제5조에는 피해자 회사의 직원에 대한 징계권은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해자 회사의 단체협약에 의하면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반드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야 하는데, 상벌위원회는 노·사 동수 각 5명으로 하되, 위원장은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맡고, 상벌위원회의 표결결과가 가부동수일 경우 위원장인 피고인이 결정하게 된다. 위 징계규정과 단체협약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는 조합원에 대한 징계절차의 개시, 징계여부와 징계수준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이다.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은 최초 대표이사직에 입후보할 당시 노동조합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었고, 2015. 7. 15.경 노조위원장이던 I과 임금협상실무교섭을 끝낸 직후 I에게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임을 통보하였고, 같은 달 24일 K, L, M에게도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따라서 I 등에 대한 징계절차개시는 피고인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은 K, L, M에 대한 징계처분을 할 당시 노조 측 상벌위원과 회사 측 상벌위원의 의견이 가부동수로 나뉘자 상벌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여 징계수준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임금교섭 해태 등을 이유로 한 I의 진정제기, 노동조합 사무실 이전, 노동조합 사무실을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CCTV를 설치한 문제 등 피고인과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위탁 취지에 반하여 권한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의 처분행위를 하려는 의사를 의미하는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와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여러 변호사에게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변호사 선임료 등을 납부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으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자신이 결정하여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납부하였다'고 진술한바, 피해자 회사의 자금 사용 여부는 피고인의 의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비용을 지출한 지 1년 이상이 지난 2020. 7. 8. 이후에야 피해자 회사에 위 돈을 반환하였다.
피고인이 위 비용을 지출함에 있어 피해자 회사의 이사회결의를 거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은 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피고인이 자신의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 선임료와 벌금을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납부한 이 사건 범행의 사안이 가볍지 않은 점, 이 사건 횡령 금액이 적지 않은 점 등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횡령액을 전부 반환한 점,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또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없는 점 등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참작.
판사 김구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