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피고와 C 상대로 5,000,000원의 손해배상청구 및 20,940,000원의 구상금 청구를 하였고, 제1심 법원은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고 구상금 청구는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제1심 판결 중 C에 대한 부분은 분리, 확정되었고,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피고에 대한 구상금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및 관계
원고는 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9. 4.경 주식회사 D로부터 ‘육군 E 민간투자시설사업(BTL)’을 도급받았고, 그 중 벽체, 천정, 칸막이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C에게 하도급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가 진행 중인 2019. 6. 20. F(이하 ’이 사건 사업체‘라 한다)라는 상호로 건설업 사업자등록(사업자등록번호 1 생략)을 마쳤다.
원고의 공사대금 지급
원고는 2019. 5. 31. C에게 2019. 4. 21.부터 2019. 5. 20.까지의 공사대금으로 2,190,000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사업체를 공급자로 하고 원고를 공급받는 자로 하여 2019. 6. 28. “연천노무비”라는 품목으로 합계금액 19,800,000원, 2019. 7. 30. “연천 공사대금”이라는 품목으로 합계금액 41,976,000원의 세금계산서가 각 발행되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 명의 농협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2019. 7. 1. 19,800,000원, 2019. 7. 31. 41,976,000원을 각 송금하였다.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약식명령 발령 및 임금 지급
C은 2020. 5. 20.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자신의 근로자들 11명에게 임금 합계 27,09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사실로 벌금 5,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원고 대표이사 G 또한 위 사건에서 건설업 면허가 없는 하수급인인 C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그와 공동하여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었다는 이유로 벌금 5,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의정부지방법원 2020고약3575호, 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 이 사건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원고는 위 근로자들에게 2020. 3. 2. 및 2020. 6. 26. 임금 합계 27,09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하고,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C이 체납한 근로자들의 임금 합계 27,09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C에 대하여 구상금 채권을 취득하였다. 원고는 C에게 2019년 8월분 공사대금 6,150,000원을 미납하였으므로 이를 상계하면, 20,940,000원(= 27,090,000원 – 6,150,000원)이 남게 된다.
피고는 C과 이 사건 사업체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C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20,9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피고가 C과 공동으로 이 사건 사업체를 운영하는 관계에 있지 않았더라도, 피고는 C에게 자신의 명의를 대여하였고 원고는 피고를 C과의 공동사업자로 오인하여 거래하였으므로, 피고는 상법 제24조에 따라 C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20,9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피고가 C과 공동으로 이 사건 사업체를 운영하였다는 주장 부분
피고가 2019. 6. 20. 이 사건 사업체의 사업자등록을 한 사실, 이 사건 공사에 관한 2019년 6, 7월분 세금계산서가 이 사건 사업체 명의로 작성․발행되었고, 원고 역시 피고 명의의 계좌에 공사대금을 입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사업체의 운영과 관련하여 금전이나 그 밖에 재산 또는 노무 등을 출자하였다거나 이 사건 사업체의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앞서 든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상법 제57조 제1항에 기하여 C과 공동으로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명의대여자로서 책임을 부담한다는 주장 부분
이 사건 사업체는 피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졌고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이 사건 사업체 명의로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었으며 공사대금이 피고 명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적어도 피고가 이 사건 공사의 당사자라는 외관은 형성되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상법 제24조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명의를 대여한 자를 영업의 주체로 오인하고 거래한 상대방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명의대여자로 하여금 명의차용자가 영업거래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고, 명의대여자는 거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이를 알지 못한 것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나, 이 경우 면책을 주장하는 명의대여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4274 판결 참조), 갑 제8호증, 을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또는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위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은 2019. 4.경 원고와 C 사이에 구두로 이루어졌고 이 사건 공사도 2019. 4.경부터 진행되었음에도, 그로부터 두 달 정도가 경과한 2019. 6. 20.에서야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사업체의 사업자등록이 마쳐졌고, 원고가 피고 명의의 계좌로 공사대금을 송금하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인 2019. 7. 1.이다.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기 시작한 2019. 4.경 피고가 거래상대방이라는 외관이 형성되었다거나 원고가 피고를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 상대방으로 인식하고 이를 신뢰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는 위와 같이 당초 C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원고가 피고와 어떠한 협의를 하였다거나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공사에 관여하였던 H은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던 중인 2019. 5. 28. C에게 원고의 사업자등록증 사진을 보내며 “이쪽으로 세금계산서 발행하시면 됩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C이 “사업자. 아직 안 냈는데요”라고 답하자, H은 “형님분꺼 있다고 하셨잖아요, 본인껄로는 안되고 가족분꺼 쓰신다고 알고 있는데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C이 다시 “근로계약서. 일단 쓰고. 사업자 알아볼께요.”라고 답하였다. 위 카카오톡 대화내용에 비추어 보면, C은 원고와 이미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세금계산서 발행 등을 위해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사업체의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H은 C이 신용 등의 사유로 본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할 수 없어 가족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된 사업체를 이용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나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장우영(재판장) 진민희 하상제
각주1) 조합채무가 특히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것이라면 그 채무에 관하여 조합원들에 대하여 상법 제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연대책임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다30705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가 C과 공동으로 이 사건 사업체를 운영하였으므로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뿐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이 부분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고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